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초대형 산불 3일째 확산…주민 20만명에 영향 |
보스톤코리아 2017-12-07, 20:34:40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캘리포니아 주에서 일어난 초대형 산불이 발화 사흘째인 6일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벤추라에서 발화한 '토마스 파이어'가 가장 큰 규모로 번진 상태에서 건조한 강풍 탓에 소규모 산불도 여러 곳에서 발화했다. 이날까지 불에 탄 면적은 8만3천 에이커(약 335㎢)로 여의도 면적의 110배가 넘는다. 서울 면적(605㎢)과 비교해도 3분의 1이 넘는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벤추라에서 대피한 3만8천여 명과 실마 카운티에서 대피령이 내려진 11만 명을 포함해 이번 산불로 영향을 받는 주민이 무려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대피령을 받은 주민 수는 25만 명이 넘는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 대표적인 부촌 중 하나인 LA 서부 벨에어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캠퍼스 근처에도 새로운 산불이 일어나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CNN 등 미 방송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해안을 따라 LA를 관통하는 405번 주간(州間) 고속도로 주변에서 '스커볼 파이어'로 명명된 산불이 발생해 250에이커(30만 평) 정도를 태웠다. 이 산불은 벨에어, UCLA 캠퍼스와 예술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게티센터 박물관 컴플렉스에 가까운 지역을 위협하고 있어 소방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유명화가 회화작품과 조각품 등이 많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게티센터는 전시관을 폐장한 상태에서 자체 방화시설을 가동해 예술품을 보호하고 있다. UCLA 대학 측은 "캠퍼스가 폐쇄된 상태는 아니지만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경우에만 등교하라"고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권고했다. UCLA 대학 일부 건물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이날 열릴 예정이던 농구경기 등이 취소됐다. 대학 측은 학생들에게 마스크도 지급했다. 벨어어 지역은 가옥 6채가 불에 탔다. 이 지역에는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고급 저택도 많다. 700가구 주민이 대피한 상태다.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모라가 와이너리도 화재 피해를 당했다. 하루 교통량 40만 대 이상으로 미 서부에서 가장 혼잡한 고속도로 중 하나인 405번 프리웨이에는 산불로 날아든 잿더미가 흩날리고 있다. 이 고속도로 북쪽 방향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벨에어는 1961년에도 대형 화재로 가옥 500여 채가 전소한 적이 있는 곳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전했다. 호화저택이 많아 할리우드 연예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부촌이다. LA 북서부 발렌시아의 대형 놀이공원인 식스플래그 매직마운틴 인근에서도 '라이 파이어'로 명명된 산불이 발화했으며, 진화율은 5%에 불과하다. LA 북쪽 샌버너디노 카운티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작은 산불 2개가 발생했다. 현재 LA 주변 지역에는 5만 에이커(약 200㎢)를 태운 벤추라 산불을 비롯해 LA 북부 실마 카운티 지역의 '크릭 파이어' 등 대형 산불 2개와 그 밖의 지역에서 발생한 소규모 산불 4개가 동시다발로 발화한 상태다. 벤추라 지역은 인구 10만여 명 중 거의 40%에 가까운 3만8천여 명이 대피했다. 60가구로 구성된 아파트가 통째로 무너져 내렸으며, 가옥 1천여 채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벤추라에는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화재 지역에서 약탈 등 범죄를 막기 위한 조치다. 벤추라와 인근 샌타바버라 카운티에는 20만 가구 이상이 정전됐다. 벤추라 산불은 강풍을 타고 태평양에 맞닿은 해안가까지 내려왔다. 미 서부 해안을 잇는 101번 고속도로도 통행에 영향을 받고 있다. 크릭 파이어로 위협을 받고 있는 실마 카운티와 샌퍼디낸드 지역에서 대피령이 내려진 주민 수는 11만 명에 달한다. 실마 카운티에는 4만3천 가구가 정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마 카운티 인근 210번 고속도로로 불길이 번져 도로가 폐쇄됐고 인근 주택 수십 채가 전소했다. 관내 학교 수십 곳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리틀 투정가 캐년로드 목장에서 말 30마리가 불에 탄 사체로 발견됐다. 이번 산불로 인한 정확한 인명피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산불 때문에 LA 북서부 지역이 시커먼 연기에 뒤덮인 상태로, 당국은 주민들에게 실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LA 북부 라크레센타와 발렌시아 지역도 산불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 주민들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LA 한인단체 관계자는 "한인들 사이에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친지가 사는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한 한인들이 많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 생각과 기도가 산불과 맞서고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한다. 믿을 수 없는 임무를 수행 중인 긴급구조대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이번 주 내내 불과 싸워야 할 상황이다. 가슴이 찢어지는 소식을 듣고 있다"면서 "우리 도시의 복원력을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 지사는 주 방위군 병력 동원을 요청했다. 아파트가 통째로 무너졌다는 벤추라 주민 사만서 웰스 주니가는 CNN 제휴사 KABC 방송에 "가족과 함께 몸만 간신히 빠져나왔다. 집이 불에 타는 모습을 TV로 지켜봐야 했다. 믿을 수 없다.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탄식했다. 캘리포니아 기상당국은 극도로 건조한 강풍인 '샌타애나'로 인한 산불 경보가 8일까지 내려진 상태라고 전했다. 샌타애나는 미 서부 내륙 대분지에서 고기압이 산맥을 넘어오면서 해안 쪽으로 건조한 강풍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미 삼림국(USFS) 관계자는 "강풍은 매년 이맘때면 이 정도로 부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바짝 마른 상태로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는 건조한 식생"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강풍이 시속 70㎞ 넘는 세기로 불 때는 소방헬기를 동원한 진화 작업이 무력화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상당국은 6일 오전부터 바람이 약간 잦아들었으나 이날 저녁과 7일 새벽 사이에 시속 100㎞의 강풍이 다시 불 것으로 예상돼 이번 화재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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