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세상은 희망이 있는 곳이란다 |
보스톤코리아 2013-07-22, 11:54:58 |
보이스카웃 캠핑을 갔다 번갯불에 텐트가 타서 아이들이 화상을 입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이번 여름엔 부쩍 천둥 번개가 많이 치는데 어디 불안해서 캠프를 보내겠나. 그런데, 이 일이 아니더라도 뉴스를 들으면 세상엔 불안한 일 투성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겐 더욱이 더 그렇다. 꼭 둥번개가 치는 날이 아니라도 언제 어디에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듯하다. 날씨가 맑은 날에도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다 떨어질 수도 있고, 야구 공에 맞아 다칠 수도 있다. 이런 걱정을 하기 시작하면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이렇게 부모가 노심초사하는 것은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하는 아이가 아무런 어려움도 겪지 않고 한 평생을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살수는 없으며, 설사 그럴 수 있더라도 그 삶이 아이에게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인생을 수업이라고 하는 것처럼 사람은 살면서 겪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통하여 성숙하고 완성되어 간다. 부모들은 아이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때때로 그 사랑때문에 세상에 대한 많은 진실을 비밀로 하고, 아이를 온실의 화초처럼 키우기도 한다. 세상 모든 어려움은 내가 대신 할테니 너는 편안하게 행복하게 살라고 말이다. 하지만, 온실에서 자란 화초가 뜨거운 햇볕과 비바람을 견딜 수 없듯, 아이도 부모를 떠나 세상에 나가면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부다Buddha 의 아버지는 왕으로 아들이 세상부귀영화를 다 누리게 하고, 왕궁 안에서만 살도록 하면서 세상의 고통은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부다는 스물 아홉살이 되었을 때, 사람은 늙게 되고 병에 걸리며 결국 죽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삶이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자신의 신분과 가족을 버리고 출가를 한다. 사람들은 되도록 고통을 피하고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공부를 하고 돈을 벌고 결혼을 하는 것도 그렇게 하면 행복해질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든 고통과 어려움은 피할 수가 없다. 현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고통은 피하려고 하고 행복을 좇아 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생은 고해라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행복이 무엇인 지를 알게 된다고 한다. 고통은 피하려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행복해진다는 말은 알듯하면서도 어려운 얘기이다. 나는 이것을 이렇게 자녀교육에 적용해본다. 요즘 부모들이 자녀에게 심어주려고 그렇게 노력하는 자신감이라는 것, 그것은 외적인 것(학식, 외모, 경제력 등) 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삶의 질은 어려움을 어떻게 잘 관리하는가에 달려있다. 어려움을 겪으면 쉽게 좌절하고 쓰러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자신을 개발하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이것을 아주 간략하게 잘 표현하는 영어 단어가 resilience 이다.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자질을 가지게 되는 결정적인 요인은 카리스마를 가진 어른에 의해서라고 한다. 그 어른은 위인, 교사나 단체의 지도자 일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부모라면 아이에게 더 없이 큰 행운이겠다. 카리스마를 가진 부모란 어떤 사람일까? 미국의 정신과 의사로, 두 아이를 잃게 된, 고든 리빙스턴 Gordon Livingston 은 “너무 일찍 나이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 버린 Too Soon Too Old Too Late Smart” 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안전하지도, 그리 완전하지도 않지만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만한 곳이라는 사실을 아이에게 직접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백마디 말보다는 행동이 효과적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부모에게서 사랑과 존중을 받고 있음을 항상 느끼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세상은 위험과 부조리로 가득한 것처럼 보이며, 이런 세상을 살만한 가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불완전한 것처럼 보이는 세상이 불완전한 인간에게 가장 완벽한 곳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직 세상과 삶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세상과 아이에 대해서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홍새나 (컬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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