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은 생애의 첫날, 다시 물어야 할 것들' - 마음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 I -
보스톤코리아  2016-01-04, 11:29:11 
송구영신(送 舊 迎 新) 2016년 새해가 왔다. 말 그대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첫주다. 모든 이가 2016년의 매일 매일이 가장 소중한 한 날로 채워지길 기원해본다. 이런 필자의 마음을 이해인 수녀가 쓴 ‘12월의 편지’ 수필집의 글은 아주 잘 표현해준다. “오늘 이 시간은 내 남은 생애의 첫날이며, 어제 죽어간 어떤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 하던 내일이다.”

만약,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이 된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며 생을 마무리를 질 것인가? 911의 재앙에서 죽음을 눈 앞에 둔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고, 사랑해주는 가족과 친우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감사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 그들은 일의 좋은 마무리 보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최선을 다한 것이다. 

코카콜라 전 회장이였던 더글라스 대프트는 2000신년사를 통해, ‘일’은 인생의 중요한 5가지에 한 부분임을 이야기 한다. 그는 인생을 공중에서 5개의 공을 돌리는 져글링(Juggling)으로 비유하며, 각각의 공을 ‘일, 가족, 건강, 친구, 그리고 영혼(Sprit)’으로 나누었다. ‘일’이라는 공은 고무공이어서 떨어뜨리더라도 바로 튀어 오르지만,  다른 4개의 공들 ‘가족, 건강, 친구, 영혼’은  유리로 되어 있다고 한다. 

일,일, 일중독에 빠져 인생의 대부분을 일에 대한 찬사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일을 고무공으로 비유함이 놀랍다. 고무공이든 유리공이건, 져글링을 하면서 이 중 하나라도 떨어뜨리게 된다면 다른 공들도 닳고, 상처입고, 긁히고, 깨지고, 흩어져 버려 다시는 전과 같이 될 수 없다. 그러함으로, 이 5개의 공의 밸런스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인생을 잘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져글링은 일단 3개가 넘어가면 쉽지가 않다. 생의 밸런스를 맞추는 일이 쉬워 보이지만, 사실은 져글링만큼 어렵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진정 무엇이 소중한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아왔다거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무거운 어깨는 3개의 공이 넘는 져글링은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해 할 만큼 겁이 날 수 있다.

대프트 회장은 그럼에도 이 5개의 공들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인생을 잘 사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 방법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인생은 경주가 아닌 생의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음미하는 여행이다.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테리이고, 현재(Present)가 우리가 매일 받는 선물(Present)이기에,  현재와 선물이 영어로 같은 단어 인 ‘Present’이다. 과거나 미래에 집착해 삶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게게 하지말고, 삶이 하루에 한 번 뿐인 것을 잊지 않으며, 하루하루 모든 인생의 날들을 충실히 살아라.” 

12학년인 토마스가 마리화나를 학교에서 피우다 걸려, 일주일 정학을 받았다는 소식에 부모는 경악을 금치못했다. 토마스의 부모는 모두 대학교수로 그들의 지성은 많이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대학교 교수 종신 재직권(Tenure)을 받으려, 토마스가 고등학교를 들어갈 때까지 토마스를 잘 보살피지 못했다. 테라피를 받으며, 이미 토마스가 9학년때 마리화나를 접했고, 이미 너무 깊게 중독이 되어있음을 알게 되었다. 

부모는 모두 테뉴어를 받은 교수직을 가졌지만 ‘가족’이라는 유리볼이  깨어지기 직전에 있었음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토마스가 자라면서 매일 매일 주는 기쁨을 음미하는 대신, 교수직 테뉴어라는 경주에 몰입했고, 그들의 생의 밸런스가 깨져가고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아들의 치료를 하면서 부모는 테뉴어를 누가 먼저 따는 지 서로 비교하고 경쟁하면서 정작 돌보아야 할 토마스를 등한시 했음을 고백했다. 부모들은 자신들을 정직하게 바라보았고, 토마스와의 관계회복을 우선으로 두면서 자신의 생의 밸런스를 맞추었다. 

토니는 당뇨병 증상이 보이자, 의사는 약물치료, 운동과 음식조절을 권유했다. 고집이 센 토니는 가까이 있는 가족의 염려와 보살핌을 잔소리라고 귀찮아 하며 치료를 무시했다.  자신이 과거에 풋볼을 할 만큼 건강했다는 사실에 집착을 하며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뇨가 점점 심해지면서, 눈, 신장, 신경에 손상이 오기 시작했고, 더 심각하게 생의 밸런스가 깨지기 시작한 것은 그의 성생활의 지장이었다. 약간 금이 가던 ‘건강’이라는 유리볼은 성기능 저하라는 다른 금을 긋기 시작했고, 그의 남성상의 자신감이 위축되면서 그의 생에 큰 위기감이 온 것이다. 다행히 토니는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매일 매일 치료에 임했고, 가족의 사랑을 재확인하면서, ‘건강’이라는 유리볼을 재생하고 그의 생에서 밸런스를 찾아갔다. 

제임스는 큰 회사의 CIO로 700명의 사원을 둔 임직원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지위와 명예, 부만으로 자신의 인생의 져글링을 잘하게 될 거라고 믿고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다. 매사추세츠로 이사를 오면서, 새로 이사한 동네의 이웃 친구들을 슈퍼볼 파티에 초대했는데 70명이 넘는 게스트가  자신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해를 거듭 할수록 게스트의 수가 줄어갔다. 8년이 지난 후, 게스트 전원 모두 핑계를 대면서 자신이 초대에 응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과의 관계는 마음과 마음이 한 걸음 한 걸음 같이하며 서로 노력하고 공유하며 쌓여지는 과정인데, 그는 자신이 필요하면 찾는 이해관계의 결과로 보았다. 현재 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쌓여지는 관계의 노력없이, 그저 일 년에 몇 번 자기 이벤트에 초대하며 과거와 미래만 존재하는 그런 관계로 친구가 생기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의 딸인 케시의 거식증으로 테라피 치료를 받으면서 자신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자신의 생의 큰 두려움이였음을 표현했다. 자신이 완벽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었기에 자신의 일의 성공에 매진했다고도 말했다. 그래서 케시를 완벽하게 키우려 했다고 했다. 그의 완벽성은 관계를 컨트롤하게 했고, 그의 사랑법은 콘트롤이었다. 그는 많은 것을 갖고 있지만, 친한 친구를 살수는 없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없는 그는 생의 져글링의 밸런스를 맞추기가 힘들다. 

캐어린은 헤로인 중독자이다. 16살에 처음 시작했던 마리화나를 시작으로 30년을 약물중독으로 삶에 피해가 너무나 많다. 46살인 그녀는 HIV에 감염되어있고, 6번의 뇌졸증으로 한쪽 시력과 청각을 거의 잃었다. 지난 해 초에는 심장에 이상이 와서 죽을 고비를 넘겼다.

마흔 중반의 그녀는 60세의 여인처럼 나이가 들어 보였다. 그녀는 헤로인대신 헤로인을 대신한 써박슨(Suboxone)약을 먹으려 써박슨(Suboxone) 클리닉을 다닌다. 그녀는 헤로인을 끊었다가, 또 시작하는 재발(Relapse)을 수없이 반복했다. 헤로인을 투약하고 있으면 거짓말을 정말 진짜처럼 한다. 헤로인을 구하려 몸을 판 적도 있다. 헤로인이 들어가면 그녀의 영혼은 병들어 간다. 그녀의 영혼이 빠져나간 얼굴은 마치 시체의 얼굴같이 섬뜩하다. 헤로인을 끊은 지 근 이년, 그녀의 영혼은 다시 맑고 향기로워져 있다. 맑고 향기로운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려면 깨끗한 영혼을 가지려 노력해야 함을 깨닫게 한다. 자신이 떳떳해져서 좋다는 그녀의 깨끗한 영혼이 다시 살아나자, 화장을 안 해도 너무나 아름답다. 해맑은 미소와 함께 청아한 그녀의 영혼은 그녀의 생에 밸런스를 준다. 

마음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새해의 시작인 오늘, 이 시간을 내 남은 생애의 첫날의 선물로 음미하며 ‘일, 가족, 건강, 친구, 영혼’의 공들을 균형에 맞추어 날려보자. 2016년의 매일 매일들이 차곡 차곡모여 소중한 한해가 되도록 우리 열심히 서로 사랑하며 살아보자!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508-728-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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