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행복과 행운사이
보스톤코리아  2021-08-09, 11:27:37 
한국 친구에게서 받았다. 카톡이었는데, 박완서작가의 글이다. 중국속담을 떠올렸다고 했고, 인용했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 예수믿는 사람들이라면 물위를 걷는 분은 오직 예수일테니, 바다위를 걷는 것은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바다위를 걸을 순 없다. 오직 땅에서만 걸을 수있고 뛸 수있다. 전제가 붙는다. 다리가 건강할적 이야기 이다. 덩달아 내 어머니 말씀도 떠올랐다. 젊고 씽씽한 다리일 적에 많이 걸어라.

박완서의 글이 계속된다. ‘예전엔 싱겁게 웃어 넘겼던 그 말이 다시 생각난 건, 반듯하고 짱짱하게 걷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다리에 이상이 생겼던 거다. 큰일 이라 지레 겁을 먹었는데, 다행히 별일은 아니었던 바. 작가의 다리가 다시 평상으로 돌아온 다음 그는 분명 안도했고, 행복했을 것이다. 

글의 결말이다. ‘행복하면 되지 행운까지 바란다면 그 또한 욕심이겠지요.’ 하긴 그렇다. 행복은 본인이 스스로 갖고자 하는 노력이 바탕이다. 노력없이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말이다. 한편 행운이야 노력과는 상관없을 텐데, 확률이야 그닥 높지는 않을게다.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같을 테니 말이다. 복권에 당첨된다면 그건 행복이 아닌 행운이라는 말이다. 유행가 제목같다만 복권은 오히려 불행의 씨앗이라고도 말한다.

세잎 클로바. 정연복 시인인데, 그의 시구절이다.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지만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입니다.’ 

그래, 
행운은 내게로 오지 않아도 좋으리
눈부신 행운을 꿈꾸지는 않으리 
행복하면 되지 
행운까지 바란다면 
그 또한 욕심이겠지요.
(정연복, 세잎클로버 중에서)

우리집 마당엔 클로버가 지천이었다. 그런데, 지난 두어해전 부터인가. 시름시름하는가 싶더니 아예 사라져 없어졌다. 하긴 우리집 클로버는 모두 세잎이었다. 행복(??)한 마당일텐데, 네잎 클로버는 눈에 띄지 않았다. 아예 찾을 생각도 없긴 했다. 귀찮았고 행운은 아예 바라지도 않았던 거다. 

바이러스 예방주사를 맞으면 백만불을 준다고 했다. 물론 추첨해서 당첨 될 경우에 해당한다. 나역시 당당히 등록은 했다. 혹시 아나 내게 행운이 있을지. 하지만 주사를 맞은 후에 더 행복했더랬다. 평안했던 거다. 걱정을 덜었으니 말이다. 주사를 맞은 건 내겐 슬기로운 행동이었다.

슬기를 간직한 사람은 행운을 얻는다 (잠언 19:8, 공동번역)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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