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쓰는 인간
??????  2025-10-27, 11:19:33 
어느 책 서두에 씌인 문구이다. 노트란 가장 인간다운 생각의 출발선. 또한 인간의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창의적 공간이자 사유의 동반자. 

노트note의 어원이 재미있다.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는데 기호나 표시를 의미했단다. 이제는 메모나 기록 이나 주석註釋 따위로 의미가 확장되었단다. 

옛날 우리 조상들도 같은 생각이었을까. 쓰고 그리는 것을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행위로 여겼을까 말이다. 뭔가를 쓰고 그리고 싶은 욕망을 어떻게 해소했을까. 도대체 조상들은 떠오르는 생각을 어떻게 남기고 전달하고자 했을까. 땅바닥이나 바윗돌 표면이 종이라 여겼고  막대기나 숯덩이가 필기구였을 테니 종이와 연필의 발명은 대단한 인류의 업적인 바. 

요즈음은 컴퓨터노트북이 대세다. 종이책과 종이공책이 한참 밀리고 있는 거다. 종이공책인 노트북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공책空冊인데, 이제는 컴퓨터노트북이 일반화 되었다. 공책空冊 컴퓨터라 한다면 어색하다. 

공책은 비어있는 책이라는 뜻이다.  비어있다면 채워야 하는 법. 인간의 욕망은 비어있는 꼴을 볼 수없는 바. 책의 공간을 글로 채우든지, 낙서로 갈겨 대든지, 그림을 그리든지 모두 공책인 노트북 주인의 마음인 게다.

빈 종이를 채우는 건 인간일 테니 ‘쓰는 인간’ 되는 거다. 라틴어로는 호모 스크리벤스(Homo Scribens) 라 하던가. (알지도 못하면서 라틴어를 들먹인다. 그러나 호모 스크리벤스라 말하면 뭔가 있어 보인다.)

인간에게 어디 쓰기와 그리기 뿐이랴. 듣기도 하고, 읽고도 하고 말하기도 한다. 단서가 붙는데, 쓰거나 듣거나 읽거나 볼적에도 좋은 것만 골라야 할 것이다. 신동엽 시인이다. 

허잘 것 없는 일로 지난 날/언어들을 고되게/부려만 먹었군요.때는 와요./우리들이 조용히 눈으로만/이야기할 때허지만/그때까진/좋은 언어로 이 세상을/채워야 해요.
(신동엽, 좋은 언어중에서)

내게 듣고 보는 건 유튜브다. 읽은 건 소설이나 신문컬럼 두어편이다. 이런 글들과 때론 허접한 영상들이 몸과 정신건강에 유익한지 그건 구별할 수는 없다. 

쓰는 일이 행운이었다면, 앞으로 써야하는  일이 기적일 수도 있겠다. 

예수께서 몸을 굽히사 손가락으로 땅에 쓰시니 (요한 8: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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