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맨발의 청춘 |
보스톤코리아 2018-12-03, 10:24:46 |
같이 점심을 먹는 중이었다. 아내가 무덤덤하게 내게 말했다. 영화배우 신성일이 돌아갔다. 맨발의 청춘. 윗세대 신성일과 엄앵란의 영화제목이다. 영화 포스터를 인터넷에서 봤다. 예전엔 여대생들도 밍크목도리 하고 다녔던가? 촌스러운데, 정겹기도 하다. 아직 어렸던 나야 영화를 봤을리 없다. 하지만 머리가 조금 크고나서, 노래는 따라 부를수 있었다. 영화가 개봉되고 십여년이 흘렀어도 노래는 여전히 학교앞에선 불려졌기 때문이다. 노래는 막걸리와 어울렸는데, 가사는 쉽고, 곡조는 어렵지 않았다. 대폿집에서 막걸리와 어울린 합창 때면 연탄화덕도 들썩였다. 막걸리 주전자가 바닥에 떨어지고, 젓가락은 부러지거나 휘어져 남아나지 않았다. 노래는 최희준이 불렀다. 눈물도 한숨도 나홀로 씹어 삼키며 밤거리의 뒷골목을 누비고 다녀도 사랑만은 단 하나에 목숨을 걸었다 영화에선 트위스트였고, 청바지였다. 청바지는 입었다만, 나 또한 트위스트 세대는 아니다. 바보들의 행진 일테고, 고래사냥 떠나는 시절이었다. 이름하여 청년문화시대였고, 야외전축과 고고춤이었던 거다. 하긴 미국에 와서 학교에 다닐 적엔 청바지가 그만이었다. 하지만 맨발로 연구실에 들어가 일한 적은 없고, 맨발로 들어 갈 수도 없었다. 청춘은 청춘이었는데, 맨발은 아니었던 거다. 예외는 없다. 샤워 할적엔 누구나 맨발이다. 양말도 벗는다는 말이다. 며칠전이다. 샤워중 무심결에 발을 봤다. 너무 하얗더랬다. 여름철 며칠 집안에서 양말을 벗은 걸 빼고는, 맨발인 적이 없었던 거다. 하긴, 맨발로 백사장을 걸으면 황홀하다. 발가락 사이로 파고 들며 올라오는 모래결이 간지러운 거다. 오히려 소름이 돋을 지경이 된다. = 어느 시대를 불문하고 청춘은 모두 맨발인지도 모르겠다. 청년실업失業이라 하더라. 한국에선 청년들이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직장잡기가 쉽지는 않다는 거다. 취업준비생이라 하던데, 보기에 딱하다. 뜬금없이 맨손이란 말이 떠올랐다. 맨손과 빈손은 무슨 차이인가? 요새 청년들은 맨손의 청춘인가 한다. 노래를 부른 최희준도 모두 돌아갔다. 묘하게 거의 같은 시기인데, 청춘이었던 그들도 모두 떠나간거다. 명복을 빈다.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 (시편 103:5)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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