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삭스 사기 혐의로 기소
보스톤코리아  2010-04-23, 15:11:37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스트리트 최대 투자 은행인 골드만 삭스를 사기 혐의로 기소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SEC는 지난 16일, 골드만 삭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반으로 한 부채담보부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CDO)을 판매하면서 부당 내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10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SEC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는 세계 최대의 헤지 펀드 회사인 폴슨 앤 코를 CDO의 상품 설계 및 마케팅 기획에 참여시키면서, 폴슨 앤 코가 CDO 상품의 가치가 하락할 때 수익을 챙기는 방향으로 투자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다른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폴슨 앤 코는 헤지 펀드의 전설로 통하는 존 폴슨이 운영하는 회사로, 폴슨은 골드만 삭스의 CDO 상품이 판매되기 시작한 뒤 얼마 되지 않아 CDO의 가치가 폭락하자 10억 달러가 넘는 이익을 챙긴 후 빠져나갔다. 그런데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골드만 삭스의 CDO 상품을 매입한 다른 투자자들은 CDO 상품의 가치 폭락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폴슨 앤 코는 또한 CDO 상품 설계와 마케팅에 관한 거래를 통해 골드만 삭스에 1,500만 달러를 지불했다. SEC는 “CDO 상품은 첨단 금융 상품으로 구조가 복잡하지만, 이번 사기 행각은 단순하고 낡은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2007년 초에 만들어진 골드만 삭스의 CDO 상품은 당시 주택 시장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폴슨이 제안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의 99%가 가격이 급락했지만 일반 투자자들과는 달리 하락 장에 투자했던 폴슨은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SEC는 골드만 삭스와 이 회사의 파브리스 투르 부사장을 뉴욕 맨하튼 연방법원에 고발했으며, 폴슨 회장은 기소하지 않았다. SEC는 폴슨 회장을 기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상품을 대표한 것은 골드만 삭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EC는 골드만 삭스의 CDO 상품 거래에 따른 부당 이익을 환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골드만 삭스는 즉각 성명을 내고 “SEC의 기소는 법률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며, 회사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법정에서 기소 내용을 반박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SEC의 골드만 삭스 기소는 상원이 대형 금융 회사들의 과도한 위험 투자를 규제하고 파생 상품 거래에 대한 감시 및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금융 개혁 법안을 본격 심의하기로 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앞으로 의회의 법안 처리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상원에서 논의 중인 금융 개혁 법안은 2008년 금융 위기의 원인이 된 모기지 파생 상품처럼 복잡한 금융 상품에 대해 처음으로 규제를 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파생 상품 시장에 대한 규제를 담지 않은 금융 개혁 법안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 대표는 이날 금융 개혁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서명을 받는 등 금융 개혁 법안의 통과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jsi@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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