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생뚱맞았던 올트먼의 '7조 달러' 현실로 |
?????? 2025-10-04, 20:48:21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챗GPT가 출시된 지 1년 3개월이 지났던 지난해 2월 초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기사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렸다. 올트먼이 향후 자본 조달을 위해 예비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올트먼이 목표로 하고 있는 투자금은 자그마치 5조∼7조 달러(9천800조원)였다. 소식통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구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기능이 대폭 향상된 반도체를 설계하고, 생산 시설까지 건설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 펀딩 규모는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거액이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가총액을 합산한 6조 달러보다도 큰 금액이었고, 2023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전체 매출액인 5천270억 달러의 10배가 넘었다. '7조 달러'는 화제가 됐다. 그러나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금액에 생뚱맞았고 가십성으로 오르내렸다. 당시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1천억 달러도 안 됐다. 기사가 나온 며칠 뒤 올트먼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2024 세계정부정상회의(WGS) 둘째 날 화상으로 대담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그는 "7조 달러를 모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함께하는 데 관심 있느냐"는 대담자의 농담 섞인 질문을 받았고, 이에 웃으며 "모으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제발 알려달라. 호기심이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며칠 뒤 인텔의 파운드리 전략 발표 행사인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에 참석해 당시 인텔 CEO인 팻 겔싱어와 대담했다. 그는 "7조 달러는 무엇에 관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내가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나. 누구라도 아무 기사를 쓸 수 있다. 잘못된 기사를 고치러 다니는 것이 나의 주된 일은 아니다"라고 애써 무시했다. 그러나 2년 가까이 지난 현재 올트먼은 자신의 '큰 그림'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세계 곳곳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면서다. 그 시작은 올해 초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스타게이트'였다. 오픈AI는 미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업체 오라클, 일본 투자사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4년간 5천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스타게이트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대규모 데이터 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UAE 국부펀드 지원을 받는 인공지능(AI) 기업 G42와 아부다비에 원전 5기에 해당하는 5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 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두 달 뒤에는 유럽에서 첫 번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개시했고, 인도에서도 최소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현지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이에 더해 오라클로부터 3천억 달러(416조원)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구매하기로 했고, 코어위브로부터 구매하는 데이터 센터 용량도 224억 달러까지 확대했다. 또 구글도 신규 공급업체로 추가하며, 최대 협력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더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사용 업체를 대폭 늘렸다. 오픈AI는 이를 위해 소프트뱅크 주도로 400억 달러의 투자 유치를 완료했고,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로부터는 AI 인프라 구축에 최대 1천억 달러를 지원받기로 했다. 올트먼 CEO는 최근 한국도 방문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차세대 AI에 필수적인 첨단 메모리 칩 공급 확대와 한국 내 데이터센터 용량 증설에 중점을 둔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브로드컴과는 함께 자체 AI 칩도 개발 중이며, 내년 첫 생산이 예상된다. 아이폰을 디자인한 조니 아이브스와는 아이폰을 대체할 차세대 기기도 개발 중이다.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초 1천억 달러도 안 됐던 기업 가치는 최근에는 5천억 달러까지 평가되며, 세계 최대 스타트업에 올랐다. 아직 설립 10년이 안 된 스타트업이지만, 약 4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의 9분의 1 수준까지 올라왔다. 챗GPT를 앞세워 올트먼이 그리는 '큰 그림'이 어디까지인지, '7조 달러'의 끝이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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