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보스톤코리아 2018-05-28, 11:59:34 |
지난 4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 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어른들께서 우리와 유명을 달리 하셨기 때문입니다. 미국 제41대 대통령의 1st lady였던 바바라 부시 여사의 사망이나 한국 영화 “성춘향”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원로 여배우 최은희 여사도 지난 4월에 별세하였다는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하였습니다. 한때 뉴잉글랜드지역 참전용사회 회장으로 봉사하셨던 최덕중 장로님과 그의 부인 최숙영 권사님의 합동 영결식도 4월에 있었습니다. 최 장로님 부부와 살아 생전에 각별한 우정을 나누었던 필자는 그분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을 되새김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을 대신하려고 합니다. “글 쓰기와 읽기”를 좋아하셨던 최 장로님 부부께서는 가끔 필자와 함께 세상사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었습니다. 누가 인생을 苦海(고해)라고 하였으며, 우리가 살면서 겪는 고난은 神의 축복을 받기 위한 통로라고 하였는가?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고난들, 말하자면 가까운 이들의 배신이나 가족간의 불화 또는 경제나 건강상의 문제, 신앙에 대한 懷疑(회의) 등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 뿐 아니라 기쁘고 감사한 일이 생길 때에도 최 장로님 부부와 필자는 성경이나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며 서로를 위로하기도 하였습니다. 특별히 두 분께서는 도종환 시인의“흔들리며 피는 꽃”을 좋아하셨습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시인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이렇게 장로님 부부와 신앙적으로 또는 문학적으로 공감대를 나누던 필자는 두 분께서 평소에 쓰셨다는 원고 뭉치를 받아 보관하고 있다가 그 중에 두어 편을 골라 前 한인 지역 신문에 발표해 드리기도 하였는데 최 장로님 부부께서 퍽 기뻐하셨다고 합니다. Well Dying에 관심이 많은 요즈음, 노년의 건강을 위하여 춤 추고 노래하는 등 몸을 움직이는 운동도 유익하지만, 조용히 차를 마시며 자연과 인생을 관조하고 최 장로님 부부처럼 그 느낌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 되리라 믿습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生(생)老(로)病(병)死(사)의 과정을 겪는 동안 흔들리며 곧게 세우신 두 분의 신앙과, 때로는 아픔에 젖으며 더욱 돈독해진 두 분의 사랑은 영원히 헤어질 수 없는 천생 연분이었을까? 최덕중 장로님 가신지 하루 만에 뒤 따라 가신 최숙영 권사님, 지금은 하늘 나라에서 두 분이 정답게 동행하고 계시겠지요? 삼가 고인이 되신 두 분의 명복을 빕니다. 민유선 ( 수필가 / 前 한미 노인회 회장 )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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