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위 논란, 대만 유학생 분노 중국 유학생 유보적
보스톤코리아  2016-01-22, 00:13:43 
MBC 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대만기와 태극기를 흔들었던 쯔위는 중국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사진=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 캡쳐)
MBC 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대만기와 태극기를 흔들었던 쯔위는 중국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사진=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 캡쳐)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시훈 기자 ­=   대만 출신 JYP 아이돌 쯔위가 자신의 나라 국기를 흔든 것이 한국과 중국 그리고 대만 3국의 관계를 뒤흔들었다. 한류가 국제화되면서 생길 수 있는 문화적 충돌이 실제보다 훨씬 심각한 정치적 파장까지 일으킨 것이다. 

이번 사건은 보스톤 유학생 사회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대만 출신 유학생들은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비교적 엘리트들이 모인 중국 유학생들은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질문 내용을 받고서 인터뷰를 거부키도 했다. 

대만 유학생들은 향후 친교관계에 있어서도 중국 유학생들을 기피하겠다는 답을 했지만 한국이나 JYP의 행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비교적 쯔위의 행동에 이해심을 가진 중국학생은 이번 사태가 유학생 사이에서도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사건의 발단은 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16)가 11월 MBC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태극기와 대만국기를 흔든 게 시작이었다. 대만 출신 친중 연예인(55) 황안이 동영상을 올리며 ‘대만독립주의자’라고 지적한 것이 일파만파를 일으켰다. 대만에서는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이 점차 세력을 넓혀가고 있으며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시점이 공교롭게 맞아 떨어졌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라’는 요구가 들끓은 중국 온라인에서는 JYP 거부운동이 일었다. 이 여파로 중국내 JYP 스케줄이 취소되자 JYP는 사과성명을 냈다. 그래도 진정되지 않자 급기야 쯔위가 동영상으로 사과를 발표했다. 이에 한국의 여론도 들끓었다. 박진영 대표가 “쯔위를 잘 못 가르친 제 탓”이라고 사죄한 발언에 대해 한일관계를 예로 들며 JYP가 소속가수를 매국노로 만들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유매스에 재학중인 대만출신 황포유씨는 “나는 영상을 보고 격분했고 대만사람들 또한 진심으로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쯔위가 마치 ISIS에 납치되어 그녀의 커리어를 위해 자신의 영혼을 파는 것을 강요당했다고 믿고 있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황씨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중국 정부에 있다고 생각하며 쯔위의 소속사인 JYP나 황안 등에 있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그러나 “물론 대만은 일본의 식민지였지만, 지금의 일본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대만인들은 중국보다 일본, 미국과 함께 하기를 더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식민지배를 했던 일본을 오히려 한국에 비해 선호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황씨는 JYP의 사과에 대해 “굴욕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대만 청년으로서 JYP에 대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보스톤 대학(Boston University)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대만 출신 스탠리 차오는 쯔위가 대만기를 흔든 것을 두고 “대만에서 온 그녀가 대만기를 흔드는 것은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다”이라고 표현했다. 차오는 “미디어, JYP, 황안이 이 논란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JYP에 대한 분노가 여전함을 드러냈다. 

황씨와 차오씨는 모두 이번 사건이 대만 민진당의 선거승리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고 믿고 있었다. 

황씨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국내 유학생 교우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씨는 “맹목적으로 그들의 중국정부를 옹호하는 친구들을 만난다면 교우관계를 맺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학생들이 격양된 모습을 보인 반면, 중국 출신의 유학생들은 인터뷰 답변을 거부하는 등 조심스런 반응이었다. 중국 학생들 중 유일하게 인터뷰에 응한 서폭대 학부생 린씨는 어느 정도 중국 네티즌들의 행동에 반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나는 사실 쯔위에 대해 매우 걱정했다. <중략> 16살의 소녀가 감당해야 할 고통은 아니라고 본다.”며 쯔위의 상황을 이해했다. 

린씨는 이번에 중국을 휩쓴 네티즌들의 반응을 “급진주의자는 어느 나라에서나 존재한다. 일반사람들은 (급진주의자에 의해 만들어진) 분위기에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나는 그것이 의미 없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중국 전체의 반응으로 일반화 시키는 것을 경계했다. 
린씨는 JYP의 행위에 대해서도 비교적 관대했다. “모든 회사에 있어서 이익은 제일 먼저 추구되는 가치이다. 그래서 그 회사(JYP)가 올바른 행동을 하였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매우 어렵다.”고 조심스레 답했다. 

린씨는 교우관계 있어서도 “중국과 대만이 친구들이 서로 좋은 관계로 지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자신만의 주장만 고집한다면 누구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 이럴 때 일수록 지혜로워져야 한다.”고 답했다.        

양안관계란?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일컫는다. 이 관계는 우리의 남북관계와 같이 정치적 긴장이 매우 강하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며 국제외교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으며, 그 결과 UN상임이사국(1971년), 일본(1972년), 미국(1979년), 한국(1992년)과의 단독 수교의 권리를 대만으로부터 쟁취하였다. 대만의 장기 집권 여당 국민당 마잉주 前총통은 임기기간 중 친중정책을 펼쳐왔다. 이는 대만경제가 중국으로 종속된다는 위기의식을 불러왔고, 이러한 불안감은 2014년 대만 대학생들의 중-대만 자유무역협정 반대 국회 점거로 이어졌다. 같은 해 9월 홍콩의 우산혁명의 진압과정은 중국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증폭되어, 이 여파로 지난 16일 총통선거에서 독립파인 제1야당 민진당이 압승,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중국과 대만 유학생과의 인터뷰내용
<중국 측>
린, 서폭대학교 (학부생) - 이하 린(중국)
<대만 측>
황포유, UMASS (학부생) - 이하 황(대만)
스탠리 차오, 보스턴U (석사과정) - 이하 차오(대만)

1. 이번 사건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뉴스를 접했는가?
린(중국): 웨이보(중국 1위의 SNS)를 통해 접했다.
황(대만): 물론이다. 이 사건은 대만 전역에 알려졌다.
차오(대만) : 그렇다. 뉴스와 페이스북으로 접했다.

2. 쯔위의 대만기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린(중국) :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무엇을 할 지는 그녀가 결정할 문제이다. 
차오(대만) : 대만에서 온 그녀가 대만기를 흔드는 것은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다.

3. 쯔위의 사과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황(대만) : 나는 영상을 보고 격분했고 대만사람들 또한 진심으로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쯔위가 마치 ISIS에 납치되어 그녀의 커리어를 위해 자신의 영혼을 파는 것을 강요당했다고 믿고 있다. 
린(중국) : 나는 사실 쯔위에 대해 매우 걱정했다. 회사(JYP)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포기하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쯔위는 회사를 위해 사과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고작 16살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살면서 그와 같은 경험을 해 본적이 없었을 것이다. 16살의 소녀가 감당해야 할 고통은 아니라고 본다. 

4. 이번 사건이 국제분쟁의 규모로 커진 것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차오(대만) : 중국과 대만사이의 논란은 처음이 아니고, 또한 마지막이 되지 않을 것이다. 대만사람들은 단지 타국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하고, 그들이 얼마나 자국을 사랑하는지 증명하고 싶을 뿐이다.
린(중국) : 급진주의자는 어느 나라든 존재한다. 그들은 아무 생각 없이 무언가를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몇몇의 일반사람들은 (급진주의자에 의해 만들어진) 분위기에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나는 그것이 의미 없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항상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각자 자신들을 보살펴야 한다. 

5. 다른 주변의 친구들 또는 고국의 반응은 어떠한가?
린(중국) : 우리나라에서는 대만이 중국에 속해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쯔위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황(대만) : 너무 어린 쯔위가 본인이 잘못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사죄해야 했다는 사실에 대해 확실히 분노하고 쯔위를 가엾게 여기고 있다.

6. 이번 사건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는가? (쯔위, 미디어, JYP 기획사, 황안, 없음, 기타)
린(중국) : 전적으로 이 사건을 미디어에 노출 시켜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 (황안) 그리고 미디어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차오(대만) : 나는 미디어, JYP, 황안이 이 논란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황(대만) : 모두가 크고 작은 책임이 있지만, 나는 중국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미디어는 중국의 중앙정부에 강력한 검열을 받고 있다. 황안이 무엇을 말하든 우리는 겁먹지 않았고, 중국의 검열이 없었다면 JYP가 굴욕적인 사과를 쯔위에게 강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7. 하나의 중국의 원칙에 대한 당신 또는 대중의 의견은 어떠한가?
황(대만) : 하나의 중국이라는 정책은 일국양제(一國兩制: 하나의 나라 두 개의 시스템)의 제도로 발전했다. 이 제도에 의하면 양안은 자주권을 행사할 권리를 가진다. 그러나 국민당(대만)정부는 우리가 이 정책을 따르면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존중과 존엄성을 받을 수 있다고 속였다. 쯔위의 사건으로 중국정부는 우리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하나의 중국 정책은 오직 중화인민공화국과 그들의 정신만을 중국의 대표로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홍콩에서 민주주의가 파괴된 것을 교훈삼아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죽을 각오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린(중국) : 중국정부에서는 대만은 (제도가 다른)중국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대만은 독립되어 있고, 이 균형을 깨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생각도 실제로 존재한다. 결국, 중국과 대만의 상황에 대해서는 각자가 독립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만이 중국에 속해있다는 생각과 대만이 독립된 나라라는 생각. 양쪽 모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차오(대만) :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고 싶지 않다.

8.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 또는 jyp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차오(대만) : 나는 JYP는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회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회사 전체를 구하기 위해 한 사람의 희생양이 필요했을 것이다.
린(중국) : 앞서 말했듯이 회사는 자신들이 필요한 것만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회사에 있어서 이익은 제일 먼저 추구되는 가치이다. 그래서 그 회사(JYP)가 올바른 행동을 하였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매우 어렵다.

9. 이 사건이 이번 대만 대선(총통선거)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까?
린(중국) :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민진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은 많은 대만 사람들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단지 이 기회를 자신들이 독립하는 것을 다시한번 표명하고 싶었을 뿐이다.
차오(대만) : 이 사건이 민진당의 승리에 기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대선에 정말 중요한 핵심이었다는 사실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황(대만) : 나는 이 사건이 민진당의 승리를 가져왔다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전례없는 결정적인 승리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차이잉원(대만의 새 총통)의 승리는 대만인들이 국민당의 부패와 억압적인 중국의 행동에 염증을 느꼈다는 신호이다. 

10. 이번 사건과 민진당 후보의 당선이 양안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는가?
린(중국) : 두 정당(국민당과 민진당)은 오랜 시간동안 경쟁관계에 있어왔다. 어느 정당이라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정부든 시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과 대만에 친척들을 두고 있고, 혈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이 문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양국 정부는 끊임없는 교류를 이어나가야 한다. 
황(대만) : 이제 대만에서 양안관계는 50년 후퇴했다고 말한다. 대만인들은 중국 앞마당의 개와 같은 취급을 당했다. 중국은 우리에게 어떠한 선택지도 주지 않았지만 우리는 미국, 일본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물론 대만은 일본의 식민지였지만, 지금의 일본은 하나의 일본이라는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대만인들은 중국보다 일본, 미국과 함께 하기를 더 기대하고 있다.

11. 이번 사건이 당신의 대만 혹은 중국친구들과의 교류에 영향을 미치는가?
황(대만) : 나는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많든 적든 우리의 교우관계에 특히 중국의 친정부 성향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영향을 미칠것이다. 그 외에는 대만인과 중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으므로 크게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 하지만 이 일이 있은 이후로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맹목적으로 그들의 중국정부를 옹호하는 친구들을 만난다면 말이다.
린(중국): 국수주의자를 제외한다면 중국과 대만 친구들끼리는 친하게 지내왔으며 앞으로도 여전히 친구로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좋은 친구들인 만큼 우리는 정치적인 문제를 포함한 어떤 문제라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중국과 대만 친구들 사이에 어떤 나쁜 영향도 없을거라 생각한다. 나는 중국과 대만이 친구들이 서로 좋은 관계로 지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자신만의 주장만 고집한다면 누구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 이럴 때 일수록 지혜로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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