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32세 풍월주風月主 신공信功(29)
보스톤코리아  2023-07-17, 11:48:30 
진성여왕의 후손에 대한 기록을 보면, 숙부인 김위홍과 혼인하여 아들 둘을 낳았다는 설이 있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른 것같다. 다만 의붓 아들 김양정金良貞(양패良貝, 양원良員 으로도 전하는데 이는 모두 비슷하게 생긴 한자가 재필사되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양정이 막내 아들이라는 기록도 있다.) 이 있었는데 양정의 친모은 김위홍의 첫 부인인 부호부인으로 추정된다. 진성여왕 역시 이전의 두 여왕 선덕, 진덕과 마찬가지로 불임의 여왕이었음이 확실하다. 추측컨데 진성여왕에게는 왕위를 물려줄 아들이 없었기에 오빠인 헌강왕의 서자 김요446) , 즉 12~3세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자신의 서조카에게 왕위를 물려 주었다. 그가 제 52대 효공왕이다. 
한편 삼국유사에 기록된 ‘거타지 설화’ 에 진성여왕의 의붓아들인 양패가 등장한다. 또한 이 거타지 설화가 갖는 흥미로운 점은 고려가 개국을 하면서 태조 왕건의 선조들의 탄생과 생애를 ‘신격화’ 하는데, 김춘추의 왕비 문명왕후가 왕후가 된 ‘오줌 누는 꿈과 코피/월경 이야기’ 도 함께 차용하여 가문의 신비스러운 설화를 잘 만들어 놓았다(고려사에 기록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거타지 설화는 조선시대에 쓰여진 ‘심청전’ 의 모티브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거타지설화(원문 진성여대왕거타지)의 내용을 요약해 본다.
<아찬(2등급) 양패良貝는 왕의 막내 아들이었다. 당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후백제의 해적들이 진도津島에 진을 치고 있다하여 궁수 50명을 뽑아 그를 호위하게 하였다.
배가 곡도鵠島에 닿으니 풍랑이 크게 일어나서 열흘이 넘게 그곳에서 묵게 되었다. 그래서 양패는 사람을 시켜 점을 치게 하였다. 점을 친 사람은 양패에게 섬에 신지神池가 있으니 그곳에다 제사를 지내야 된다고 하였다.
이에 제물을 차려놓으니 못 물이 한 길 정도 솟아올랐다. 그날 밤 양패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서 “활 잘 쏘는 궁수를 한 명을 섬에 남겨두면 순풍을 얻어 항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양패는 꿈에서 깨어 누구를 남겨두면 좋겠냐고 물으니, 나무조각 50개에 모든 궁수들의 이름을 각각 써서 물속에 던져 제비를 뽑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그 의견에 따라 했더니 거타지의 이름이 쓰인 나무조각만 물에 갈아 앉고 나머지는 모두 떠올랐다. 그래서 거타지만 남겨두고 다시 출항을 하니 순풍이 불어 배는 잘 나갔다.
한편, 거타지는 홀로 섬에 남아 근심에 잠겨 있는데, 갑자기 한 노인이 못에서 나왔다. “나는 서쪽 바다의 신神이오. 매일 해 뜰 무렵에 중僧 하나가 하늘에서 내려와 다나리 주문을 외우고 이 못을 세 번 돌면 우리 부부와 자손들이 모두 물 위에 뜨게 되는데, 그 중은 내 자손의 간장肝腸을 빼먹곤 하오. 이제 우리 부부와 딸 하나만 남았소. 내일 아침에 반드시 또 올 것이니 그대는 활로 중을 쏘아주시오.”
이에 거타지는 노인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드렸고, 노인은 물속으로 들어갔다.
다음 날 해뜰 무렵, 거타지가 숨어서 기다리니 과연 중이 와서 주문을 외면서 늙은 용의 간을 빼내려고 하였다. 이때 거타지는 활을 쏘아 중을 명중하였다. 중은 늙은 여우로 변하여 죽었다. 이에 노인이 물속에서 나와, “공의 덕택으로 생명을 보전하게 되었으니 내 딸을 공에게 아내로 드리겠소.”
노인은 딸을 한 송이 꽃으로 변하게 하여 거타지의 품속에 넣어주었다. 그리고 용 두 마리를 시켜 거타지를 받들고 사신의 배를 따라가서 그 배를 호위하여 당나라로 가게 하였다. 이를 본 당나라 사람들은 황제에게 고하였고, 황제는 “신라의 사신은 정녕코 비상한 사람이다.” 라고 하며 양패를 위하여 연회를 크게  베풀고 금과 비단을 후하게 선물하였다. 거타지는 신라로 귀국한 뒤 품속에 있던 꽃가지를 꺼내니, 이윽고 꽃보다 더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하였다. 그 여인을 부인으로 삼아 여생을 함께 잘 살았다.>
이상이 삼국유사에 실린 거타지 설화의 내용이다. 참고로 삼국사기에는 진성여왕 7년에(893년) 에 병부시랑 김처회金處誨를 당나라에 사신으로 보냈는데 도중에 바다에서 익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당시에는 북원에서 양길, 완산에서 견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었고, 이듬해는 궁예가 하슬라(강릉), 저족(인제군), 성천(화천군), 한주(한산주), 부약(철원) 일대를 모두 장악하였으며, 877년에 태어난 왕건은 궁에의 휘하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446) 효공왕 김요金嶢는 제49대 헌강왕의 아들이지만, 왕후나 후궁에게서 태어난 왕자가 아니다. 884년경 어느날, 헌강왕이 사냥을 나갔는데 우연히 아름다운 여인을 보았다. 왕은 장막에서 야합을 하였고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그가 김요이다. 886년 헌강왕이 적자를 남기지 않고 사망했을 때, 그는 아직 돌이 되지 않았고, 또한 서자였기에 왕위가 헌강왕의 동생인 김황(정강왕)에게로 갔다. 정강왕 마저 이듬해인 887년에 사망하자, 왕위는 역시 동생인 김만(진성여왕)에게로 갔다. 진성여왕이 897년 사망했을 때 아들이 있었다면, 차기는 김요(효공왕)에게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신라에서 효공왕이 유일하게 진골의 신분이 아닌 왕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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