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보험, 상원안에서 빠져
보스톤코리아  2009-12-14, 11:33:34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상원의 민주당 합의안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상원의 민주당 합의안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연방 상원의 민주당 의원들이 8일, 의료보험 개혁안에서 핵심 쟁점인 정부 운영 공공 보험(public option)을 도입하지 않기로 잠정 합의했다. 공화당 전원과 민주당의 일부 중도파와 보수파 의원들이 공공 보험 도입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를 밀어붙였다간 개혁안 자체가 좌초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는 큰 문제를 극복했다. (의료보험 개혁안과 관련해) 광범위한 합의에 이르렀다”면서 “수개월 동안 끌어 왔던 의료보험 개혁안 상원 통과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크리스마스 연휴 이전에 상원에서 의료보험 개혁안이 투표에 부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리드 의원은 이날 민주당 진보, 중도 성향 상원의원 10명과 만나 타협안을 마련했다.

백악관은 민주당 상원 의원들이 큰 틀 안에서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에 “큰 진전”이라고 환영하면서 “공통 분모를 찾으려고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논평했다

새롭게 만든 타협안은 하원에서 지난달 7일 통과된 의료보험 개혁안과 다르기 때문에 상하원 단일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원안은 공공 보험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보험 개혁안의 성패가 관련 법안의 상원 통과 여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최종 안에서 공공 보험 조항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상원안은 정부가 무보험자를 대신해 비영리 민간 보험사와 보험료를 협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보험사와 협상해야 개인이 할 때보다 보험료를 낮추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공공 보험 도입을 주장하는 진보 성향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방안이라 할 수 있다. 비영리 민간 보험사가 모든 미국인을 대상으로 합리적 수준의 보험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에는 정부가 공공 보험과 유사한 형태의 보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 6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한 공공 보험인 메디케어에 55~64세 연령층도 가입할 수 있게 했다. 65세 이상은 정부가 보험료를 전액 지원하지만 55~64세는 보험료의 일부를 내야 한다.

돈이 없어 의료보험에 가입하기 힘든 중산층 이하에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해 가입을 돕도록 했다. 이를 통해 3,000만 명 이상에게 보험 혜택을 확대해 무보험자를 4,800만 명에서 1,800만 명 이하로 줄일 방침이다.

민주당 내에서 합의안을 마련했다고는 하나 상원 통과가 확실한 것은 아니다. 상원에서 의료보험 개혁안을 통과 시키려면 의사진행 발언(필리버스터)을 하지 못하도록 60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상원 의석은 민주당 58석, 공화당 40석, 무소속 2석이다. 따라서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 것은 물론 무소속이나 공화당 의원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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