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남길 것은 무엇인가?
보스톤코리아  2020-06-22, 10:57:23 
운전중에 라디오에서 들었다.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에게 물었단다. 대답이 예상 밖이다. 강아지를 키우는게 고양이보다 훨씬 행복하다 했으니 말이다. 한편, 고양이는 차라리 없는게 더 행복하단다. 뭐 다 그런건 아닐테지만, 들으면서 피식 웃음이 터졌다.

개들도 보관하고 저축한단다. 재미있는 그림을 발견했다. 강아지가 얻은 뻐다귀를 숨기고 보관하는 모습이다. (그림은 사진을 보고 그렸다.) 강아지 표정이 긴박하고 초조하다. 우리집 송이도 먹을 걸 숨기는지 그건 알 수없다. 하지만, 오줌을 누고는 흙으로 덮는다. 뒷발로 흙을 차는 거다. 

삼국지의 조조는 대단한 도굴꾼이라 했다. 국고재원을 위해 도굴을 일삼았다는 거다. 곧 도굴로 재원을 충당했다는 말이다. 하긴 그가 위나라 황제로 등극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돈이 필요했을 터. 자신이 그럴적에, 그는 사후死後를 걱정했던 모양이다. 그의 무덤은 분명 도굴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무덤 위치를 알리지 말라 당부했다던가. 그의 무덤은 어디에 있는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 했다. 

저축 강조 주간. 반세기도 훨씬 넘은1964년에 나왔던 대한뉴스 제목이다. 제목뿐 아니라 내용 또한 옛스럽다. 저축은 경제개발을 위한 산업자금이라 했으니 말이다. 저축 목표액은 46억원이라고 덧붙였다. 구호 또한 거창하다. ‘저축하여 안정하고 수출하여 발전하자’ 구호는 왕성한데, 수출액이 얼마였더라. ‘높아가는 국민저축 늘어가는 산업건설’ 문구도 있었다. 저축 역시 남기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시인은 몇개 굵고 붉은 낱말을 남겼다 했다. 백제땅은 서럽다고도 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옛백제의 서러운 땅에
그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모닥불 옆에서 훨훨 타오르고 있는
몇개의 굵고 붉은 낱말들이여.
(신경림, 시인의 집 중에서)

백제가 무령왕릉이라면 신라는 경주다. 몇일 전 한국신문 기사이다. 경주 왕릉에서 다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단다. 다행히 도굴을 피할 수있어 천오백년을 무사했다고도 했다. 백제나 신라의 왕들은 후세 우리에게 유물을 남겼다. 

한국에서도 추가 긴급예산이 책정되고 투입되었단다. 무려 30조원이라 던가. 엄청난 액수임에 틀림없다만 쓸데는  써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쓰고 나면 남는건 있을까. 

환난 때와 교전과 전쟁의 날을 위하여 이것을 남겨 두었노라 (욥 38:23)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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