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or ACT
보스톤코리아  2014-11-03, 16:02:56 
2014-07-11

학생들의 여름 방학 활동--학원, 인턴, 캠프, 봉사활동 등--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서 예비 입시생들의 대학 진학 상담도 점점 빈번해지고 있다. 그 중 가장 흔한 유형의 질문이 대입시험 계획에 관해서인데, 필자가 진학 상담을 하며 SAT와 ACT 사이에서 갈등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를 생각보다 많이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비리그나 MIT, Stanford 등의 Top School 들은 어떤 시험을 더 선호하는지, 대학 분위기나 학생 성향에 따라 어느 시험을 보는 것이 더 좋은지, 즉, SAT와 ACT 중에 대학 진학에 더 ‘유리’한 시험이 있냐는 이야기다.

필자가 대학에 지원할 무렵만 하더라도 SAT가 대입 시험의 기본이고, 특히 동부의 엘리트 사립 대학교--예를 들어, 아이비리그--들은 SAT를 더 '선호'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중부나 남부지방의 대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ACT가 더 흔하기도 했고. (현재에도 중부나 남부지방 대학교 지원자들이 ACT를 더 많이 응시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제는 대학들이 SAT와 ACT를 동일하게 취급하며, 두 시험을 차별하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고 장담할 수 있다. 오히려, ACT를 보는 학생들의 수가 SAT 응시생 수를 넘어선지 몇 년이 지났고, ACT 점수를 제출하는 학생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다.

필자의 지난 칼럼 "ACT: 또 다른 선택"에서도 언급했듯이, 시간과 돈이 허락한다면 ACT와 SAT 두 시험 모두 보는 것도 좋다. 실제로 시험을 보지 않는 한 어느 시험에서 점수가 더 높게 나올지 알 수 없고, 공식적으로 SAT와 ACT 점수를 모두 받아놓으면 대학 지원 시 그만큼 다양한 길을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AT와 ACT를 모두 응시할 시간이 없거나, 두 시험을 모두 준비할 여유가 없다면 적어도 시중의 참고서 혹은 모의고사를 제공하는 학원 등을 통해 학생에게 더 유리한 시험을 미리 정하는 것이 좋다.

학생의 성향이나 장점, 심지어 취향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시험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는 암기와 추상적인 독해에 능하다면 SAT가, 순발력이 좋고 문제를 빨리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ACT가 더 유리하다. (내후년부터 바뀌는 SAT 덕분에 두 시험의 차이가 좁혀질 예정이기는 하다.)

필자가 담당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성격이나 취향에 맞춰서 응시할 시험을 결정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예를 들어, SAT보다 ACT를 고른 한 학생의 경우 SAT에서만 볼 수 있는 오답에 대한 감점을 못 견디는 성격이었다. 집이나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는 괜찮아도 실제로 시험장에 들어가면 심리적 압박감이 더 심한데, 거기다 실수라도 해서 감점을 받을까 걱정을 하기 시작하면 잘 풀 수 있던 문제에서도 제 컨디션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유다. 

반대로, ACT에서만 볼 수 있는 과학 문제를 기피하는 학생도 있었다. 한국식으로 따지자면 완전히 '문과' 성향의 학생이었고, 유학생답지 않게 오히려 독해와 문법 섹션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는 학생이었다. 수학이 약한 것도 콤플렉스인데, 과학까지 상대해야 하는 ACT는 너무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이렇듯, 자신에게 편한 방식을 택하면 되고, 그만큼 더 좋은 점수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다만, 모든 대학교의 입시 정책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은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보스톤 근처에 대학들만 살펴봐도 얼마나 학교별로 요구 사항이 다른지 볼 수 있다. Boston College나 Boston University는 SAT나 ACT 둘 중 한 시험을 차별 없이 받는다고 나와있다. 다만, BC는 학생의 장점을 보여주기 위해 SAT Subject test 점수를 함께 제출해도 좋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버드의 경우 SAT나 ACT 둘 중 하나, 그리고 SAT Subject test 두 가지를 함께 요구한다. MIT는 더 복잡해서 SAT, ACT, TOEFL 중 하나, SAT Subject Math 1 혹은 2, 거기다 SAT Subject test 과학 (Biology, Chemistry, Physics) 시험 점수 중 하나를 요구한다. 

이외에도 ACT(+essay)가 SAT subject test를 대체하거나 SAT와 ACT 모두 안 보고 SAT 2 와 AP 시험점수로 대체할 수 있는 학교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교의 대입시험 요구조건을 확실히 알아보고 시험 계획을 세워야 한다. 
결론은, SAT ACT 두 시험간의 차별은 없다. 두 시험 모두 고득점을 받는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학생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시험을 준비하면 된다. 어느 특정 시험을 택했기 때문에 입학 사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일은 없을 테니까.


오승준 (Albert Oh)  
SD Academy 원장
SDAcademyOnline.com
617-505-1852, 510-387-0735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의료의 시장화, 그리고 중독 권하는 사회 2014.11.03
2014-07-11지난 월요일 아침, 인터넷으로 한국 뉴스를 서핑하던 중,  ‘박봄, 4년 전 마약 밀매-검찰의 봐주기 수사 논란’이라는 기사의 제목이..
<김 씨의 뿌리 (4) > 2014.11.03
보스톤 전망대
SAT or ACT 2014.11.03
2014-07-11학생들의 여름 방학 활동--학원, 인턴, 캠프, 봉사활동 등--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서 예비 입시생들의 대학 진학 상담도 점점 빈번해지고..
가락 김씨, 신라 김씨는 같은 뿌리? 2014.11.03
일본의 침략정책과 조선총독의 고려대장경 간행 (3) 2014.11.03
2014-07-18백린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역사문제 연구소 연구위원) 오대산 사고지의 답사에서는 사고지의 폐허로 별로 얻은 것이 없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