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보트, 유럽-아프리카 첫 횡단 성공…역사적 항해 달성
수중익선으로 일반 고속선보다 연료 80% 절감
파도 심한 지브로올터 해협에서 부드러운 주행감 자랑
??????  2025-05-29, 17:36:04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스웨덴의 전기 보트가 세계 최초로 유럽에서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칸델라(Candela)의 수중익 전기보트 C-8 폴스타 에디션(C-8 Polestar Edition)은 스페인 소토그란데에서 북아프리카의 세우타까지 약 24해상마일(해리, 약 44km)를 한 시간 만에 주파하며 전기 선박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항해는 단순한 이동을 넘어 기술적 도약을 상징한다. C-8은 수면 아래 장착된 두 개의 수중익(하이드로포일)을 이용해 선체를 들어올려 물 저항을 크게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일반 고속선보다 약 80% 절감한다. 이를 통해 짧은 시간 내 해협을 횡단할 수 있는 충분한 전기 항속거리를 확보했다.

칸델라는 이번 시험 항해를 통해 향후 정기 운항 예정인 P-12 전기 수중익 페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P-12는 30명을 수송할 수 있으며, 스톡홀름 대중교통에서 이미 운항 중이다. 기존 디젤 페리에 비해 운영비를 대폭 줄이고, 승객의 이동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칸델라 CEO 구스타브 하셀스코그는 “기존 대형 페리가 접근하지 못하는 연안 도시를 연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하고 빠른 교통 수단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칸델라는 기존 운송수단을 보완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 없이 이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브롤터 해협은 대서양의 차가운 해류와 지중해의 따뜻한 해류가 만나는 곳으로, 해류의 흐름이 매우 강하고 해상 기상이 자주 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작은 선박에는 매우 도전적인 항해 환경으로 여겨지며, 파도와 요동이 심해 멀미에 취약한 승객에게도 큰 부담이 되는 해역이다. 일반적으로 하이드로폴릭 선박은 거친파도도가 치는 바다에서는 수중익이 제대로 작동하기 않거나, 수면 위로 부상하지 못해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칸델라가 자랑하는 컴퓨터 기반 수중익 제어 시스템을 시험해보기에 이상적인 환경이었다. 이 시스템은 종종 ‘멀미 치료제’에 비견될 정도로 승객의 안정을 유지해주는 기술로, 파도, 바람, 해류 등을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초당 최대 100회까지 수중익 각도를 자동 조절한다. 이로 인해 마치 보트를 타기보다 하늘을 나는 듯한 부드러운 주행감을 제공한다.

하셀스코그는 “제어 시스템은 최신 전투기의 운행조정과 유사하며, 탑승 중 파도를 거의 느낄 수 없었고, 동행한 사진 촬영 보트는 심하게 요동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항해에 사용된 에너지는 약 40kWh로, 전기요금 기준 8유로(약 1만2천원) 수준이다. 반면 같은 크기의 휘발유 보트는 50리터를 소비해 90유로가 들었다. 이는 약 90%의 운용비 절감 효과다.

칸델라는 이번 항해를 북아프리카 전력회사 아반그린(Avangreen)과 공동으로 추진했다. 아반그린은 세우타 최대 태양광 발전소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협력을 통해 해상 전기 인프라 확장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칸델라의 C-8 폴스타 에디션은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와 협업해 디자인된 최신 모델이다. 폴스타가 공급한 69kWh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57해리(약 105km)까지 항해할 수 있으며, 30분 만에 80%까지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수중익은 폴스타의 상징색인 스웨디시 골드로 도색돼 고성능 기술력을 강조했다.

칸델라는 현재 독일 베를린, 미국 타호호,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뉴질랜드 등 세계 주요 해역에서 P-12 노선 운영을 확정했으며, 지중해 연안에서도 신규 노선 개설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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