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코리아

김염장이 17세 풍월주로 재임해있을 당시에는 가야파의 많은 낭도郎徒들이 낭두郎頭로 포진되어 있었다. 염장은 지도태후의 아들로 진골정통파였지만 호색한 그는 정처 하희 외에도 많은 첩을 데리고 있었다. 염장은 17명의 첩을 두었는데 진골정통파가 5명, 대원신통파가 4명, 그리고 가야파가 8명으로, 모두 낭두들의 딸인데 낭두들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앞다투어 바쳤다. 그런 상황에서 18세 풍월주 김춘추를 거쳐 19세 풍월주로 가야파인 김흠순이 오르니 가야파의 낭두들은 더 많은 세력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라며 상당히 고무되어 있었다. 한편 흠순은 부제로 김예원을 발탁하면서 모든 낭정을 예원에게 맡기고 자신은 전장에서 공을 세우려는 의욕에 불타있었다. 이에 예원이 진골정파의 낭도들을 낭두에 많이 기용하니 기존의 가야파 낭두들이 반발하였다. 그래서 풍월주 김흠순에게 항의를 하니 오히려 흠순은 예원을 신뢰하며 더욱 힘을 실어 주었다. 그러자 그 낭두들은 사위뻘인 17세 풍월주를 지낸 김염장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였다. 낭두들의 기대와는 달리 염장 또한 예원의 결정을 적극 지원하면서 옳바른 낭정에 따르지 않는 무리들을 오히려 벌 주라고 하였다. 화랑세기의 기록을 보면 다음과 같다.

[가야파의 낭두들이 염장공에게 많이 모여 간절히 구원을 청했다. 염장은 이에 예원공을 청하여 술을 내리며 위로하여 말하기를 “듣건대 네가 나이가 어리나 낭정을 잘 한다고 하니 기쁨을 금할 수 없다” 했다. 그 때 가야파의 많은 낭두들이 당하堂下에서 모시고 있었는데 염장공이 그들을 가리키며 “이 무리들은 모두 내가 거느리는 바이다. 나를 믿고 너에게 불순하니 죄를 마땅히 엄히 다스려야 한다. 너는 심한 자를 매로 다스려야 마땅하다”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예원의 대답은 따뜻하고 자상한 그의 성품을 잘 나타내고 있다.

[예원공은 “순종하지 않는 자는 없으며 신臣 또한 처벌할 뜻이 없습니다. 단지 주형主兄이 노하도록 말을 만든 것이 누차 귀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형의 노함이 조금 가라앉으면 곧 신은 마땅히 모두 제자리에 임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했다. 염장공이 웃고 공의 등을 어루만지며 말하기를 “진실로 나의 좋은 아우이다. 나는 이미 선종仙宗이 보통 풍월주들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낭도들은 본래 너의 집의 무리物이니 어찌 파派가 있겠느냐? 이 무리가 고르게 너의 노奴들이니 또한 걱정스럽지 않겠는가?” 했다. 낭두들이 모두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고 죽을죄를 지었다며 부주副主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기를 원했다. 예원공이 “너희들은 죄가 없는데 쫓겨났다. 내가 그 억울함을 알았으니 각자 돌아가서 기다려라” 했다. 낭두들이 기뻐하며 물러났다.]

위의 인용문에서 보면 화랑도의 부제 예원이 상선(전임 풍월주)인 염장에게 칭신稱臣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고려나 조선시대의 관점에서 보면 “역모죄”에 버금가리만큼 괴이怪異쩍하지만, 앞에서도 몇차례 언급하였듯이 당시에는 후대와 달리 칭신을 왕에게만 하지 않았으며 부하가 그들의 상관에게도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선종仙宗은 예원공의 선대 가문, 즉 예원이 풍월주의 적통가문임을 뜻한다. 당시까지 20명이 풍월주에 올랐지만 예원의 가문만이 적통으로 풍월주를 이어오고 있었다. 1세 풍월주 위화랑은 예원의 증조부이고, 4세 풍월주 이화랑은 조부이며, 12세 풍월주 보리공은 아버지이다. 그리고 후일 예원의 아들 오기吳起도 28세 풍월주를 지낸다. 오기는 화랑세기의 저자 김대문의 아버지이다. 화랑세기에는 32명의 풍월주들의 비교적 상세한 행적과 세계世系의 기록을 비롯하여 413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28세 풍월주 오기공이 다만 자랑스러운 가문의 세보世譜를 중심으로 수집하여 정리한 자료를 후일 김대문이 발문에서 밝혔듯이 “낭정郎政의 큰 줄기大者와 그 여러 갈래派脈의 옳고 그름” 의 사료를 더 수집하고 가필하여 ‘화랑세기花郞世紀’ 로 완성하였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인용문에서 염장은 예원공에게 “진실로 나의 좋은 아우이다” 라고 했는데, 이는 혈연의 아우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후배 풍월주를 칭한 것이다. 당시에는 골품을 유지하기 위하여 근친혼을 했기에 지배층의 거의 모두가 혈족관계에 있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염장과 예원도 예외는 아니다. 염장의 아버지는 천주공이고 천주의 부모는 진흥왕과 월화궁주이다. 즉 염장은 진흥왕 서손이다. 그리고 예원의 부모는 보리와 만룡이다. 보리의 부모는 4세 풍월부 이화랑과 숙명공주이며, 숙명은 진흥왕의 이부동모 동생이다. 또한 예원의 어머니 만룡의 부모는 정숙태자와 만호이다. 정숙의 부모는 진흥왕과 숙명이기에 진흥왕은 예원의 외증조부이다. 보리의 친가쪽으로는 할머니 숙명공주가 진흥왕의 이복동생이다(지소태후의 소생들로 숙명의 아버지는 이사부이고, 진흥왕의 아버지는 입종이다). 즉 염장과 예원은 법흥왕의 방계 후손들이다. 제23대 법흥왕은 왕위를 물려줄 적자가 없었다(법흥왕은 보도왕후를 좋아하지 않았고, 후일에는 비구니로 출가 시켰다). 그래서 누이 보현공주의 아들인 박영실이나 후궁 옥진의 아들인 비대전군에게로 왕위를 이으려고 했지만, 1세 풍월주 위화랑(옥진의 아버지)은 지소(법흥왕의 적녀)를 도와 어린 삼맥종(진흥왕)을 제24대 왕으로 옹립하였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1. 48살 미국 도착한 늦깎이 이민 생활, "그래도 진짜 잘왔다"

2. 플리머스 주차장서 접촉사고 후 다투다 총으로 사살

3. 보스턴 한인성당, 지역 내 어려운 한인들을 위한 지원 나서

4. 유매스, 연 소득 7만5천달러 이하 가정에 수업료 전액 면제

5. 추위에도 멈출 수 없다! 보스턴의 겨울철 실내 골프장 및 미니골프 소개

6. 뉴잉글랜드/보스턴 고려대학교 교우회, 최성휴 신임 회장 취임

1. 피아노 문외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 임윤찬의 보스톤 데뷔연주

2. 노스쇼어몰 한국식품업체 노동법 위반으로 5만여불 범칙금

3. 보스톤 박사학위 저소득자들 불안한 삶 “일자리가 없다”

4. 포브스 선정 ‘뉴 아이비리그’ 대학에 보스톤칼리지 포함

5. 남과 비교한 사교육비 지출, 한국 출산율 저하 초래 입증

6. 한류가 보스톤미술관의 주인공, 역사적 전시회 시작된다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