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팍스보로 주민들

팍스보로 주민들 카지노 건설 계획 반대

이미 질레트 스타디움만으로 충분해

(보스톤=보스톤코리아) 정성일 기자 =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홈구장인 질레트 스타디움이 위치한 팍스보로(Foxborough)에 카지노 건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질레트 스타디움만으로도 많은 불편한 점이 있는데 카지노까지 들어서면 주거 환경이 더욱 안 좋아질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는 것.

팍스보로 주민들은 매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일요일만 되면 패트리어츠의 경기 때문에 큰 교통 혼잡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지노까지 들어서게 되면 교통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각종 범죄가 급증할 것이라는 게 팍스보로 주민들의 말이다.

패트리어츠의 구단주인 로버트 크래프트는 지난 주에 카지노 건설 계획을 공식화했으며,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개발업자인 스티브 윈과 함께 10억 달러 규모의 카지노 리조트를 건설을 구상 중이다.

크래프트에 따르면 카지노 리조트는 질레트 스타디움과 패트리어츠 쇼핑 센터 인근의 200에이커 부지에 건설 된다. 또한 카지노 리조트에는 호텔, 쇼핑몰, 레스토랑, 위락시설 등을 함께 건설하여 복합적인 상업지구를 형성하게 된다.

윈은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패트리어츠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의 경기에 초대 되어 크래프트와 함께 풋볼 경기를 관람하고 구체적인 사업 구상을 나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윈의 계획은 크래프트가 소유한 질레트 스타디움 인근 부지를 임대 받아 카지노를 건설하고 운영을 맡는 것이다.

크래프트가 팍스보로에 카지노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우선 카지노 건설 허가권을 매사추세츠 주 정부로부터 받아야 한다. 최근 법제화된 카지노 법안은 매사추세츠 주의 지정된 구역에 3개의 카지노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팍스보로는 카지노 법안에 따라 그레이터 보스톤 지역에 속한다.

그레이터 보스톤 지역에서는 이미 작년에 써픽 다운스(Suffolk Downs) 경마장이 카지노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크래프트는 써픽 다운스 경마장과의 경쟁 입찰에서 승리해야 카지노를 건설할 수 있다.

또한 카지노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카지노 법안에 따르면 카지노가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승인을 해야 카지노를 건설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팍스보로의 많은 주민들이 카지노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팍스보로 타운 위원회의 계획 이사를 맡고 있는 케빈 웨인펠드는 “내 생각에 그들(크래프트와 윈)은 힘든 길을 가려고 하는 것 같다”며 “이곳 주민들은 팍스보로가 (카지노가 들어서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타운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팍스보로 주민들은 이미 지난 2004년에도 도박 관련 시설을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 적이 있다. 당시에 질레트 스타디움 근처에 경마장을 건설하려는 계획이 추진 되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 되었다.

팍스보로에 위치한 배송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레이첼 키프는 “질레트 스타디움만으로도 충분하다”며 “팍스보로는 작은 타운이고, 우리의 가치와 환경이 존중 받아야 한다. 도박 산업은 다른 어딘가에 들어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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