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양극화 심화…고소득층은 호황, 저소득층은 설자리 잃어
WSJ, 청년실업 6.5% 10내 최고치, 흑인 실업률도 치솟아
??????  2025-09-18, 17:17:25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미국 경제가 다시 ‘두 가지 속도’로 나뉘어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ESJ)이 17일 지적했다. 

고소득층과 장년층은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한 경제 상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저임금층과 청년층은 팬데믹 시기에 얻었던 혜택을 잃고 다시 불리한 위치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고소득층과 상당수 장년층은 여전히 활발히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 자산 가치는 급등했고, 팬데믹 이전에 낮은 3%대 고정 모기지를 잡은 이들도 많다. 인공지능이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불안이 있지만, 현재까지 이들의 직장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반면, 저소득층의 흐름은 정체되거나 역전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임금 상승의 수혜를 입었던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으며, 일부는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흑인과 청년층의 실업률은 뚜렷하게 상승했다. 집값과 임대료는 크게 올라 주거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최근 몇 년간 노동력 부족을 배경으로 저소득층이 임금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격차를 줄여왔지만, 올해 들어 다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하위 3분위 노동자의 임금 상승률은 연 0.9%로 2016년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상위 3분위 노동자의 임금은 연 3.6% 증가하며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에서도 격차가 나타나, 저소득층 가계의 연간 지출 증가율은 0.3%에 그친 반면 고소득층은 2.2% 늘었다.

자산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상위 10% 고소득 가구(연소득 약 25만 달러 이상)는 올해 2분기 전체 소비의 49.2%를 차지하며 10년 전의 45.7%에서 크게 늘었다. 항공사나 명품 신발 등 고가 시장은 이들의 소비에 힘입어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최근 분기 프리미엄석 수익이 5.6% 늘어난 반면 일반석 수익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캠퍼스의 카멜리아 쿠넨 교수는 “오늘날의 격차는 주택 소유 여부와 밀접하다”며 “자산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미국 사회가 갈라졌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이전에 주택을 구입한 가구는 집값이 50% 이상 뛰며 큰 이익을 누리고 있지만, 무주택 가구는 치솟은 집값과 대출 조건 탓에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첫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2023년 35세에서 지난해 38세로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산가들은 시카고 노스쇼어 등 부유층 밀집 지역에서 수백만 달러대 고급 주택을 쓸어 담고 있다. 최근 위네트카 지역에서는 3,100만 달러에 거래된 프랑스 리바이벌 양식 저택도 나왔다. 반면 시카고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이민자 알프레드 바아 씨는 수입이 줄어 올해는 예년의 절반 정도밖에 벌지 못할 전망이라고 토로했다.

청년층의 고용 전망은 특히 암울하다. 올해 8월 기준 전체 실업률은 4.3%였지만, 대학을 갓 졸업한 20세에서 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6.5%로 10년래 최고치(팬데믹 시기 제외)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초년생의 단순 업무를 대체하면서 청년층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로 인해 청년층의 경제 심리는 1970년대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비관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종별 격차도 뚜렷하다. 히스패닉 실업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흑인 노동자의 실업률은 7.5%로 1년 전의 6.1%에서 크게 뛰었다. 흑인 근로자들은 저숙련, 초급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경기 둔화 시 해고 위험이 크며, 연방정부 감축의 여파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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