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일본
보스톤코리아  2012-07-23, 13:52:40 
한국이 일본과 군사동맹을 체결하는것을 놓고 많이 시끄럽다. 물론 동맹을 하려는 이유는 예측이 불가능한 북한에 대한 대응책인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 또는 옛친구가 하루아침에 적이 되는 되는 것이 지역정치의 현실이긴 하지만 우리와 일본의 관계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60년대 외교수립을 계획할 때에 반대가 굉장했다. 굶을지언정 일본으로부터 차관을 받는다는 것은 굴욕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 이후로 비슷한 일이 여러번 있었고 최근에는 독도, 동해 표기, 위안부 문제 등 항상 껄끄럽고 감정적으로 불편한 관계다. 다시 말해서 일본과의 문제는 사소한 일이라는 것은 없고 나라의 자존심이 달린 것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 출장온 옛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일본얘기가 나왔다. 왜 일본이 지난 20년동안 계속경제 침체를 계속하는지. 왜 Walkman을 개발한 전설적인 소니가 삼성에 밀려나는지. 일본이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한국 기업들이 뭔가 잘하는건지. 친구는 미국 유럽 뿐만이 아니라 일본 기업들하고 교류를 많이 한다고 했다. 그의 의견으로는 일본이 선진국에 준하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으나 상당히 보수적이고 변화에 저항이 심하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상외로 진보적이며 감정적이고 위기상황에 잘 적응하며 대처를 잘한다고 한다. IMF 위기때에 우리나라 사람들 집에 보유하던 금 은을 나라를 위해서 모금하던 것은 미국의 경제 학자들이 두고두고 얘기하는 유명한 예의 하나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항상 강대국 중국과 일본의 사이에 샌드위치로서 항상 눈치를 보아야 했다. 그래서 저렴한 인력으로 신발이나 옷을 싸게 만들어서 재미를 보는 것도 잠깐, 곧 중국에게 밀리고 또 다른 품목을 찾아야 했고. 하이테크인 TV, 콤퓨터 물품이나 선박 기차같은 것도 비슷한 상황이다. 즉 항상 긴장을 풀지않고 경쟁해야 하는 긴장상태의 연속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폐허에서 거의 60년이 된 지금 한국이 세계 경제선진국과 어깨를 겨루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고 자랑할만한 일이다.

결국 항상 뭔가 해야만 한다는 긴장의식이나 motivation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한나라의 국민성이라는 것은 DNA 와도 같은것인데 개개인의 DNA에 비하면 환경에 많이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요즘 남부유럽의 그리스, 스페인, 하물며 이태리까지 위태위태하여 연달아 경제 위기를 당하고 있다. 하지만 왜 네델란드나 독일은 왜 잘견뎌내고 있을까? 잘 알려진 애기이지만 네델란드는 영토의 반이 해수면보다 낮은 나라이고 추운 날씨로 그만큼 사람들이 생활력이 강하고 독일 사람들의 근면함과 끈기는 잘알려진 일이다. 한 3년전에 히말라야를 트랙킹하기위해 네팔에 다녀왔다.

네팔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지만 경제적으로 북한과 버금가는 가장 못사는 나라중 하나다. 그 이유를 찾아내는데 오래걸리지 않는다. 첫째, 네팔은 북쪽으로 히말라야산맥이 있어서 중국으로의 위협걱정이 없고 남쪽으로는 동맹국 인도와 자유로운 경계선을 갖고 있으니 걱정이 없다. 둘째, 날씨가 또한 따듯해서 히피들의 천국이었다고 한다. 셋째, 수도 카투만두의 비지니스의 대부분을 인도사람이 소유할 많큼 주인의식이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네팔의 많은 젊은이들이영국의 특수군대에 가는 것을 아직도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또 필리핀은 어떠한가? 한국과 많은 정치적 공통점이 있기는 하나 나라가 많은 섬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외세의 위험은 적으나 단합이 안되고 날씨 또한 따뜻하여 자연에 대한 도전의식이 희박하다. 자연조건, 지역정치가 국민성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를 할 수가 없다.

다시 일본애기로 돌아가면 요즘 우리나라 정치가나 경영자들 사이에는 “지금 일본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모순적이지만 그와 똑같은 말을 백여년전 일본이 조선을 착취하기 전에 친일파들이 하던 말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배워야 할 것이 “어떻게 하면 일본과 똑같은 실수를 하지않고 경제 침체를 막을 수가 있는가” 라고 한다. 격세지감이다. 3.1절과 광복절은 묵념을 할때나 관련되는 얘기에 눈물을 글썽이게 하는 국가 공휴일이다. 그만큼 ”한”이 맺힌 일본과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은 그런 악연이어서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시간이 해결할 수 없는 국민의 자존심이다. 그렇기에 “한일 군사동맹” 그 말자체만으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이다. 광복절이 얼마 안남은 지금, 외교에 출중하다고 믿었던 이명박 정부가 이런 민감한 일을 국민과 제대로 상의도 없이 서둘러서 대충 추진하려했다는 것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조봉섭 로드아일랜드 주립대학 약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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