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멈춤
보스톤코리아  2020-07-27, 11:05:55 
일본에선 줄서기와 질서가 일상화 되었다던가. 모두 지진때문이고, 자연재해가 많아 그렇다는 거다. 질서는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책이기 때문일게다. 

줄서기. 국민학교에 들어갔을 적이다. 차례차례를 귀에 목이 박히도록 들었다. 교육은 안전사고 예방에도 한몫 했을 터. 차례를 지키는 것 뿐이랴. 복도에서 뛰어 다녀도 안되었다. 뛰다가 선생님이라 만날 적엔 급하게 멈춰야 했다. 급정거는 고난도高難度 였으니 숙련된 기술도 필요했다.

줄서기가 소용없던 경우도 있었다. 한국에서 시내버스를 탈 적이다. 승강장은 유명무실. 여유로운 승하차는 언감생심焉敢生心. 승강장 위치는 일정치 않았고, 내리고 탈수 있는 시간은 무척 짧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럴적에 원하는 버스를 타는 일은 경쟁이었고, 경주競走였다. 뜀박질 할 수밖에 없었고, 재빨리 버스에 올라탈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그것도 버스가 만원이면, 떠밀려서 올라설 수 밖에. 간신히 버스에 밀려 올라서면, 안내양이 소리쳐 외쳤다. 차문을 두드리며, 오라~이. 출발하라는 신호였다. 출발은 움직임이다. 움직임은 멈춤을 전제한다. 정지停止일 수도 있다. 
올 여름에도 광화문엔 글판이 걸렸다. 

‘씨앗 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태여난다.’
(백무산, 정지의 힘)

한동안 모든게 멈춰있었다. 모두 바이러스 때문이다. 일터는 문을 닫았고, 모임은 취소되었다. 게다가 왠만한 상점은 영업할 수없었다. 덕분에 트래픽 문제는 훨씬 덜었고, 거리는 한결 한산했다. 마치 세상이 정지된것 처럼 보였던 거다. 그렇다고 시계도 세월도 멈춰있던 아니다. 꽃도 멈춰있지는 않았다. 여전히 꽃은 피었고 꽃잎은 하염없이 시들어 떨어졌다. 자연의 질서는 멈추지 않고 유유히 흘러간 거다. 서두르지도 늦장을 부리지도 않는다는 것. 

봄 부터 여름이면 곳곳에서 도로 보수공사가 한창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서행은 물론 달리던 차를 자주 정지시켜야 한다. 스톱사인이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은 그 공사마져도 뜸한듯 싶다. 모든게 멈춰 버린 모양이다. 아니 멈춤은 힘일 수도 있겠다. 
바라건대, 잠시 멈췄고 정지했었다면 다시 힘차게 출발했으면 한다. 발진이다.  

번개를 멈추게 아니하시느니라 (욥 37:4)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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