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미끄러운 인생
??????  2025-10-16, 17:04:41 
어릴적 얼음판위에서 스케이트를 탈 적이다. 스케이트 날이야 날카롭고 얇다. 그럴적에 미끄러운 얼름판위에서 서있는 건 무척 어렵다. 다리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거다. 얼음판이 두텁다해도 서있기에는 위태위태 하다는 말이다. 차라리 발을 떼어 놓아야 스케이트날을 밀며 나아가는게 넘어지지 않는 방책이다. 

빙판이 굳었을 적에도 그러한데, 하물며 얇은 얼음판이라면 걷는 것은 불가하다. 넘어지는 건 둘째치고, 체중을 감당할수 없는 얼음판은 곧 깨어지는 거다. 논바닥 위 어름판이라면 발목만 젖신다. 그러나 저수지위 얇게 깔린 어름판 이라면 상황은 다르다. 이건 수습이 불가능 하다. 수습불가 인바. 

"인생은 살얼음판"이라는 말이 있다. 이따금 듣는 구절이다. 우리네 삶이 얼음위를 걷는듯 불안정하고 위태롭다는 의미일게다. 살어름 판은 곧잘 우리네 인생으로 비유되기도 하는 거다. 

이런 살얼음판을 무사히 건너온 동지들에게 찬사를 건넨다. 이조경 시조시인이다. 

이럴 줄 알았다면 진작에 늙을 것을
굴레를 풀려나와 허허(虛虛)한 듯 실실(實實)하네
내 주름 그대 백발도 노을 속에 고와라
시인의 시조는 이어진다. 늙을 수있는 것은 행운이라고도 했다. 

흐린 눈 고마워라 다 정다워 보이네
화음으로 들리네 가는 귀 먹은 덕에
들국화 흐드러졌네 이 자리가 꽃자리
(이동경, 지금이 제일)

시인은 늙은 지금이 제일이란다. 스케이트로 말하자면 얼음을 지치지 않고 가만히 서있는게 제일이란 말인가? 아니면 이미 결승선을 넘어선 그때를 말하는가. 더 달릴 필요가 없을 때를 말하는데,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 헉헉이는데 흰입김만 비어져 나올 것이다. 그나마 중도에 미끄러운 빙판에 넘어져 큰 부상이 없음을 감사 하노니. 

누구는 위태로운 인생이라 했고, 미끄러운 인생이라고도 했다. 얼음판위를 빠르게 달려 나가는 수 밖엔 다른 도리가 없는 듯 하다. 아예 얼음위를 날아가는 비법은 없을 것인가. 
훨훨 날고 싶어라. 살얼음판 무사히 건너고 싶어라. 

지금까지 살아온것 주의 크신 은혜라 (찬송가 301장)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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