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15세 풍월주風月主 유신공庾信公(4)
보스톤코리아  2020-06-01, 11:05:40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만 의하면 김유신이 환갑의 나이에 지소공주(김춘추의 딸)와 결혼하기 전에 미혼(또는 독신)이었는지 기혼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단 하나의 사료 화랑세기에는 그의 결혼 기록이 비교적 자세하게 실려있다. 그가 열 여덟살에 15세 풍월주의 위에 오르는 해인 건복建福29년 임신년(612년)에 만호태후의 명으로 하종공의 딸 영모와 결혼하였다. 만호는 김유신의 외조모이고, 하종은 미실의 아들로 영모는 미실의 손녀이다. 화랑세기에는 만호가 미실을 위로하려고 영모를 손주며느리로 맞게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이 미실에 관한 마지막 자료이다. 한편 김유신의 첫부인 영모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없고 다만 화랑세기에만 나온다. 이것은 역설적에게도 화랑세기 필사본이 진본을 필사했음을 반증한다고 본다. 왜냐면 김유신이 환갑이 되도록 미혼이나 독신이 아니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그와 천관녀와의 사랑이야기로도 그가 독신주의자가 아니었음을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환갑이 지난 김유신이 23세(또는 13세)의 지소공주와 결혼하여 5남4녀를 낳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삼국사기(김유신열전)를 인용한다.
“아내 지소부인智炤夫人은 태종대왕의 셋째 딸이다. 아들 다섯을 낳으니 맏이는 이찬 삼광三光이고, 다음은 소판 원술元述이며, 다음은 해간海干 원정元貞이고, 다음은 대아찬 장이長耳이며, 다음은 대아찬 원망元望이다. 딸은 넷이다. 서자庶子로 아찬 군승軍勝이 있는데, 그 어머니 성씨는 전하지 않는다. 뒤에 지소부인은 머리를 깎고 거친 옷을 입고 비구니가 되었다.” 

이 기록으로 보면 5남4녀를 모두 지소부인이 낳았다. 655년 그들이 결혼할 당시 지소가 (13세가 아닌) 23세라 하드라도, 김유신이 78세인 673년에 죽었기에 그 후 18년 동안 가능한 일이다. 어쨌든 그들의 자녀에 관해서 부모가 누구인지의 관심을 나타내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환갑의 나이에 결혼한) 김유신의 부인은 지소이고 위의 인용문과 같이 5남4녀가 모두 그들의 자녀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위의 인용문으로 보아 지소는 김춘추의 막내딸이다. 김춘추는 첫부인 보라와의 사이에서 딸 고타소를 두었다. 고타소는 대야성이 백제의 장군 윤충에 의해 함락되면서 자결한 성주 김품석의 아내이다(김품석은 자결하기 전에 아내 고타소와 자식들을 먼저 죽였다). 김춘추의 둘째딸은 원효대사와 혼인하여 설총을 낳은 요석공주이다. 요석의 어머니는 보희(영창부인)이다. 요석은 처음에 김흠운에게 시집 갔다가 김흠운이 655년 조천성전투에서 전사한 후 원효대사와 결혼했다.  

지금부터 위에 인용된 5남4녀가 모두 지소의 자녀들이 아님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화랑세기에는 지소의 (삼국사기에 기록된) 장남 삼광이 등장하지 않는다. 반면에 유신의 첫 부인 영모가 낳았다는 딸 넷이 여기저기 기록에서 등장한다. 먼저 삼국사기에는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같은 돌림자를 쓰는 영모의 넷 딸을 화랑세기에서 찾아본다. 첫 딸의 이름은 진광晋光인데 27세 풍월주 김흠돌의 부인이 되었다. 둘째 딸은 신광信光이며 문무왕 김법민이 태자로 있을때 그의 첩이 되었다. 셋째 딸은 작광作光인데 보로전군寶路殿君이라는 왕족에게 시집갔다(26세 풍월주 진공眞功조에 나오는데, 보로전군이 첫 부인 흠신을 버리고 작광을 부인으로 맞이하였다. 흠신의 부모는 김달복과 김유신의 누이인 정희이다). 넷째 딸은 영광令光인데, 김흠순의 셋째 아들인 반굴盤屈과 결혼하여 영윤令胤을 낳았다(삼국사기 김영윤전에 보면, 그는 660년 할아버지 김흠순과 아버지 김반굴과 함께 백제 정벌에 참전했다. 그는 이 황산벌 전투에서 백제의 계백이 이끄는 5천 결사대에 맞서 싸우다가 아버지 반굴과 함께 전사했다. 삼국사기나 다른 사서에는 영윤의 어머니에 대한 기록이 없지만 화랑세기에는 김유신의 넷째 딸 영광으로 기록되어 있다. 김흠순이 김유신의 동생이니 반굴과 영광은 사촌간이다). 이처럼 화랑세기에는 김유신과 영모사이에서 낳은 딸 넷이 등장한다. 상기한 바와 같이 삼국사기에는 지소의 딸로 이름도 없이 넷이 기록되어 있다. 한편 화랑세기에는 영모의 아들에 대한 기록은 없다. 아울러 지소에 대한 기록도 없다. 다만 15세 풍월주 유신공조에 보면 “공의 사업과 공덕은 모두 사책史冊에 있으므로 생략한다” 고 기록되어 있다. 18세 풍월주가 되는 김춘추의 기록도 “왕의 대업은 사책에 있으므로 여기서는 기록하지 않는다” 라고 나온다. 이런 기록과 또한 화랑세기의 내용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몇권의 역사서을 봤을 때 당시에 이미 많은 사서와 인물전도 있었음이 증명되고 있다(화랑세기에는 문명황후사기文明皇后私記, 호조공기好助公記, 전군열기殿君列記 등이 등장한다). 

영모가 낳은 김유신의 네 딸들은 다 같이 ‘광光’ 자를 돌림자로 쓰고 있다. 아울러 김유신의 장남 삼광도 광光자를 쓰고 있다. 삼광이란 이름뿐만 아니라 삼국사기에 기록된 내용으로 삼광이 지소의 장남이 아닌 영모의 막내 또는 ‘늦둥이’ 로 태어났음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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