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재조산하
보스톤코리아  2022-08-08, 11:44:49 
십년도 훨씬 전이다. 어느 사회학자가 말했다. 그의 글중 몇대목만 날것으로 옮긴다. ‘이 시대의 사회심리를 집약하는 두 단어는 ‘향수’와 ‘불안’이다. 

불안감不安感은 모르겠다. 그러나 향수라면 이은상선생의 가고파이다. 노래가사도 정녕 눈물겹다. 가고파 가사다.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져
그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이은상 시, 김동진 곡)

사회학자의 말이 계속된다. ‘예전에는 부자 소리를 들었을 재산목록으로도 결코 행복하지 않고 …  불안바이러스가 몸과 마음을 점령했다. …흔들리는 현실을 어떻게 보수補修하고, 미래의 꿈을 어떻게 보수保守할 것인가’. (송호근, 중앙일보, 2011.07.05)

이 역시 수년전이다.  한국 전前대통령 시대가 열렸을 적이다. 당시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한자성어는  ‘재조산하再造山河’라 했다. ‘나라를 다시 만들다’라는 뜻이다. 이 문구는 대통령이 즐겨 인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륙년이 지난 지금에선 어림도 없는 막연한 꿈이 아니었던가 싶다. 그동안 국민의 불안감을 얼마나 덜어주었고, 얼마나 위로해줬으며, 과연 얼마나 변했던가. 다시 만드는건 아예 꿈이었던가?

색동옷 입고 웃고 웃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과연 그때가 돌아 올 것인가. 이번 정권에선 과연 치료받을 수있을 것인가. 과연 이번엔 향수와 불안감을 치료받을 수있을까 말이다. 아니 현실을 보수할 수있고, 미래의 꿈을 보수할 수있을 것인가. 다시 만들건, 새로 짓건 그건 상관하지 않는다. 

이래저래 재법산하在法山河가 되는 건 아닌지 그건 자못 궁금하다. 하도 법이 우리한테 가까이 다가왔으니 말이다. 요샌 뭐든 다시 들여다 본단다. 

기름값은 오르고, 천정부지이다. 기름없는 세상에선 자동차가 달리지 못한다. 과연 눈물없는 세상이 올수 있을꺼나? 나한테도 향수병이다.

마음이 불안하여 신음하나이다. (시편 38:8)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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