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와 Jon Carter Covell 박사 1
보스톤코리아  2019-02-11, 11:54:40 
미국인이 한국에서 한국신문에 한국미술에 관해 정기적으로 컬럼을 쓴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대단한 저서를 남기고 있다. "Korean Cultural Roots"와 "Korean Impact on Japanese Culture"라는 영문책이다. 그녀는 한국을 한국인 보다 더 사랑했던 미국인이었다.

Jon Carter Covell (1912~1996) 박사가 한국 문화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게된 동기는 그녀가 1978년 하와이 대학을 정년 퇴임한 다음이었다. 1978년 하와이 대학을 정년 퇴임한 다음 날 풀브라이트 연구기금을 받은 경력 교수 자격으로 한국에 올 때는 6개월 정도 체류하게 될 것을 예상했었다. 그런데 막상 한국 문화 현장에 발을 들여 놓게되자 그동안 그녀가 알아왔던 일본 것과 중국의 미술품들이 한국을 떠나갔거나, 한국인 예술가들의 손에서 만들어 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본에 있는 많은 예술품들이 사실 한국 것 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것 처럼 잘못 알려지고 있었던 것이다. 카터 코벨 박사는 한국 문화 유산을 제자리에 찾아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체류기간이 6개월에서 9년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것마저도 그녀의 건강 때문에 떠나야 했던 것이다. 

1981년 코리아 타임스에 쓴 글 “내가 컬럼비아 대학에서 배운 일본사는 가짜였다”를 시작으로 7권의 책과 1,400편의 글을 집필하였다. 일본 역사가 저지른 가장 큰 거짓말은 가야에서 온 부여족이 왜를 정복한게 아니라 왜가 가야를 정복했다는 거짓말이었다. 일본의 이처럼 수많은 역사 왜곡을 알게된 코벨 박사는 왜곡된 역사를 규명하려고 그의 마지막 일생을 바치게 되었다. 그녀는 그동안 배워온 한국, 중국, 일본의 예술사 전반에 걸친 재성찰의 기회를 한국이 동남아 문화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각성을 하게 되었다. 존 카터 코벨은 Oberlin 대학에서 함께 일본사를 배운 Edwin Reischaer가 한국 미술을 두고 “중국 문화의 변방 아류”라고 한 말이 그릇된 시각에서 나온 것임을 간파하고 이를 공박하는 장문의 편지를 쓴 적도 있었다. 그는 거의 10여년에 걸쳐 한국에 체류하며 “부여족과 삼국시대” “한국무속”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그가 만들어낸 저서가 “한국 문화 유산”이었다. 

한국 무속에서 아주 중요한 자작나무는 5세기에 이르러 아름다운 신라 금관으로 만개하였고 형상화된 우주목은 바로 자작나무 였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한국 무속의 풍습에서 전승된 자작나무의 흔적이 굿에 남아있다는 논거를 전개한 사람이 바로 카터 박사였다. 우리 나라에서 자작 나무가 자라는 지역은 개마고원이 유일하였다. 함경도 개마고원 사람들은 사람이 사망하면 시신을 칠성판에 눕히고는 자작나무 껍질로 싸서 매장하였다. 시베리아 무속에서 샤먼이 하늘 높이 있는 신령과 대화하는데 자작나무가 그 역활을 한다는 것이다. 시신이 신령의 땅으로 순조롭게 돌아가도록 자작나무 껍질로 싼 것이다. 그것은 죽은 사람에 대한 최고의 예우였다고 한다. 자작나무는 알타이 민족이 신성시하던 나무로 우리 민족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계속 지켜온 민족의 나무였던 것이다. 

천마총 천마도
천마총 천마도
 
<천마도>
1973년 경주 대릉원 천마총 발굴당시 말안장 양쪽에 달아 느려 뜨린 말다래 (장니)가 자작나무 껍질을 합판처럼 결을 엇갈리게 겹쳐서 꾀매 만든 것을 알게되었다. 우리는 이 자작나무 껍질이 무려 1,500년의 긴 세월을 썩지않고 그대로 남아있다는 사실에 놀람을 금할 수 없었다. 자작나무는 신라 국내에서 자생하는 나무가 아니다.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로, 틀림없이 북방에서 구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구태여 자작나무를 고집해서 천마도를 만들었는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장니의 표면 둘레에는 너비 10cm 범위 안에 흑색, 주황, 백색으로 채색한 인동당초 무늬를 그려놓고 중앙에는 하늘을 나는 백마를 그려놓고 있다. 백화수피 채화판은 6장의 선형판을 연결시켜 각판에 서조도를 그렸고 기마인물도 채화판은 8장으로 각 판에 기마인물을 그렸다. 참고로 부연하지만 천마총의 천마도 백마였고, 박혁거세의 탄생 신화 역시 백마로 시작하였다. 감숙성 정가갑 5호 고분 벽화도 백마였다. 

바이칼에는 집집마다 천마도가 있다
바이칼에는 집집마다 천마도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천마를 그린 천마도가 딱 하나 뿐인데 바이칼 지역에는 집집마다 천마도를 그려놓고 있다. 모두가 백마로 일관하고 있다. 카자크스탄의 “카자크”는 백마라는 뜻인데 그대로 나라 이름이 되 버렸다. 알타이에서 백마는 선과 행운을 상징하고 흑마는 악과 불행을 상징한다고 한다. 페르시아 지역 역시 백마는 행운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러한 백마 숭배 사상은 알타이 지역의 보편적인 풍습이 되어왔다. 


김은한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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