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의 20달러짜리 바지 한 벌…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나란히
코스트코의 860억 달러 매출의 비밀…커클랜드 시그니처 브랜드
??????  2025-07-17, 16:01:06 
보스톤 인근의 한 코스트코 매장
보스톤 인근의 한 코스트코 매장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바지를 약 20여 달러에 구입해 착용한 이후 다른 브랜드의 바지를 구입하지 않고 있다. 착용감도 좋고 디자인도 마음에 쏙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기자의 생각에만 그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코스트코의 자체 브랜드 커클랜드 시그니처(Kirkland Signature)는 이제 단순한 자체 상품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럭셔리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의 한 사례로 최근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이 코스트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건을 들었다. 룰루레몬은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인 128달러짜리 남성용 바지를 모방한 유사 제품을 코스트코가 2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고 소송을 걸었다. 해당 제품은 코스트코의 자체 브랜드 커클랜드 시그니처로 출시됐다.

하지만 이 법적 분쟁은 오히려 코스트코의 인기와 성공 전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코스트코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은 커클랜드 시그니처 제품에서 나온다. 1995년 론칭된 이 브랜드는 ‘고품질 + 저가격’이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확보해왔다. 실제로 2017년 이후 코스트코 전체 매출이 두 배 성장하는 동안 커클랜드 매출은 세 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커클랜드 브랜드의 매출은 약 86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프록터앤갬블(P&G)이나 LVMH의 매출과 맞먹는다. 코스트코의 상징과도 같은 1.50달러짜리 핫도그 세트 역시 커클랜드 브랜드 제품이다.

코스트코는 타 유통업체보다 훨씬 적은 품목을 취급하며, 박리다매 전략을 통해 수익을 낸다. 브랜드 제품의 경우 도매가에 최대 14%까지만 마진을 붙이며, 커클랜드 제품은 15%까지 허용된다.

즉, 커클랜드 제품 하나가 등장하면 기존 브랜드 상품 가격을 낮추는 압력을 가하게 된다. 코스트코 입장에서는 협상력 강화,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품질 저가 혜택이라는 ‘윈윈’ 구조다.

코스트코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초콜릿 마카다미아 클러스터 가격을 17.99달러에서 14.69달러로 내렸다는 사실을 자랑삼아 소개하기도 했다.

커클랜드 시그니처 제품은 철저한 품질 기준을 통과해야만 매장에 진열될 수 있다. CEO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며, 성과가 부족할 경우 과감하게 단종시킨다. 예를 들어 커클랜드 치약은 콜게이트, 크레스트보다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이유로 철수됐다.

의류, 식료품, 와인, 생수, 수입 치즈, 혼합 견과류 등 코스트코의 거의 모든 상품군에 커클랜드 제품이 있다. 전 CEO 짐 시네걸은 자신이 커클랜드 속옷, 양말, 안경까지 착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룰루레몬은 이번 소송에서 코스트코가 바지의 스트레치 원단, 독특한 밑위 디자인 등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코카콜라 병의 곡선, 루부탱 구두의 빨간 밑창처럼 고유한 형태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코스트코는 아직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소송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비슷한 품질의 바지를 1/6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정보를 퍼뜨리는 효과를 낳았다. 실제로 이 바지를 찾으러 코스트코에 몰려든 소비자들로 인해 일시 품절 현상까지 발생했다.

커클랜드 시그니처는 더 이상 단순한 자사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를 모으고, 매장을 찾게 만들며, 기존 브랜드와의 가격 경쟁까지 유도하는 코스트코의 ‘비밀 무기’다.

“단추 하나, 바느질 하나까지 비교해보면 우리 셔츠가 최고다.” 코스트코의 창립자 시네걸은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커클랜드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다. 86억 달러 규모의 소비자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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