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27
화랑세기花郞世紀, 8세 풍월주風月主 문노文弩(17)
보스톤코리아  2018-05-14, 10:26:28 
문노는 41세의 나이에 거칠부(황종)의 딸인 윤궁과 결혼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3남(대강大剛, 충강充剛, 금강金剛) 3녀(윤강允剛, 현강玄剛, 신강信剛)의 자녀들을 두었다. 이처럼 당시에도 이미 돌림자를 쓰고 있었음은 흥미롭게 주목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윤궁은 동륜태자의 후처였는데 동륜이 죽고난 후 5년간 과부로 살다가 문노와 혼인하였다. 동륜태자는 진흥왕 33년인 572년에 진흥왕의 후궁인 보명궁주의 담장을 뛰어넘다가 개에게 물려 죽었다. 그리고 문노는 576년 10월에 진지왕의 왕비인 지도황후의 명으로 국선이 되었고 윤궁을 받들어 선모로 삼았다(형식적으로는 황후가 명했지만 그는 사도태후와 미실의 파에 의해 발탁되었다. 선모로 삼았다는 것은 윤궁을 아내로 맞이했다는 뜻이다). 문노와 그의 막내 아들 금강에 관해서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서에 나오는 짧은 기록과 화랑세기의 많은 기록을 교차 검증해 보면 문노는 분명 후세대인 김유신과 필적할만한 신라의 대영웅이었다. 화랑세기에는 그의 격검술이 신기에 달했기에 가히 따를 자가 없었다고 시종 그의 무사적 기질이 부각되고 있다. 그의 이름에서 보듯, 그의 이름에는 무기의 일종인 ‘쇠뇌’를 뜻하는 노弩가 들어있다(이름은 태어날때 주어지지만 후일에 아명을 사용하지 않고 그 사람의 특징이나 특성으로 다시 주어지기도 한다. 가령 사다함의 아버지 구리지는 부모가 측간에서 관계하여 태어났기에, 양도良圖는 그림을 아주 잘 그렸기에 주어진 이름들이다). 즉 그는 문文과 무武를 겸비했기에 문노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김유신은 삼한을 통일하고 나서 문노를 “사기士氣의 으뜸으로 삼았다” 고 했다. 그리고 문노는 죽고 난 뒤 그의 화상이 포석사에 모셔졌다. 포석사에는 신국 신라의 신격화된 인물이나 대영웅들의 화상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었다. 문노는 신라의 영웅인 김유신의 영웅이었고 신라인들의 영웅이었다. 문노는 화랑세기에 의하면 진지왕 폐위년인 579년에 41세였고, 606년에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하직했기에 역으로 계산해 보면 538년생임이 틀림없다. 또한 삼국사기 김흠운전(권 제47, 열전 제7)에 보면 김흠운은 나밀왕의 8세손으로 어려서 화랑 문노文努의 문하에서 있었다고 나온다. 결국 문노는 김흠운보다 앞선 세대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문노의 기록은 삼국사기에서 더 이상 보이질 않는다. 

김흠운金欽運(? ~ 655)이 누구인가? 아버지는 잡찬(3등급)을 지낸 김달복이다. 그리고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사위이고 신문왕의 장인이며 효소왕과 성덕왕의 외조부이다. 즉 요석공주의 남편이었으며, 딸이 683년 신문왕의 왕비가 되었고 효소왕을 낳았다. 그는 어릴때부터 문노의 휘하에 있으면서 옛 화랑도의 활약상을 들으며 많이 감동하였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도 그들처럼 용감하게 싸우고 명예롭게 죽을 것이라며 다짐하곤 하였다. 그는 귀족의 신분이었음에도 낭당대감郎幢大監으로  655년 조천성전투에 출전하였다. 아울러 병사들과 함께 풍찬노숙을 하면서 분전했다. 백제땅 양산에서 진을 치고 조천성을 공격하려다 백제군의 야습으로 대패하였지만 퇴각하지 않고 계속 공격하다가 그 전투에서 젊은 나이에 전사하였다. 사람들은 양산가陽山歌를 지어 그를 애도하였다고 삼국사기에 전한다. 

요석공주는 처음에는 김흠운에게 시집갔으나 그가 조천성전투에서 전사하고 난 후 과부로 지내고 있던 중 원효의 구애를 받고 결혼하여 설총을 낳았다. 요석공주는 김흠운과의 사이에서 딸 둘을 낳았다. 큰 딸이 자신의 오라비 김법민(제 30대 문무왕)의 장남인 소명태자와 정혼을 했었는데, 혼례를 올리기도 전에 안타깝게도 그만 죽고 말았다. 그래서 둘째딸이 대신하여 소명태자와 혼인하였다. 불행스럽게도 이번에는 태자 일찍 죽었고, 그녀는 소명의 동생인 정명태자와 재혼하였다. 그리고 정명은 훗날 31대 왕인 신문왕이 되었고 딸은 신목황후가 되었다. 신문왕과 신목황후는 아들 넷을 낳았는데 그들이 장남 김이홍(제 32대 효소왕), 차남 김흥광(제33대 성덕왕), 삼남 김근질, 사남 김사종이다.    

다시 화랑세기, 문노의 부인 윤궁은 문노보다 10살이 적고 그와 같은 해에 죽었으니 548년 생이다. 여기서 그들이 낳은 3남3녀 가운데 주목해 볼 인물이 바로 막내아들 금강이다. 금강 역시 삼국사기에는 거의 기록이 없지만 전하는 기록만으로도 화랑세기와 교차 검증해보면 당시 그의 세력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고 동시에 권력의 추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정확하게 음미해 볼 수 있다. 할아버지 진지왕이 폐위되면서 족강된 것으로 보이는 진골의 김춘추와 금관가야의 왕족출신인 김유신이 ‘혼인동맹’으로 합세하여 삼국통일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654년 진덕여왕이 죽으면서 진골세력은 상대등인 알천閼川으로 대리청정을 하게 하였지만(알천은 차기 왕위에 오를 수도 있었다. 성골 왕대의 상대등은 화백회의에서 결정되어 왕권을 견제하거나 차기 왕위를 잇기도 하였다. 그런데 진골 왕인 무열왕 부터는 상대등이 왕에 의해 임명되었다. 상대등은 화백회의의 의장/수장이다) 그는 사양하고 김춘추에게 넘겼고 김춘추가 왕이 되었다. 아마도 알천의 세력은 김춘추/김유신의 세력을 감당할 수 없었으리라 본다. 그런데 당시 60세의 김유신이 상대등에 오르지 못하고 660년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왜? 누가 김유신보다 더 큰 세력을 가지고 있었을까?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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