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회 홍하상의 일본상인 탐구 |
보스톤코리아 2012-10-22, 12:42:59 |
▶▶ 지난호에 이어
“그대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 보답하고 싶은데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얘기해 보라.” 이에야스가 하문했다. 그러자 요도야 죠안은 “괜찮습니다만.”이라고 사양했다. 주고 싶은 입장에서 상대가 사양하면 더욱 주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토쿠가와 이에야스가 “그래도 이야기보라.” 그러자 요도야 죠안이 겨우 대답하기를 “들판에 널려있는 저 시체들을 치우게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에야스에게는 매우 뜻밖의 청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들판에 널려있는 수만의 시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던 차였다.여름이 되면 시체가 썩어 악취가 진동할 것이고,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도 우려 되었다. 그런데 시체를 맡겨 달라니. 토쿠가와 이에야스는 그렇지 않아도 막대한 돈을 들여 시체를 치우려고 했던 판이었다. 거저 굴러온 떡이었다. 이 자는 지난 번에는 공짜로 천막을 수천 동 지어주더니, 이번에는 시체까지 처리해주겠다고 하여서 토쿠가와 이에야스를 감동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본심을 들키고 싶지 않은 토쿠가와 이에야스는 못 이기는 척 하며 “그럼 그렇게 하시오.”라고 말했다. 그 다음 날부터, 요도야 죠안은 시체 처리에 나섰다. 시체의 숫자가 많았지만 시체 옆에는 그들이 쓰던 투구와 갑옷, 창과 칼이 무수히 널려 있었다. 요도야 죠안은 시체를 처리하는 한편, 갑옷과 투구, 창과 칼을 따로 모았다. 결산을 해보니, 시체 처리비용을 모조리 뽑고도 몇 곱의 이익이 남는 장사가 되었다. 장사꾼은 장사꾼이었다. 세상엔 공짜가 없는 법. 당시 일본의 투구와 갑옷은 매우 고가였다. 특히 갑옷의 경우는 순전히 수공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어서 지체가 높은 무사의 것은 하나를 만드는데 3년씩 소요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 품질이 좋은 칼의 값은 금과 은의 가치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요도야 죠안이 투구와 갑옷, 칼과 창을 모조리 수거해 갔다는 보고를 받은 토쿠가와 이에야스는 무릎을 탁 쳤다. “역시 장사꾼이다.” 요도야 죠안은 그렇게 해서 번 돈으로 요도가와에 요도교라는 다리를 놓는다. 이것이 유래가 되어 지금도 오사카 사람들은 그 다리를 요도야바시라고 부른다. 장사의 귀재였지만 요도야 죠안은 오사카를 위해서 많은 일을 했다. 그 중의 하나가 나카노지마(中之島)의 개발이었다. 나카노지마는 요도가와 강의 한 가운데 자리잡은 삼각주 섬이다. 당시에는 갈대숲이 우거진 버려진 땅이었으나 요도야 죠안은 거기에 제방을 쌓고 준설을 해서 나카노지마를 상업의 중심지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결국, 나카노지마는 요도야의 꿈대로 일본의 3대 시장이 들어서는 상업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훗날 무려 130개 번의 대형 창고가 거기에 자리잡기 때문이다. 나카노지마는 강의 한 가운데 떠 있는 섬이어서 물자의 운반과 이동에 더 없이 편리했기 때문이다. 이후 요도야 죠안 집안은 1대 요도야 죠안을 비롯, 2대 켄요온(玄个庵), 3대 카이사이(箇齋), 4대 가이온(个庵), 5대 신고로(辰五郞)를 거치면서 천하의 거상으로 자리잡는다. 그들의 5대 백년은 오사카 발전을 위한 헌신이었다. 특히, 5대 신고로의 경우는 오사카를 ‘천하의 부엌’으로 자리잡게 하는데 막대한 기여를 했다. 일본의 3대 시장인 미시장과 채소시장, 생선시장을 구축하고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오늘날 오사카가 천하의 부엌이 된 것은 쌀과 채소, 생선이라는 3대 주부식이 모두 오사카에 입하되고 출고되기 때문이다. 이 3대 주부식시장은 1931년까지 무려 300년 간이나 그 기능을 발휘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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