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제77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모식..."정의와 평화를 향한 여정의 시작"
유네스코 등재 후 첫 공식 추모행사… 미 의회 결의안 추진도 병행
??????  2025-05-08, 16:46:48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편집부 = 제주4·3의 진실을 세계에 알리고 정의와 인권, 그리고 평화를 향한 메시지를 확산하기 위한 제77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모식이 지난 4월 19일 매사추세츠 브루클라인(Brookline) 소재 허네만 홀(Hunneman Hall)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재미제주4·3기념사업회 유족회(회장 양수연)가 주최했으며,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함과 동시에, 미국 의회에 제주4·3 결의안을 상정하기 위한 첫 공개 행보였다. 

제주4·3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으로, 당시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의 진압 작전 과정에서 약 3만 명에 이르는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4월 유네스코는 제주4·3 기록물 총 14,673건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등재된 자료에는 불법 군사재판 수형인 명부, 형무소 엽서, 희생자 및 유족 증언, 시민사회단체 기록, 정부 공식 조사보고서 등이 포함돼 있다.

양수연 회장은 이날 추모사에서 “제주4·3은 단지 한국의 지역사가 아니라 세계 인권사에서 기억되어야 할 정의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이제 침묵의 세대를 지나, 기록과 증언을 통해 이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추모식은 유네스코 등재 이후 처음 열리는 국제적 추모이며, 미국 사회가 이 역사에 함께 책임감을 느끼길 바란다. 이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계속 걸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김창범 제주유족회장, 오광현 재일본유족회장,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영상으로 연대 메시지를 전했다.  워싱턴 D.C.에서 활동하는 캐서린 양 씨는 “제주4·3 결의안은 과거에 대한 책임을 넘어,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켜가기 위한 국제적 약속”이라고 밝혔다. 이 결의안 초안은 미군정의 개입에 대한 역사적 인식을 포함하며, 관련 기록의 공개, 유족과 생존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연대 표명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베드포드 고등학교 9학년생이자 한인 2세인 조셉 최(최재윤) 군이 연단에 올라 “왜 나는 이 역사를 이제야 알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연설을 통해 청중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는 “제주4·3은 단지 한국의 비극이 아니라, 침묵과 기억, 그리고 연대의 가치를 배우는 인류의 이야기”라고 말하며, 자신의 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은 ‘듣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보스턴대학교 교수이자 시인인 다이애나 린치 교수는 제주4·3을 “인류의 상처와 회복에 대한 시적 언어로 기억할 필요가 있는 사건”이라며, “언어는 침묵을 찢고, 고통을 직면하게 하며, 치유의 공간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예술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벤자민 최(최희승) 씨가 야나첵의 「소나타 1.X.1905 – 예감」을 연주하며 제주4·3의 비극과 억눌린 감정을 음악으로 전달했고, 어린이 가수 헤이즐 조가 ‘동백의 꿈’을 열창하며 청중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마지막으로 양수연 회장이 추모 영상을 배경으로 직접 추모곡을 부르며 깊은 울림 속에 행사는 마무리됐다.

재미제주4·3기념사업회는 문화예술교육 플랫폼 ‘월든 코리아(Walden Korea)’를 통해 인권교육 및 예술활동을 확산하고 있으며, 시민참여예술단체 ‘동백의 향기’와도 연대하며 지역사회 교류와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추모식의 전체 영상은 5월 넷째 주부터 www.43jeju.comwww.waldenkorea.org에서 시청할 수 있다.

한편, 제주4·3기념사업회는 유족이 아니어도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진실 규명과 역사 기억을 함께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참여를 환영하고 있다. 가입은 웹사이트에서 신청 가능하며 가입비는 없다.
문의: 43jeju.com,  이메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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