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밖 역사 읽기 (1) : 유럽인, 아메리카 대륙에 오다
보스톤코리아  2012-06-11, 12:45:09 
소피아의 <오늘, 다시 읽는 미국사> 칼럼이 US History의 AP 및 SAT Subject 테스트를 앞둔 수험생들을 위한 학습 팁 시리즈로 연재중입니다. Social Studies에서 주어진 텍스트를 입체적으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이해하는 습관을 가지기를 원하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콜럼버스가 바하마에 첫 발을 내딛었다고 기록된 1492년 미국사뿐만 아니라 전체 세계사를 놓고 봐도 이정표적인 해이다. 먼저 콜럼버스 이전에 미대륙에 발디딘 유럽인이 전무했기때문이 아니라, 콜럼버스의 발견에 뒤따른 유럽인들의 ‘이동’은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를 유럽 (-아메리칸) 중심의 그것으로 옮겨놓았기때문이다 (사전등에서 중상주의 mercantilism와 삼각무역 triangular trade, 유럽의 항해시대 voyage century 등의 엔트리를 검색해보는 것도 좋겠다.)

유럽인들이 미대륙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15세기부터 년 18세기 후반 미국의 건국기에 이르기까지의 약 300년간은 많은 이들이 상식 혹은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 편견 혹은 불충분한 정보의 산물일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 좋겠다.

먼저 1492년 이전의 미대륙에서의 삶은 어땠을까? 이 질문에 대한 본격적인 대답에 앞서, 일단 책은 아니지만 몇 년 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만든 비디오 National Geographic: America Before Columbus 를 먼저 권하고 싶다. 비디오의 내용은 콜럼버스의 “발견”이 미 대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더 잘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1492년 전후의 미대륙을 상상해보기에 상당히 훌륭한 자료다.

이 비디오와 함께 같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 Charles C. Mann의 1491: New Revelations of the Americas Before Columbus 와 1493: Uncovering the New World Columbus Created 를 추천한다. 이 중 1491에는 미국에 당도한 최초의 <아메리카인들>이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추정되어왔던 것처럼 BC12,000년 경 베링 랜드 브리지를 통해 미대륙으로 넘어 온 것이 아니라 훨씬 이전에 태평양 연안을 통해 왔을 것이라는 주장이 등장한 곳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일명 “블루 북”이라고 불리는 칼리지보드 SAT 기출 문제집의 지문 덕에 아마도 잘 알려진 내용일 게다.

이 외에도 Mann의 저작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가 무심결에 받아들였던 많은 이미지와 사실에 도전한다. 가령 콜럼버스 <이전>의 미대륙에 대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모습은 이른바 “문명”과는 거리가 있는 “광활한 야생, 원시, 석기시대”와 같은 수식어로 연상되는 그것이겠지만, Mann은 아메리카 원주민들 역시 주어진 자연의 조건을 인간의 목적에 합당하게끔 최적화하여 이용했었다는 다양한 증거를 보이는 식이다.

즉, 유럽인들이 아메리카를 정복하는 데 성공했다면, 그 이유는 단순히 우월한 문명을 가진 유럽에게 문명화 이전의 인디언들이 굴복당한 때문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이 점은 Howard Zinn의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에서도 강조된다.

“콜럼버스와 후대의 계승자들은 텅 빈 황야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곳에 따라서는 유럽만큼이나 인구가 조밀하고, 문화가 복잡하고, 인간관계가 유럽보다 평등하고, 남자, 여자, 어린이, 자연 사이의 관계가 아마 세계 어느 곳보다도 아름답게 이루어진 공간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유럽인들과 그들의 후예들은 경제적 헤게모니를 혹은 세계의 정치적 문화적 패권을 가져갈 수 있었을까? 역사학자가 아닌 생리학 및 생물 지리학자 Jared Diamond가 문명간 불평등의 기원을 파헤친 Guns, Germs, and Steel: The Fates of Human Societies 도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시도한다.

다이아몬드의 저작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콜럼버스의 발견 혹은 유럽인들의 미대륙 정복의 “생물학적”측면일 것이다. 15세기말 유럽인들의 이동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인구를 90%이상 감소시켜 사실상 <종족말살 genocide>의 효과를 가져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다이아몬드는 유럽인들과의 전쟁에서 죽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수보다는 천연두, 홍역, 말라리아와 같은 유럽인들에 의해 세균 (병원균) 감염으로 목숨을 잃게 된 원주민 수가 훨씬 더 많았다고 말한다. 예외가 있다면 대개의 전염성 질병은 유럽에서 아메리카로 전파된 데 반해, 매독은 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전파된 매독이 거의 유일하다 (그래서 “진정한 복수”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왜 병원균을 “묻혀온” 유럽인들은 멀쩡한데 원주민들은 각종 질병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졌을까?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유전자풀 (gene pool)이 작았던 탓에 유럽 혹은 아프리카인들이 수세대에 걸쳐 획득한 면역체계를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설명은 유럽 정복과 미대륙에서의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희석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죽인게 아니라 본의 아니게 세균이 죽였다고!) 하지만, 미생물 역시 역사를 만드는 “행위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어쨌거나 흥미롭지 않은가!

다이아몬드의 책이 유럽과 미대륙 간 질병의 (거의 일방적인 혹은 불평등한) 교환을 언급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역사학자 Alfred Crosby의 The Columbian Exchange: Biological and Cultural Consequences of 1492 도 사회, 정치적 교류를 넘어선 질병, 동물, 문화 등 거의 모든 측면의 “교환”을 다룬다. 고등학생이 읽기에는 다소 어렵지만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 소피아의 <오늘, 다시 읽는 미국사> 칼럼이 “교과서 밖 역사 읽기”라는 여름방학 지면특강 시리즈로 나갑니다. 여름방학동안 중고생 자녀들의 독서지도를 고민하시는 부모님들과, 독서를 통한 분석적 독해 및 비판적 사고 훈련에 관심을 가지신 부모님들께 길잡이로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칼럼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은 WisePrep 소피아선생님 (617-600-4777, us.herstory@gmail.com)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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