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광화문 글판 |
?????? 2025-04-28, 11:26:17 |
시는 다가오는 때가 있는 모양이다. 시절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감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광화문 글판이 새로 걸렸다. 새봄에 어울린다. “신나게 웃는 거야, 라일락 내 생애의 봄날 다정의 얼굴로” (광화문 글판, 허수경, 라일락 중에서) 올봄 문안文案의 배경이다. 지나간 일은 잊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자는 메시지라 했다. 기나긴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활짝 피어나 향기를 내뿜는 라일락에 빗대어 표현했다고 덛붙였다. 시詩에서는 웃음짓는 라일락 향내가 나는 듯 싶다. 신나게 웃는 모습이 정겹다. 라일락이라면 내게도 기억하는 노래가 있다. 윤형주가 불렀는데, 제목이 ‘우리들의 이야기’ 이다. ‘웃음짓는 커다란 두 눈동자/긴 머리에 말 없는 웃음이/라일락 꽃 향기 흩날리던 /교정에서 우리는 만났소./밤하늘에 별 만큼이나/수많았던 우리들의 이야기들/바람같이 간다고 해도/언제라도 난 안 잊을테요.’ 이 노래는 아내를 만났을 적에 자주 흥얼거렸다. 콧노래나마 부를 적엔 마음도 한껏 향기로웠던 거다. 생애 최고의 아름다운 봄날이었으니 말이다. 라이락의 꽃말이 '젊은 날의 기억, 첫사랑’이라 그런가. 라일락과 더불어 우리는 분홍빛 진달래도 즐겼다. 우리집 마당엔 라일락은 없다. 그러나 진달래 비슷한 철쭉과 개나리도 한껏 피기 시작했다. 곧 시들해 질텐데 벌들을 열심히 불러 모을 것이다. 뿜어 나오는 꽃향기가 뒷마당에 퍼지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에선 글판이 잘 보인다. 그런데 글판의 내용과는 생판 다른 일들이 벌어졌던 모양이다. 새봄을 맞는 싯구詩句는 따뜻하고 고즈넉한데, 자주 집회함성은 요란했을 터. 이름하여 탄핵찬반 집회라는 거다. 지난일은 잊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하자 했는데도 말이다. 라일락이 군집으로 꽃피우는 건 아닐 게다. 또한 라일락의 꽃말인 첫사랑 역시 떼로 몰려 다닐 수는 없다. 집회 역시 시끄러울텐데, 광화문 글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광화문광장엔 라일락을 심어야 할텐가. 아니면 릴리 (백합)를 심든지. 라일락과 릴리는 자주 헷갈린다. 백합화를 생각하여 보라 (누가 12:27)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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