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대기업에 밀린 한인 세탁업계 '먹구름'
첨단 세탁, 딜리버리 픽업체제에 맞대응 못해
지속적 매출감소, 렌트, 인건비 상승 등 2중고
한인업소에 퇴로 열어주는 협회 활동 절실
보스톤코리아  2018-09-13, 20:58:05 
대형 미국 세탁업체 앤톤스(Anton’s)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 늘었다
대형 미국 세탁업체 앤톤스(Anton’s)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 늘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한인 세탁업소가 지속적인 매출감소, 렌트와 임금 등 각종 비용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내 한인세탁업 중 그나마 가장 낫다는 보스톤 등 미 동북부의 이야기다. 

과거 한인 세탁업소들은 새벽별을 보고 출근해 달을 보고 퇴근하는 뛰어난 근면성, 세탁품질 등으로 미국인 세탁업소를 누르고 세탁업계를 장악했다. 

소규모 미국업체들은 한인 업체와의 품질경쟁에서 밀려 대부분이 문을 닫고 한인 세탁소로 경영권을 넘겼으며 기업화된 대형 세탁업체만 살아 남았다. 한인세탁업계는 거의 대부분의 매사추세츠 주내 세탁업계를 빠르게 장악하며 세탁업계의 강자로 군림했었다. 

그러나 한인 세탁업소는 2008년 미국의 대불황으로 크게 위축됐으며 그 이후 미국 경기 활황에도 불구하고 매년 지속적인 매출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한 세탁업주는 매년 2-3%씩 감소하던 매출이 10년 넘게 이어지다 보니 이제는 30% 이상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한인 세탁인들은 대부분이 어렵다는 것에 동의한다. 
경기가 불황이었을 때는 실업자로 세탁업계가 불황을 함께 겪을 수는 있지만 경기가 나아지고 미국 실업률이 3.9%에 불과한 지금에도 계속 매출이 감소한다면 다른 곳에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세탁업계 종사자들은 이 같은 세탁업계 불황이 “(경기 호황에도 불구)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않았고 청년실업이 만성화됐으며 옷감 등의 변화로 세탁소를 이용하지 않는 문화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다른 진단도 있다. 소규모인 대부분의 한인 세탁업계가 매출감소를 겪고 있는 반면 대형화된 미국 세탁업계들은 매출이 되려 늘었다. 대형 미국 세탁업체 앤톤스(Anton’s)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 늘었다. 딜리버리 픽업 경쟁이 심해진 탓인지 이마저 매년 5% 이상이던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라는 것이다. 대형업체 디펜더블(Dependable) 등도 성장세를 기록했다. 

보스톤 세탁업계의 터줏대감인 노명호 전 세탁협회 회장은 “세탁업계는 과거의 퀄러티 승부가 아니라 대형화 그리고 첨단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승부가 갈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매출이 줄 때 인근에 새로운 세탁소가 생겼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형기업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실시간으로 딜리버리 및 픽업을 하기 때문에 누가 고객을 앗아가는지 확인할 길 도 없다”는 것이다. 

대형화 기업화된 미국 세탁업계들은 첨단 GPS를 활용한 딜리버리 및 픽업시스템 및 차량을 갖추고 있다. 종업원 임금도 훨씬 높게 지급한다. 대형 세탁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작은 공간의 드롭오프(Drop-off)샵을 싸게 렌트해 카운터에 집중 투자한다. 첫인상이 중요한데 이 업소들은 고급 식당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첨단 세탁장비로 인해 한국업체와의 품질차이도 거의 없다. 

가격이 비싸도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옷을 맡기고 받는다. 노 전회장은 “이젠 식품마저도 딜리버리하는 세상인데 세탁물은 왜 안그러겠냐”고 반문한다.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애드코, 레이드로 비누를 공급하는 브라이언 매씨는 “픽업, 딜리버리를 하지 않는다면 5년내에 소규모 세탁소는 문을 닫는다”고 단언할 정도다. 

대형화 기업화된 미국 세탁업계들은 첨단 GPS를 활용한 딜리버리 및 픽업시스템 및 차량을 갖추고 있다
대형화 기업화된 미국 세탁업계들은 첨단 GPS를 활용한 딜리버리 및 픽업시스템 및 차량을 갖추고 있다
 
노전회장은 “한인들은 정말 열심히 일해왔지만 미래는 보지 못했다. 일하고 집사고, 자녀들 키우고 하느라 지금 같은 상황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제 세탁소 매물이 나와도 쉽게 팔리지 않는다. 

노회장은 “이런 측면에서 한인 세탁업계는 더 늦기 전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소한 한인 대형공장이라도 마련해서 운영하는 것이 그나마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사실 세탁협회를 중심으로 이 같은 논의는 20여년 전에도 나왔었다. 그러나 당시 큰 어려움이 없던 한인들은 자신들 업소에 집중했을 뿐 이 같은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현재 한인 세탁협회는 사실상 불능화되어 있다. 누구도 협회장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 또한 자체 생존에 바쁜 세탁인들이 더 이상 혜택을 주지 않는 협회에 신경을 쓸 여유도 없다. 최동인 전 세탁협회장은 “회원들의 무관심이 지금의 상황을 자초한 것도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지금은 뜻이 맞는 일부 업소들이라도 선구적인 공동대응을 시작해야 한다. 현상 유지에 급급한 한인세탁업소들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작업이 지금이라도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 노회장의 지적이다. 세탁협회 활동이 필요한 이유다. 

2년 후인 2020년엔 상가를 제외한 주상복합 건물에서는 현재의 퍼크(Perk) 드라이클리닝 기계도 모두 친환경 기계로 전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개별 한인 세탁업소들 이익을 대변해줄 단체의 필요성도 절실하다. 

조온구 회장은 “누가 세탁협회장을 하든지 정말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손정봉 전 세탁협회장은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지만 누구든 총대를 메려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최회장은 “협회가 정말 (회원들에게)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 그런 리더십이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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