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준비? 에세이를 즐겨라! (5) : 1차 문헌 (Primary Sources)
보스톤코리아  2013-03-25, 15:35:58 
AP 준비의 두려움 혹은 어려움을 토로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가 멀티플 초이스 문제보다는 115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총 세 개의 써야한다는 사실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개인차는 있지만 그 중 많은 수가 DBQ (Document Based Question)가 어렵다고들 한다. DBQ 문제는 에세이 주제와 함께 연설, 편지, 차트, 그래프, 지도, 통계, 일기, 법령, 조약, 만평 등 통상 5~8개 정도의 다양한 문헌들이 등장한다. 이 문헌들은 에세이 지문과 관련해 학생들이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과 함께 에세이에 논거 (Evidence)로 사용하도록 제공된 것이다.

미국사 DBQ에 등장하는 에세이 질문은 학생들에게 어떤 특정한 이슈에 대해 논증할 것을 요구하지만, 단 하나의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배경 지식과 자료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석을 통해 잘 구성된 “논증”은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기때문이다. 즉, 사료로 제시된 문헌들은 잘만 사용하면 탄탄한 논거를 갖춘 에세이를 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DBQ를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자료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도 힘들고…” 학생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보통 학교에서 사용되는 교과서는 이미 1차, 2차 사료에 대해 어느 정도 분석을 거친 “해설”을 제공하는 데 반해, 사료로 제시된 1차 문헌 (Primary Sources) 들은 문제가 되는 시대, 그 사건과 “동시대성, 현장성”을 가지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 시대의 눈을 경유한 “번역”의 과정이 필요하다.

오늘 아침 배달된 신문을 읽는 데는 별다른 지적 노동이 필요 없는 사람이라도, 몇 십년 전의 정치 만평 한 컷을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들 게 마련이다. 하다못해 코메디 프로그램도 동시대에 녹아 있는 “웃음 코드”를 이해하지 못하면 웃을 수 없다. 즉, 리서치 페이퍼를 써본 경험이 제한된 학생들은 대개 수업시간에 혹은 다른 경로의 책읽기를 통해 접해보지 못한 1차 사료들을 논거로 활용해서 잘 구성된 논증을 만드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결국 DBQ를 잘 쓰기 위해서는 지식과, 잘 만들어진 논제, 혹은 좋은 에세이 구조뿐만 아니라 1차 사료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다행히 15분은 반드시 사료를 읽는 데 쓰도록 할애된 “리딩타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료를 잘 볼수 있을까?
혹자는 SOAPS (Subject, Occasion, Audience, Purpose, Speaker)의 원칙을 활용하라고 권한다. 즉, 주어진 사료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제(Subject)는 무엇이며, 어떤 배경 혹은 사건 (Occasion)과 관련된 사료인지, 그리고 원래 누구를 대상(audience)으로, 어떤 목적으로(Purpose) 만들어진 것인지, 혹은 누가 (Speaker) 그 사료의 작성자인지 등을 잘 생각해보라는 제안이다.

다른 이들은 APPARTS, 즉 저자 (author), 장소와 시간 (place and time), 배경 지식(Prior Knowledge), 주요 생각(The main idea), 대상 (audience), 그 사료가 만들어진 목적 (reason and why), 의미 혹은 중요성 (significance)를 통해 사료를 분석하라고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거의 같은 이야기이긴 한데, 어떤 경우에든 “누가”를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왜” 등을 질문할 때 이미 본인이 알고 있는 배경 지식을 더 적극적으로 개입시켜 읽을 것을 권하고 있다.

다양한 시대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조금 더 깊은 이해와 1차 문헌을 해석하는 힘을 “짧은 시간에” 키워보고 싶다면, Our Documents (http://www.ourdocuments. gov/)이 추린 100 Milestone Document를 추천하고 싶다.혁명기의Declaration of Independence (1776), Articles of Confederation (1777), Treaty of Alliance with France (1778)와 건국기의 Federalist Papers, No. 10 & No. 51 (1787-1788), 혹은 조지 워싱턴의 First Inaugural Speech (1789), 와 Farewell Address (1796) 같은 정말 중요한 문헌들, 혹은 연방주의자들과 공화파가 결별을 보여주는 Alien and Sedition Acts (1798)같은 법령, 미국의 영토 확장 중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된Louisiana Purchase Treaty (1803), 사법부의 위헌 여부 심판권을 확보한 Marbury v. Madison 판결 (1803), 혹은 19세기 반 중국인 정서를 보여주는 Chinese Exclusion Act (1882), 가필드 대통령의 사망 이후 개혁된 공무원법인 Pendleton Act (1883), 미국의 제국주의적 전환을 보여주는Platt Amendment (1903), Theodore Roosevelt's Corollary to the Monroe Doctrine (1905), 윌슨 대통령이 1차 대전시기 항구적 평화를 위해 제안한14 Points (1918), 베트남전에 개입하게되는Tonkin Gulf Resolution (1964), 민권법의 완성판인Voting Rights Act (1965) 등의 중요한 1차 사료들을 망라하고 있기때문에, 틈틈이 봐두면 에세이 쓰기에 그리고 배경 지식 늘리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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