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허브빌리지를 방문하며...
신영의 세상 스케치 819회
보스톤코리아  2021-11-29, 12:05:00 
경기 북부 연천에 소재한 '허브 빌리지(Herb Villge)'는 내가 살던 동네에서 30분을 운전하고 가면 만날 수 있는 내 어릴 적 고향이기도 하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다가 미국에 와 30여 년을 살면서 한국 방문 중 '허브 빌리지'를 두 번 찾았었다. 처음에는 2009년도 정도에 가족들과 함께 찾았고, 두 번째는 2017년 봄에 40년 만에 만난 초등 친구들과 함께 찾았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이제 고향 시골 동네를 찾으면 어릴 적 뵈었던 어른들은 모두 안 계시니, 고향의 하늘을 만나며 어릴 적 그리움을 달래고 돌아오곤 한다.

어제(11/23/2021) 한국 뉴스를 보면서 향년 90세 전두환 씨의 사망 소식을 알게 되었다. 우리 세대의 사람들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참혹하고 잔인한 살상의 그 가슴 아프고 슬픈 이야기들을 어찌 귀로만 들을 수 있었겠는가. 그 일들이 내 가족이고 친구이지 않았던가.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과거이며 씻을 수 없는 죄인 것이다. 그런데 90 평생을 살다 이생을 떠나 저 세상으로 돌아가는 시점에서 사과 한 마디 없이 떠나고 말았다. 그 당시 유가족들의 오열은 다시 시작됐다.

10여 년 전 처음 '허브 빌리지'를 방문했을 때, 막내 언니가 여기 주인이 전두환 대통령 아들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토록 아름답게 가꿔진 이 너른 꽃밭에 몰염치하고 파렴치한 그 부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는 것이 나를 당황하게 했었다. 경기 북쪽 의정부의 이름만 들어도 내 고향이라 느껴져 가슴이 뛰곤 하지 않았던가. 그 옛날 경원선을 타고 다니던 때를 생각하면 그랬다. 의정부, 동두천, 연천 이렇게 기차역에서 타고 내리던 사람들의 정스런 얼굴과 느린 열차가 생각난다.

"'허브 빌리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2004년 경기도 연천 ‘허브빌리지’ 부지를 매입할 당시 시공사 직원을 내세워 차명 계약을 맺은 것이었다고 한다. 부지 일부는 대금 지급까지 완료하고도 1년 가까이 등기를 하지 않은 채 몰래 보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고 한다. 재국씨는 2004년 2월 경기도 연천군 북삼리 221번지 땅 1만2873㎡를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 명의자는 재국씨가 아닌 시공사 직원이었다고 한다. 재국씨는 1년 뒤인 2005년 4월 소유권을 본인 명의로 이전했다고 한다.

전 씨 일가의 별장으로 활용되던 경기 연천군의 ‘허브빌리지’가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매각된다. 허브빌리지는 전씨의 미납 세금 추징을 위해 검찰이 압류한 허브농장이다. 임진강 인근에 자리잡은 허브빌리지는 일대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었다. 재국씨가 부지 매입을 시작할 때인 2003~2004년 북삼리 221번지 공시지가는 ㎡당 892~1140원이었다. 그러나 대지로 형질이 변경되고 토지개발지역으로 묶이면서 공시지가는 ㎡당 11만원으로 100배가 뛰었었다.

'허브 빌리지'는 토지 6만㎡, 건물 7260㎡의 규모에 허브 온실과 레스토랑, 숙박시설 등을 갖추고 있는 이곳은 사실상 전씨 일가의 별장 겸 연회시설로 사용됐다. 2009년엔 전씨 부부가 5공화국 시절의 고위 관리 100여명을 초청, 결혼 50주년을 기념하는 금혼식을 이곳에서 열기도 했었다고 한다. 검찰이 미납 세금 추징을 위해 이곳을 압수수색하던 당시 전씨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의 개인 집무실과 비밀 창고에서 대형 불상과 고가의 미술품이 대거 발견되기도 했었다고 한다."

2014년에 '허브 빌리지'는 새 주인을 찾았다고 한다. 2017년 한국 방문 중에 40년 만에 만난 초등학교 친구들과 그곳을 찾았다. 보라색 라벤더 꽃밭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내 고향 지역에 이토록 아름다운 꽃 농원이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기쁘고 감사했다. 또한, 이제는 새 주인이 이 꽃 농원을 가꾸고 있다는 말에 마음이 한껏 흐뭇해졌다. 남.북이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 한(恨) 맺히고 미움 서린 땅, 삼팔선 선이 그어진 DMZ 그 땅에 허브향 가득히 채우니 감사했다. 그 고운 향 바람에 흘러 북녘에 앉을지니 말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021.11.29
김염장은 낭두들의 딸이나 누이를 많은 첩으로 두었다. 그런데 어떤 연유인지 자신의 아들을 둘이나 낳은 아름다운 첩 도리를 도두都頭(7등급으로 나누어진 낭두 중에서..
고정 금리 모게지 vs 변동 이자율 모게지 2021.11.29
오랫동안 집을 사려는 바이어들의 열띤 경쟁으로 셀러가 내 논 마켓 가격에 훨씬 높은웃돈은 마다 않고 더 늦기 전에 집을 구하려는 바이어들의 열성을 볼 수 있습니다..
연천, 허브빌리지를 방문하며... 2021.11.29
경기 북부 연천에 소재한 '허브 빌리지(Herb Villge)'는 내가 살던 동네에서 30분을 운전하고 가면 만날 수 있는 내 어릴 적 고향이기도 하다. 고향..
한담객설閑談客說: 훈훈한 한국말 2021.11.29
우리 말을 갈고 닦자. 오래전에 듣던 말이다. 말모이라 했는데, 사전辭典을 뜻한다. 한국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하던 이가 쓴 글이다. 연설문에 자주 등장하는 낱말들..
미국 렌터카업체, 전기차 구매 '큰손'으로 뜬다 2021.11.28
미국 렌터카 업체들이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전기차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미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