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밖 역사 읽기 (9) : 그녀들의 19세기
보스톤코리아  2012-08-13, 11:57:15 
소피아의 <오늘, 다시 읽는 미국사> 칼럼이 “교과서 밖 역사 읽기”라는 여름방학 지면특강 시리즈로 나갑니다. 여름 방학 동안 중고생 자녀들의 독서지도를 고민하시는 부모님들과, 독서를 통한 분석적 독해 및 비판적 사고 훈련에 관심을 가지신 부모님들께 길잡이로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칼럼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은 WisePrep 소피아선생님 (617-600-4777, [email protected])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건 국 초기 (Early Nation),” “전쟁 이전 시기 (Antebellum Era),” “남북 전쟁과 재건 (Civil War and Reconstruction),” “산업화(Industrialization),” “서부 개척 (Westward Expansion),” “도금시대 (Gilded Age)”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인 미국사 교과서의 목차만 훑어봐도 미국의 19세기는 격변의 세기였음이 짐작된다.

그 한세기 동안, 여성들에게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다. 좀더 정확히 표현해보자면 역사의 흐름에 따라 여성들의 정치, 사회, 문화적 위치가 달라지곤 했고, 때로 그 변화는 여성 스스로에 의해 바뀌는 역사 그 차체이기도 했다. 지난 주 칼럼에서 소개한 19세기 전반의 다양한 개혁 운동과 여성들의 주도적 참여는 그 한 예가 될 것이다.

키 워드를 “개혁”이 아니라 “(19세기) 여성”으로 조금 더 옮겨서 흥미롭게 읽어볼 만한 책들도 많다. 한 가지 더, 특정시기 여성들에게 부여되었던 사회적 문화적 역할이라든가 혹은 한 시기를 규정 짓는 역사적 변화 속에서의 여성들의 개입 등은 AP US History 에세이 주제 혹은 에세이 관련 정보로, 그리고 객관식 문제로 (서브젝 테스트에서도) 상당히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AP 수강생이라면 역사적으로 중요하게 취급되는 사건과 흐름마다 여성이라는 키워드의 연결고리를 반드시 체크할 것을 권한다.

공화주의 모성 (Republican Motherhood)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전쟁을 치러내면서 그리고 그 전쟁이 미국의 승리로 끝나고, 군주가 아닌 “시민들”에게 정치 권력이 속한 새로운 국가를 구상하면서, 약 1780년을 전후로 해서 등장한 개념이다. 뉴잉글랜드 지역 “애국파” 여성들은 영국과의 “통상 마찰” 당시 (소비자로서의) 보이콧 운동 혹은 (생산자로서) 가내 제조에 적극적으로 혁명에 일조했고, 또 전쟁에도 어느정도 부수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초창기 미국, 아담스 대통령의 아내였던 아비가일 아담스처럼 여성참정권을 주장하는 이들도, 주디스 뮤레이처럼 여성의 남자와 마찬가지로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난 후 여성들의 정치적 사회적 지위가 혁명 이전보다 혁명적으로 달라진 것은 별반 없었다. 다만 이들에게는 “공화국 공민으로서의 자질 (Civic Virtue)을 갖춘” 시민을 길러내는 양육자로서의 역할이 문화적으로 새롭게 강조되었을 뿐이다.

공화주의 모성은 2차 종교 대각성 시기를 지나면서, “현모양처 상에 대한 숭배 (Cult of Domesticity)”로 변형되는데, 이 시기 중산층 여성들에게는 남성의 공간과 뚜렷이 구별되는 어머니 혹은 아내로서의 공간이 (문화적으로) 형성된다. 즉, 중산층 기혼 여성들에게는 가정 바깥의 죄 혹은 타락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해야하는 도덕적 가디언의 역할이 주어졌다. 결혼하지 않은 중산층 여성들에게 제한적으로나마 허용되었던 외부활동은 종교적인 혹은 교육적인 것이었다.

1850년경을 전후해서 여성 참정권 운동을 비롯한 페미니즘 운동의 태동이 시작한다. 일반적으로19세기 중반 페미니즘은 현모양처상에 대한 반발과 고등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 여성의 등장과 같은 맥락에서 등장했다고 본다. 19세기 중반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일반적인 서술로는Ellen Carol Dubois의Feminism and Suffrage: The Emergence of an Independent Women's Movement in America, 1848-1869 .

그런데, 1780년경에서 약 1840년 경에 이르는 이 시기 여성들은, 사회 혹은 문화적으로 그들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공화주의 모성 혹은 현모양처상에 수동적으로 “순응”했던 것일까? Nancy F. Cott의 The Bonds of Womanhood: "Woman's Sphere" in New England, 1780-1835는 바로 공화주의 모성 혹은 현모양처가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존재했다고 알려진 그 시기를 다시 여성(주의)적인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어떤 의미에서 중산층 백인 여성들은 가정과 사회에서 자신들이 긍정하는 가치와 세계관을 실현하는데에 앞장 섰다고 보며, 그들의 역할을 폄하하는 시각에 도전한다.

Ann Douglas 의 The Feminization of American Culture 역시 비슷한 관점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중산층 백인 여성들의 정체성을 공화주의 모성이나 현모양처에 가두기보다는 문화 개혁의 주도자로 설정하고 있다. 두 책 모두 고등학생들이 소화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관점들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 저자들이 근거로 들고 있는 사례들은 읽는 데 전혀 무리가 없으므로 19세기 전반부 미국 중산층 여성을 이해하려는 목적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들이다. 같은 주제지만 조금더 일반적인 서술을 원한다면, Linda Kerber의 Women of the Early Republic 도 좋겠다.

위의 세 권의 책이 주로 뉴잉글랜드를 중심으로한 북부 지역 중산층 여성을 이야기한다면, 남북 전쟁 이전 시기 남부 여성들에 대한 책으로는Catherine Clinton의 Plantation Mistress: Woman's World in the Old South 와 Elizabeth Fox-Genovese의 Within the Plantation Household: Black and White Women of the Old South 등이 도움이 될 것이다.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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