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질투는 나의힘
보스톤코리아  2015-11-16, 12:10:32 
  지난달에 노벨상 수상식이 있었다. 일본과 중국 학자들이 상을 받았다. 화학으로 밥을 벌어 먹고 사니, 해마다 관심을 거둘수는 없다. 화학상을 받은 중국학자의 연구는 수십 년 전에 결과를 봤다. 한국 신문에서 이런 저런 소리가 나왔다. 질투겸, 아쉬움이며 질타하는 목소리도 크다. 어떤 연구 결과로 상을 받게 되는지는 관심이 덜하다. 말해봐야 이해할 수도 없을테지만 말이다. 요지要旨만 간단하다. 노벨상을 언제 받을 수 있냐는 거다. 

  저명한 한국의 젊은 수학자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그가 무슨 대단한 상을 받았다고 했다. 인터뷰하는 기자가 물었다. 무슨 업적인가? ‘말해야 모른다. 내 동료교수들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어려운 문제 하나를 풀었다 고만 이해하라’ 얼마나 명쾌한가? 설명한다해도 모른다는 말이다. 이런 게 과학이다. 이 수학자가 덧붙인 한 마디에 내가 무너졌다. ‘물리학으로 시작했다. 아인슈타인이 되고 싶었다. 헌데, 학교에서는 반도체와 신소재만을 연구하는 분위기더라.’ ‘그래서 수학으로 방향을 바꿨다.’  한국의 연구 풍토는 돈되는 일이 우선한다는 거다. 잘못된 건 아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것과 다르다. 

  과학도 역사가 쌓여야 한다. 경험과 관록이 붙어야 한다. 어느날 벼락처럼 운명처럼 아이디어와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레드삭스도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되기 위해 백년을 갈고 닦았다. 한 번 우승하더니 이기는 법을 터득했다. 요사이에는 자주 이기고 있지 않은가. 언제든지 월드챔피언이 다시 될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는게다. (레드삭스는 올해 죽쒔다. 대신 풋볼에 패트리옷이 잘하고 있지 않은가). 오래 전에 시인은 과학을 시로 풀었다. 시詩를 과학의 언어로 말했는지도 모른다. 수학과 화학을 시인 이상李箱이 읊어댔는데, 난해하기가 고등수학과 고등화학보다 더하다. 노벨 화학과 문학상 감이다. 이해할 수 없으니 말이다. 하긴 시는 이해가 아닌 감정일게다.   

이상異常한 가역반응可逆反應
임의의 반경의 원 (과거분사의 시제)
원내의 일점과 원외의 일점을 결부한 직선

종류의 존재의 시간적 영향성
(우리들은 이것에 관하여 무관심하다)
직선은 원을 살해하였는가
(이상李箱, 이상한 가역반응 중에서)

  지난 달에 한글날이 있었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한 날이다. 대왕께서 살아계시다면, 노벨상의 전분야를 석권하셨을게다. 혼자 연구하셨고, 창제하셨다 했으니 말이다. 평화상賞은 물론이고, 물리학과 문학상賞을 거머 쥐셨을게다. 경제학상賞과 화학상賞은 모르겠다. 이런 경사가 어디에 있을 겐가?  노벨상 받을 수 있다면 받아야 한다. 그러나, 당장 노벨상이 없다고 아쉬워 할 일은 아니다. 노벨상 받았다고, 하루아침에 모두가 행복해 지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우린 다른 일들 잘하고 있지 않은가? 아쉬워 하고 질투한다고 모든 일이 이뤄지는 건 아닐터. 자애自愛와 자긍自肯이 먼저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중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는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출애굽기 20:5)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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