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 정서?
보스톤코리아  2006-06-26, 23:35:19 
미국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자신이 이민자이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았거나  또는 그러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꼈던 적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저 또한 이러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많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것들에 대해 몇 글자 써 볼까 합니다.
제가 법대를 다니던 어느 날 이었습니다.  한 수업시간에 한 교수님이 이민자들에 대해 토론해 보자고 제안하셨습니다.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대부분 이민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들이었습니다.  화가나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백인들이었고 (제 눈에) 이민자로 보이는 학생은 저를 포함해 세네명 밖에 되질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반론을 제기하고 싶었지만 쉽게 생각나질 않았습니다.
한참 토론이 진행 중에 있을 때  교수님께서 한가지 질문을 하셨습니다.  "자 그럼 내가 여려분에게 묻겠습니다. 여러분 중 자신이 이민 1세대인 사람은 손을 들어보세요"  네 다섯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다시 질문하셨습니다. "여러분 중 자신이 이민 1세대이거나 부모님이 이민자인 사람 손 들어보세요"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수업에 참여한 약 100여명의 학생들 중 거의 1/3 이상의 학생들의 손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 자 그럼 마지막으로, 여러분 중 자신이 이민 1세대이거나 부모가 이민자이거나 또는 할아버지/할머니가 이민자인 사람 손 들어 보세요" 대여섯명의 학생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학생들이 손을 올렸습니다.  그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도 믿기 어렵다는 표정들이었습니다.  전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뭐야 결국엔 지들도 이민자들이쟎아'  그 다음 그 토론은 제게 아무 의미없었고 자꾸 웃음만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습니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입니다. 미국 건국 이후 수 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왔고 지금은 이들이 미국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 어우러져 살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건국을 위해 피와 땀 또는 목숨을 바친 초기 이민자들의 기득권을 간과할 수 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민자들 없이 지금의 미국은 없었다는 것 또한 우리는 무시 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초기 이민자니, 이민자니 이런 것들을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미국법 어디에도 미국 이민자들이 미국의 발전에 꼭 기여를 했어야 한다는 조항은 없습니다. 이러한 기여를 토대로 차별할 수 있다는 조항 또한 없습니다.  위의 예와같이 이민자들의 차별은 결국은 자신들의 부모나 조부모 또는 조상들을 차별한다는 소리와 같습니다.
물론, 계속적인 이민자들의 유입이 이미 이민와서 살고 있는 이민자들 (대부분의 미국인) 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면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개인이 아닌 범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뤄지게 되어 있습니다. 즉, 국회에서 논의되고 어떠한 법이 통과되야 하며 대통령의 최종적인 승인이 있어야 합니다.
바꿔말하면, 지금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이민을 오신 분들은 그 이민 자체로 이미 미국의 일부가 된 것이며 아무런 차별의 근거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은 이미 위에서 얘기한 법적인 절차를 통해 통과된 이민법하에서 이민오신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민자라는 신분 때문에 부당한 차별을 받았다면 꼭 이에 대응하는 법적인 절차를 밟으실 수 있고 또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법이 인간의 모든 행동을 제한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한 예로 개인적인 차별은 법적으로 금지하기 힘듭니다.  즉,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이민 또는 이민자들에 대한 생각 또는 이러한 생각의 발언등은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적으로 제한하기 힘듭니다.
저는 그날 그 수업이후로 누군가로 부터 제가 이민자이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았거나  또는 그러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낄 때 마다 매번 그냥 한번씩 웃어주고 있습니다.  
작성자
성기주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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