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12주기, 그리고 팍스 시리아나 (1) |
보스톤코리아 2013-09-16, 11:33:01 |
2001년 9월 11일 12년이나 지났지만 그날 CNN을 통해, 2001년 9월 11일, 전세계에 생중계되었던 그 장면은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세상에, 110층짜리 세계 무역센터 빌딩을 향해 그냥 돌진해버리다니! 초고층 빌딩이 무너져내리고, 2차, 3차 연쇄 붕괴가 벌어지고, 펜타곤이 공격을 당하고… 브라운관을 통해 눈 앞에 벌어지고 있는 장면이 실제상황이라는 사실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수 년이 지나 영화 속에서 러시아의 크레믈린 궁전이 폭파되는 미션 임파서블 4가 그닥 스펙터클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때, 난 그 책임의 2할 정도를 9.11 테러 발생 후 몇일 동안 티브이에서 반복 재생해준 충격적인 장면들에 돌렸다. 전세계 사람들은 테러의 스케일에 모두가 크게 놀랐고, 그 현장에서 희생당한 숱한 사람들을 추모하며 함께 울었다. 그리고 다 같이 물었다. “누가, 왜?” 그날의 테러는 자살 테러였기에, 테러범들 역시 현장에서 사망했으니, 그들의 테러 동기를 확인할 길은 없고, 그저 비행기를 몰고 무역센터로 펜타곤으로 돌진한 비행기 조종사들이 “이집트 및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여러 가지 정황과 제보를 바탕으로 9.11 테러가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를 비롯한 이슬람 테러 조직의 소행으로 벌어졌다고 판단한 미국은, 얼마 후 영국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시작했다.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오사마 빈 라덴을 은신시켜준 데 대한 보복이자, 오사마 빈 라덴을 내 놓으라는 압박이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이름이 붙은 아프가니스탄 공습은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실각시키고 과도 정부를 세우는데 성공하면서 (일단은) 끝났다. (이미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탈레반식의 극단적인 통치에 대한 반대 여론도 높은 상황이었다) 이라크에서의 어쨌거나 전쟁 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하는 데 실패한 미국은 곧이어 대 이라크전 준비에 돌입했다. (그런데 이라크는 왜?) 2003년 3월 이라크 공격이 시작되기 이전에 미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전쟁의 정당성을 “모색” 혹은 “광고”하게 된다. 비-중동 지역 사람들에게는 중동 지역 전체가 그저 천편 일률적인 “아랍권” (심하게는 이슬람 근본주의로 똘똘 뭉친 잠재적 테러 세력)으로만 보여지겠지만 알 카에다가 일으켰다는 9.11 테러에 대한 대응으로서 이라크 전쟁을 벌이게 되는 결정은 다소 논리적인 비약이 있다. 그렇기에 미국은 초반에는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이라크 전쟁이 필요하다고 했다가, 또 한 편으로는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이 보유한 대량 살상 무기 혹은 생화학 무기의 위험성으로부터 미국의 군사작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 시도하기도 하였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던 2003년 3월의 공식적인 명분은 후세인 정권하에 고통 받는 이라크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이라크 전쟁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Freedom in Iraq 혹은 Operation for Democracy 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당연히 군사력이 우세한 미국은 개전 후 두어달 만에 이라크를 점령했다. 어차피 우리 눈 앞에 벌어지는 전쟁이 아닌 탓이었을까. 미군들이 이라크에서 여전히 군사 작전 중(이었)다는 (그런데 왜?) 사실 조차 크게 실감나지 않은채 세월이 흘렀다. 9.11 테러 발발 후 10년이 지난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이 “제로니모”라 이름 붙은 특수 작전으로 제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즉각적인 의문이 피어 올랐다. “만약, 테러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였다면, 혹은 앞으로의 테러 위협을 제거하고 싶었다면 아프간에서, 이라크에서 정말 (숱한 민간인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전쟁>이 필요했었던 걸까?” 이 질문은 냉소를 위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내 학생들에게 혹은 내 아이들에게 미국사를 이야기해주면서, 이라크 전쟁의 원인과 명분에 대해 뭐라고 설명할 것인지에 대한 망설임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은 테러와의 전쟁이었던 적도 있지만, 대량 살상 무기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전쟁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대량 살상 무기의 존재는 이라크 전체를 초토화시켜봐도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니 이라크에 자유나 민주주의라도 증진시킬 수 있었어야, 혹은 오늘날 우리가 테러의 위협으로부터는 좀 안전해야 그 전쟁이 뭔가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 최선일까? 역설적이게 들리겠지만 테러와의 전쟁에서 시작했던 것 같은 21세기 초반 십 여년 간의 전쟁은 테러리스트를 양산하는 전쟁이 되었다. 가령, 미군의 군사 개입 이후 안정화되기는 커녕 전쟁과 민간인 살상의 일상 속에 피폐해진 이라크인들의 반미감정을 증폭시켰고, 이라크의 일반인들이 이전까지 이라크 외부에 존재했던 테러 조직에 오히려 가까워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랍의 봄 이후 어쩌면 부패하고 무능한 독재를 국민들이 스스로 끝낼 수 있겠구나 싶었던, 중동의 또다른 나라 시리아. 그러나 최근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또다시 십년전 그때처럼 “대량 살상무기의 위험”이 제기되었고, 어쩌면 또다시 미국은 아랍의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걸까? (다음 주 칼럼에서 계속) 칼럼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은 WisePrep 소피아선생님 (617-600-4777, [email protected])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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