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것과 느린 것
보스톤코리아  2013-04-15, 17:45:37 
빠른 것은 무엇이고, 느린 것은 무엇일까?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듯이, 이를 사진으로 표현해보면 너무나 다양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우연히 접한 포스터 이미지에 보니 빠른 것을 ‘총알’로, 느린 것을 ‘담배’로 표현했다(아래 사진 참조). 그 의미는 모두 알 것이다. 이처럼 사진은 단순히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상징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을 계몽하기도 한다. 굳이 광고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매일 일어나는 장면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흥미로운 스냅사진들을 촬영할 수 있다. 이번 컬럼에선 사진에 있어서의 시간과 속도, 셔터에 대해 얘기해 보자.

사진예술이 다른 예술과 차별되는 것 중에서, 시간의 기록이란 점에서 본다면 셔터가 가지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시간의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셔터를 이용한 표현 방법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카메라를 보면 500, 250, 125, 60, 30등과 같은 숫자들을 볼 수 있다. 이는 1/500sec, 1/250sec등을 간략하게 표시해 놓은 것인데, 이 숫자들이 바로 셔터스피드를 나타낸다. 셔터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두 장 이상의 검은막 으로 만든 틈으로 빛이 센서(CCD, 필름)에 닿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으로 ‘셔터의 개방시간이 짧다’ 혹은 ‘길다’로 말할 수 있다. 이는 셔터에는 시간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셔터스피드가 빠르다, 느리다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짧은 셔터시간은 빠른 셔터의 열고 닫힘을 요구하고, 빠른 움직임의 피사체를 정지된 것처럼 사진에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셔터스피드란 얼마를 말하는가? 일반적으로 1/500sec이상을 고속셔터스피드라하고, 1/30sec이하를 저속셔터스피드라 한다. 또한 셔터 값은 촬영시 카메라의 흔들림 없는 사진을 위해서 렌즈에 따라서 설정을 달리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200mm이상의 망원렌즈는1/250sec이상의 셔터스피드를 사용해야 카메라의 흔들림이 적고, 100mm렌즈는 1/125sec이상, 50mm는 1/60sec이상 셔터를 설정해야 흔들림이 적다고 권장한다. 하지만 이는 권장셔터수치일 뿐, 카메라의 흔들림 없는 사진을 원한다면 삼각대(Tri-pod)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셔터스피드를 이용하면 보다 색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셔터는 빠름과 느림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우리 눈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빠르거나 느린 움직임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기능이다. 선은 무수히 많은 점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듯이 움직임은 하나하나의 정지동작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인간의 눈만으론 인식할 수 없고 카메라의 셔터스피드를 이용하면 가능해진다.

좋은 카메라와 좋은 렌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기능상 차이점이 있겠지만, 첫째로 카메라는 셔터 타임이 빠르고, 렌즈는 빠른 셔터 타임에 대응할 수 있는 밝은 조리개 수치를 가지고 있다. 최근의 디카는 1/8000초를 기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셔터 타임은 한낮에 태양광을 정면으로 마주보지 않는 한 잘 선택되지 않는다. 만약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코스모스를 찍는다면, 조리개를 f11이나 f16에 세팅하면 셔터는 1/125초나 그 이하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셔터 타임은 선예도가 높은 사진을 만드는데 방해요소이다. 바람이 많이 불면 코스모스의 선명한 모습을 느린 셔터로는 담을 수 없다. 이럴 때 셔터 타임을 1/500으로 잡으면 아주 선명한 코스모스를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이처럼 셔터타임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지, 공식처럼 외울 필요는 전혀 없다.

조금 더 예를 들어 보면, 무지개는 가벼운 수증기에 반사되는 빛이다. 가벼운 수증기는 증발이 빠르고 바람에 잘 움직인다. 그래서 빠르게 찍어야만 한다.
반대로 부드러운, 수채화나 파스텔톤으로 사진을 찍고 싶으면 셔터 속도를 느리게 해야 한다. 후보정에서 몇 십분씩 시간을 들여서 필터를 사용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몇 초만 투자하면 얼마든지 원하는 느낌을 잡을 수 있다. 어둡고도 선명한 톤은 셔터 타임을 빠르게 하면 되고, 밝고 부드러운 사진은 셔터 타임을 길게 하면 된다. 같은 사진이라도 셔터 타임에 따라 사진은 달라 진다. 빠른 것과 느린 것을 찾아보고 이를 사진으로 보자.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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