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나비 넥타이 |
보스톤코리아 2019-05-13, 10:27:48 |
요새 한국 젊은이들 대화라 했다. ‘너도 배우니? 아니 난 감독이야.’ 공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답이 엉뚱하다. 하지만 재치있는 대답이다. 배우俳優라면, 나비넥타이가 덩달아 떠오른다. 피천득선생의 글중에 나온다고 생각했다. 나비넥타이를 매고 찰스강변을 걷는다고 기억하고 있었던 거다. 그런데 이게 왠일 인가? 다시 찾아 읽을 적에, 선생은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강변을 걷고 싶다고 했다. 가엾은 기억력이여. 나비넥타이와 강변산책은 어색한 조합이다. 중학교적이다. 수학선생님은 묘한 버릇이 있었다. 선생님은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자주 안경을 벗어 닦았다. 닦는 건 휴지도 아니고, 손수건도 아니었다. 넥타이 끝이었다. 안경엔 쉽게 분필가루가 얹혀졌을 게다. 선생님은 안경을 닦으며, 짧다만 한숨 돌리는 시간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몇해전, 신문기사 내용이 인상적이다. 서울 모 대학병원에선 의사들이 모두 나비넥타이를 매기로 했단다. 의사들은 넥타이 차림이다. 그런데, 매고 있는 긴 넥타이 끝은 쉽게 더러워 진다고 했다. 긴 넥타이는 비위생적이라는 말이다. 내 옛적 수학선생님을 떠올렸다. 나비넥타이로는 안경을 닦을 수는 없다. 또한 나비넥타이를 허리띠로 사용할 수도 없다. 남성중창단은 검은색 슈트에 검은색 나비넥타이 차림이다. 노래 못하는 나야 언감생심이다. 나비넥타이 매어보고 싶어, 중창단에 가입신청할 수는 없다. 구월에 처음 만난 네게서는 나푸타링 냄새가 풍긴다. 비록 묵은 네 양복이긴 하지만 철을 아는 너의 넥타인 이 달의 하늘처럼 고웁다. (김현승, 가을이 오는 날 중에서) 김동길교수는 특색이 있다. 그는 언제나 나비넥타이 차림이다. 예전 조경철교수도 그러했다. 아폴로 박사를 말한다. 두 분교수님은 말씀이 모두 구수했다. 말을 잘하는 건 큰 자산인데, 나비넥타이와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가 그건 모르겠다. 그렇다고 두분이 모두 남성중창단이었다고 믿지는 않는다. 내 야무진 다짐이다. 피천득 선생의 소망에서 한발 더 앞서는 거다. 언젠가는 기필코 나비넥타이 차림으로 찰스강변을 걷겠다. 아니, 나비넥타이에는 색깔 좋은 와인이 그럴싸 할지도 모르겠다. 듣는 아내가 일갈할터. 술집 웨이터냐? 천사가 이르되 띠를 띠고 신을 신으라 하거늘 (사도행전 12:8)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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