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책이란 무엇인가?
보스톤코리아  2023-11-06, 11:22:56 
책을 쌓아두고 읽지 않는다는 건 찜찜하다. 그러나 이젠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은가 보다. 선학先學들이 말한바에 따른다. 사놓고 읽지 않는것도 독자의 권리라 했다. 선배들의 격려??에 일단 힘을 얻는다. 읽건 읽지 않건 그건 차후 문제라는 말인 바. 때가 이르면 읽을 수도 있겠다. 

많은 책을 읽었다고 말하는건 자랑할 만한 건 아니다. 나 또한 그러한데, 책을 읽었다는 걸 말하자니 계면쩍다. 그러나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이다. 

등화가친燈火可親. 옛말인데, 등불아래서 책을 읽을만 하다는 뜻이다. 날은 선선하니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과도 통한다. 소설도 있다만 김현승 시인의 시 한편도 사뭇 어울린다.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절창이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김현승, 가을의 기도 중에서)

지난 여름이다. 비가 잦았고, 바람이 불고 폭풍우도 자주 몰려왔더랬다. 덕분에 정전사태가 두어번 있었다. 갑가지 전기가 없다면 막막하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없으니 들여다 볼거리가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 종이책? 그러나 촛불을 켜고 종이책을 꺼내 읽는다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 과한 욕심인데 눈도 곧 침침해 진다. 역시 종이책도 전기불 아래서 읽어야 편하다. 누워서 읽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마침 종이책을 향한 구진함이 있었다. 편하고 가벼운 읽을 거리를 찾을 적에 존 그리샴이 떠올랐다. 그가 했다는 말이다. ‘인생에서 좋은 책에 빠져드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거의 없다." 그에게는 좋은 책읽기가 가장 즐거운 일이라는 말일게다. 

그렇다고 그의 책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책이라는 말은 아니다. 내가 읽었던 그의 책들은 모두 탐정오락물이고 법정이야기이다. 그러나 지난 몇해 그를 잊고 있었기에, 이때다 싶어 몇권 주문했다. 읽다가 덮고, 쉬다가 읽고 그러나 흥미진진하게 한권은 읽었다. 

= 작가 그리샴은 교회에 나간다고 알려져 있다. 책에서도 그의 신앙이 자주 드러난다. 그의 고백이다. "예수는 천국과 지옥에 대해 설파한 것보다 가난한 사람과 병든 사람, 굶주린 사람을 돕는 일에 대해 더 많이 설교하고 가르쳤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아니한가?"
내게 책은 오락이다. 그러나 배우는 바도 적지 않다. 

낮은 낮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시편 19:2)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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