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거울을 위한 변명
??????  2025-07-28, 09:24:37 
오랫만에 동창을 만났을 때다. 먼저 눈에 띄이는 건 하얗게 변해 버린 그의 머리숱이다. 내입에 튀어 나오는 한마디. ‘머리가 많이 하얘졌구만. 세월을 감당할 수없었을 테지.’ 목필균 시인이다. 

오랜만이라고반갑다고네 얼굴에 내가 있고내 얼굴에 네가 있다고
(목필균, 네 얼굴속에 내가 중에서)

친구의 얼굴이 거울이 된거다. 내 얼굴도 그닥 크게 다르지 않은 테니 말이다. 그러나 거울이 무슨 죄가 있으랴. 곧이 곧대로 말한 죄밖엔 없다. 융통성이 없는게 죄라면 죄랄까. 거울만큼 곧이 곧대로 가감없이 비춰주는 건 없을 게다. 

왕비가 물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냐?  백설공주라고 거울이 주저없이 대답한다. 실망한 왕비는 거울을 깼다던가. 거울이야 솔직함이 죄가 되었으니 무릇 변명의 여지는 없다. 거짓없는 솔직함도 죄가 되는 거다. 

한국인의 특성중 하나란다. 거짓말에 관대하다. 유독 거짓말과 관련된 처벌은 다른 나라에 비해 가볍다고 한다. 속이는 사람보다 속는사람이 거짓말의 피해로부터 회복이 훨씬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국속담 이다. 때린 놈은 편히 잘 수없지만 맞은 놈은 다리를 뻗고  잔다 했다. 말을 바꿔야 겠다. 거짓말하는 놈은 발을 뻗고 잘수 있다. 그러나 거짓말에 속는 넘은 편히 잠을 이룰수 없다. 한국속담이 거짓말을 하는가?

환자가 의사에게 묻는다. 중병인가요?  의사의 솔직한 대답을 기대하면서 질문하는건 아니다. 대답하려는 의사는 무표정일 테고, 감정은 실리지 않을 터. 의사의 대답이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듣는 환자나 보호자에게는 섭섭하고 뻔한 대답이다. 의사의 선의의 거짓말도 통하지 않는 거다

의사 자신이 아플적엔 상황이 바뀐다. 환자인 의사 역시 동료의사의 대답에 낙담할 수밖에 없을 게다. 동료의사의 담담한 표정에서 자신의 모습을 떠올릴 터. 의사들 역시 거울은 볼것이다. 
거울이 무슨 죄가 있으랴. 그저 비춰진 대로 보여줄 뿐인 걸. 

내가 거짓말 아니하는 것을 아시느니라 (고린도 후서 11:3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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