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신나리 “섬유디자인에 푹 빠진 이유”
디자인 유학 그리고 취업, 미국생활 7년 현주소
보스톤코리아  2021-03-04, 19:04:43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17살 소녀는 시크하고 멋진 패션 디자이너를 꿈 꿨다. 꿈을 위해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리며 미국이라는 넓은 곳으로 진출을 희망했다. 노력의 결과, 세계 최고의 디자인 학교 중 하나인 파슨스 디자인 스쿨 Parsons School of Design에 입학하는 행운도 누렸다.

뉴욕에서 신나리씨의 첫 인턴십은 마크 제이콥스였다. 테크니컬디자인(Technical Design)부서에서 일을 시작했다. 주 업무는 여러 사이즈의 모델들을 통해 옷을 디자인 하는 것이었다. 즉, 소비자들이 편하게 옷을 사고, 입고, 생활하고 또 벗을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한 것이다. 

Material Sourcing 부서에서도 일하면서 모든 디자인 분야에서 Material(재질)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뉴욕에서 패션 디자인 학도로 생활하는 동안 섬유에 대해 더욱 관심이 생겼다. 제 집처럼 드나들던 천 가게, 그 곳에 들어서면 몇 시간이고 머물렀다. 형형색색의 천들, 수천 가지의 다양한 촉감, 모든 것이 그녀에겐 행복이었다.

반드시 패션 분야에서만이 아닌 다른 디자인 분야로 폭 넓게 그녀의 역량을 넓혀가고 싶었다. Textile(텍스타일)의 사용은 비단 의류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인공 관절이나 인공 자궁 구현에도 사용된다. 천에 전자회로를 심은 형태의 e-textile은 복무 중인 군인들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사용되는 등 사용은 무궁무진하다.  

전자섬유라고 불리는 e-textile은 기본 섬유에 촉각기능이 내장된 센서를 달아 사용하는웨어러블(Wearable) 제품으로 개발된다. 웨어러블 제품은 세계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 군사 훈련용 디자인부터 패션이나 디지털 기기 등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많은 부분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예를 들어 양말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러닝 습관을 읽어내거나 운동량, 체중, 뛰는 자세 등을 측정한다. 또한 여성의 속옷 안에 부착하는 센서는 심장 박동 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몸의 온도, 움직임의 속도, 땀과 습도 같은 인체의 모든 활동을 측정할 수 있다.

모든 디자이너들의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은 어떻게 이 웨어러블 제품을 더 작고 가볍게 만들 것인지, 그리고 사용자들이 매일 찾는 최상의 착용감을 만들어 내는가 이다. 신씨는 패션, 의료, 군사 훈련, 인테리어, 제품 등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는 섬유의 매력에 푹 빠질 수 밖에 없었고 반드시 사용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다. 

패션 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섬유과학으로 그녀의 학업을 계속 하게 된 이유다. 섬유의 기초 실오라기 하나를 붙들고 4-5시간의 실험을 하기도 하고 수십 개의 다양한 섬유들을 태우기, 용액에 담그기, 세탁기에 여러 차례 빨기, 다양한 온도에서 말리기 등 여러 실험을 통해 섬유들의 성격에 대해 아주 섬세하게 알아가기 시작했다. “과학”과는 거리가 멀었던 터라 필수로 들어야 했던 과목인 화학 수업들은 많이 힘들었지만 매 시간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직접 만들어 내는 과정들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현재 신씨는 로드아일랜드에 위치한 Loft, LLC 제품디자인 컨설턴트 회사에서 디자이너 겸 회사의 유일한 Textile, Materials Specialist로 일하고 있다. 패션 디자인 학도였을 때 익혔던 모든 디자인 프로그램도 제품 디자인이라는 다른 분야에서 유익하게 쓰이고 있다. 게다가 요새 Wearable Product가 추세이기에 이 분야의 전문가가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필요하다. 어떤 재질을 입히는지 어떤 색감을 입히는지 또 어떤 마감을 하는지에 따라 그 디자인의 분위기와 성능이 달라진다. 한 마디로 제품에 알맞는 옷을 입히는 작업이다. 

로프트에서 그녀는 다양한 일을 해오고 있다. Brilliantly의 내장형 열 패드는 가슴 수술, 유방암 수술 환자들을 위한 제품이다. 환자들은 수술 후 쉽지 않은 온도 조절로 인해 가슴 부위에 사계절 내내 추위를 느낀다고 한다. 그들을 위해 디자인 된 내장용 열 패드는 속옷 안에 끼워 넣을 수 있으며 핸드폰 앱을 통해서도 쉽게 온도 조절을 할 수 있다. 

이 패드는 손바닥 만한 사이즈로 천과 센서로 이루어져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그녀는 예민한 살갗에 닿는 부분이기에 수 많은 샘플들을 수집해야 했고 또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직접 착용해 보기도 했다. 

현재 출시 임박인 Embr Wave 버젼 2또한 대표적인 “Wearable Product” 프로젝트이다. 시계처럼 착용하는 개인용 온도 조절기이다. 앱으로 손 쉽게 조절이 가능하고 버젼 1과 달리 더욱 가볍고 작아져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착용감을 준다. 올 해 4월에서 5월 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그녀는 전반적인 디자인 작업과 동시에 제품의 손목 밴드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더 가볍고 착용이 편리한 밴드를 찾기 위해 수 많은 업체들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샘플들을 받아 보았고 잘라내고 다시 붙여 여러 번의 실험으로 많은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었다. 나일론, 메탈, 가죽 등 다양한 재질들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보고 사용자에게 최상의 퀄리티와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로프트 팀과 그녀의 땀이 깃든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출시를 앞둔 만큼 특허 또한 진행 중이다. 

신씨는 그래픽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포스트잇, 스카치 테이프, 프라이버시 필터로 알려져 있는 세계적인 브랜드 3M의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인 데스크탑 프라이버시 필터의 부착 시스템 디자인 (COMPLY Attachment System)의 User Test (유저 테스트)를 위한 설명서를 제작했다. 이는 나중에 제품이 출시될 때 실제 제품에 설명서로 동봉될 예정이며 또한 3M 웹사이트에도 올라간다. 

3M의 뛰어난 광학 필름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프라이버시 필터는 전면에서는 선명하게 보이지만 좌우 측면 30도 이상의 위치에서는 스크린이 보이지 않게 해주는 Microlouver (마이크로루버)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설명서 그래픽 디자인은 언제나 흥미롭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이 제품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알아보기 쉽게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유저 테스트를 통해 수 차례 수정될 정도로 모두가 보기 쉬운 설명서 제작은 참으로 어려운 작업 중 하나이다. 

지금도 여러 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다.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들어 하고 있는 이 시기이지만 로프트 팀과 그녀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녀의 작지만 큰 소원은 그녀의 디자인이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편리함을 주고 매일 찾게 되는 “일상 용품”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인생 첫 독립이자 첫 발걸음이었던 미국 생활이 이제 7년차에 이르렀다. 첫 시작 때 그렸던 모습과는 다르지만 여전히 그리고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가족, 친구, 그리고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의 유학 생활 그리고 취업은 녹녹치 않았다. 

하지만 보고, 듣고, 겪은 것을 토대로 매일매일 꿈을 키운 디자이너로서 미국에서 여러 제품들을 디자인하고 대중과 기술적으로, 그리고 감성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남들보다 조금 늦다고 절대 기죽거나 절망할 필요다. 내가 갈 길이 어디인지 정확히 안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꾸준히 부딪히고 또 실패해 볼 것. 디자이너 신나리가 그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디자인 유학, 그리고 취업을 꿈 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세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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