우리 집 세 아이도 미국의 큰 명절인 Thanksgiving Day를 보내기 위해 집으로 왔다. 딸아이는 가까운 보스턴에서 운전하고 집에 오고 큰 녀석은 비행기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테네시 주 내슈빌에서 집에 왔다. 그리고 막내 녀석은 6시간이 넘게 걸리는 버스를 타고 업스테잇 뉴욕에서 집에 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 아빠와의 반가움은 잠깐 자기들끼리 Black Friday에 무엇을 구매할 것인지 이것저것 서로의 얘기를 나누고 있다. 물론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Thanksgiving Day'를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가 다음날에 있을 Black Friday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필요한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기회이다. 요즘처럼 세계 경제가 어려운 불황기에는 더욱이 판매자나 소비자나 서로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갖고 싶던 물건을 사고 싶던 물건을 위해 몇 날 며칠을 아니 몇 달을 기다리는 예도 있으니 절제하는 마음과 기다림을 배우는 좋은 시간이라는 생각이다.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기다림을 배우는 시간이기에 어린아이들에게도 절약하는 정신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다. 물론, 아이나 어른이나 정도에 따라 지나친 구매는 나쁜 생활 습관이 되기도 할 테지만 말이다.
글로벌 시대의 Black Friday는 이젠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블랙 프라이데이'가 되었다. 웹의 경제용어 사전에서 '블랙 프라이데이'를 찾아보니 "미국에서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뤄진다고 하는 날을 말한다.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로서, 전통적으로 연말 쇼핑 시즌을 알리는 시점이자 연중 최대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다. '검다'는 표현은 상점들이 이날 연중 처음으로 장부에 적자(red ink) 대신 흑자(black ink)를 기재한다는 데서 연유한다. 전국적으로 크리스마스 세일에 들어가는 공식적인 날이기도 해서 관련업계에선 이날 매출액으로 연말 매출 추이를 점친다."라고 기록되었다.
'구글 검색 대란'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것은 요즘 소비자들은 쇼핑 준비를 위해 세 가지의 기기들을 사용데 바로 휴대전화, 태블릿PC, 그리고 PC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쇼핑을 하기 전 준비과정에서 이 세 가지 기기 모두를 사용하고 덧붙여 쇼핑을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요 며칠 사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고 있는 용어가 'Black Friday(블랙 프라이데이)'에 관련한 검색이 폭주했다는 것이다. 또한, '사이버 월요일'이라고 일컫는 '블랙 프라이데이' 이후 월요일까지 계속되는데 땡스기빙 연휴 쇼핑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땡스기빙 연휴의 쇼핑인 'Black Friday(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반응은 각기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것에나 '나쁘다 vs 좋다'는 없다는 생각이다. 어느 각도로 그 사물을 바라보는가에 따라 보여지는 것은 모두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저것 떠나서 불황에 시달리는 지금의 시점에서 미국 경제가 아니 세계 경제가 어려우니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일이라 생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경제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기 위해서는 제조자와 판매자 그리고 구매자가 서로 필요에 의해 물건을 만들고 물건을 팔고 물건을 구매해야 하지 않겠는가.
세 아이가 엄마에게 물어온다. "엄마는 뭐 살건데요?" 하고 말이다. 엄마는 사고 싶은 것이야 많지만, 세 아이가 한꺼번에 이것저것 산다고 할 때는 잠시 뒤로 한 발짝 물러서는 것이다. 사실 사고 싶었던 물건이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다음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요즘처럼 세 아이가 대학생이니 학비와 용돈 그리고 그 외의 것들이 생각보다 더욱 많이 들어간다. 말없이 곁에 있는 남편에게 고맙기도 하고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가끔 있다. 어느 가정에서나 가장들의 몫의 어깨는 무겁기는 하지만, 그 무거운 어깨의 짐을 함께 지어주지 못하는 것 같아 그런 마음이 드는 모양이다.
Black Friday(블랙 프라이데이)의 쇼핑할 생각으로 Thanksgiving Day(추수감사절)의 진정한 의미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Thanksgiving Day의 유래를 생각하며 신앙의 자유를 찾아 1620년 영국을 출발한 Mayflower 호가 102명의 청교도를 태우고 어려운 항해 끝에 Massachusetts 주에 도착하여 살아남은 사람은 50명뿐이었다고 한다. 미지의 신대륙으로 건너온 용감한 개척자들의 그 정신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날이길 기도한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것이 우선순위인지를 아이들에게도 일러주어야겠지만 어른들 자신들도 인지하며 살기를 오늘도 기도하는 마음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