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미국 학교와 가정을 체험한 후 한국 훈민정음에 대해 영어로 설명하는 한국 학생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현천 기자 = “코리안 팝콘~. 잇츠 네임 이즈 강냉이!”
아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한국의 과자며 음식이며 역사 등을 알리기 위해 목청을 높였다. 미국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각 부스마다 매달려 생소한 한국의 문화를 알고자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느라 북새통이었다.

지난 24일 화요일 저녁 5시 경 리딩에 위치한 쿨리지 중학교에는 한국 초, 중등생 40여명이 한복 차림으로 8개 부스에 나뉘어 서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학교신문형식으로 만들어 전시했다. 전시품 중에는 한과, 뻥튀기, 김치 등이 시식용으로 준비돼 있었고, 고무신 모형, 딱지, 제기 등도 눈에 띠었다. 한국 아이들은 미국 아이들에게 딱지 접는 법을 알려주고 함께 치는가 하면, 뻥튀기 등을 “Korean Popcorn”이라며 권했다.

또한 이들은 200여 명의 미국 학부모들이 모인 가운데 무대에 올라 돌아가며 한국의 문화 아이템들을 설명했다. 이들은 다름아닌 보스톤 지역 공립학교를 한달 간 체험한 한국의 초, 중등생들.

미국 아이들 앞에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닌 듯 긴장하고 말을 더듬긴 했지만,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용기를 내 도전한 아이들. 거북선, 훈민정음서부터 김치, K-팝, 태권도까지 낱낱히 조사해 알렸다. 또한 한국의 악기를 알리는 순서에서는 직접 가야금과 피리를 연주하는가 하면, 한국의 현대 음악을 댄스와 함께 소개해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미국 가정에서, 또는 한국 가정에서 한달을 지내며 공립학교 수업을 들은 이들에게 물으니, 이구동성으로 “미국학교 수업이 너무 좋다. 남을 배려하는 문화가 인상 깊었다”고 입을 모았다.

중학교 3학년을 마칠 시기의 김성연 양은 “한국과 수업 방식이 너무 다르다. 아이들이 자유롭고 발표도 너무 잘한다”며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MIT의 사물놀이패 우리의 이해선 씨 외 1명의 멤버가 참석해 미국 아이들에게 한국의 북, 징, 장고, 괭과리 등을 소개하고 연주하는 법을 직접 가리켜 인기를 끌었다. 또한 무대에 올라 열정적인 연주를 보여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행사는 한식을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행사를 처음부터 지켜 본 학부모 엘렌 씨는 “한국의 색다른 문화를 알 수 있게 돼 뜻깊은 자리였다”며 “한국 아이들도 미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돌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국과 한국 학생들 간 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HSA(Harvard Square Academy) 의 제이 장 원장이 주도하고 매사추세츠 주립대학이 후원하는 것으로, 지역 공립학교들과 연계해 지난해부터 진행돼 왔다.

장 원장은 “서로를 이해하고 전세계적인 인간애를 갖는 데 목적을 둔 이프로그램은 비단 한국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 학생들에게도 같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주보스톤총영사관의 이은철 영사 또한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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