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고찌글라 고찌가 |
?????? 2025-06-23, 09:10:39 |
"조근조근" 이란 부사副詞가 있다. 전라남도 지역과 제주도 방언이라 한다. 은근하지만 조리 있게 낮은 목소리로 자세히 얘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낱말이다. 한편 제주지역에선 "차근차근"의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조근조근" 보다는 "조곤조곤"이 더 조근하게 들린다. 나와는 거리가 먼 낱말이다. 급한 성격인지, 말 할 적에 두서가 없고 곧잘 스스로 흥분하기 때문이다. 조근조근 설명하거나 말하는 일은 거의 없는 거다. 그러나 "조곤조곤" 이라면 피천득 선생이나 김형석교수님이 떠오른다. 당신은 조근조근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더욱 건성으로 말씀하시는 것도 아닌데, 듣는 이들이 답답해 하지도 않는다. 두분 말씀에 흠뻑 빠져들기 때문이다. 피천득 선생의 시 한편이다. 가까운 친구들과 조근조근 이야기 하며 웃는 모습을 상상한다.그들이 나를 잊고내 기억 속에서 없어진다 하더라도이 순간 내가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피천득, 이 순간 중에서) 광화문 글판이 걸렸다고 한다. 글 내용이 이채롭다. "고찌 글라, 고찌 가. 고찌 글민 백 리 길도 십 리 된다." 무슨 말인가 했다. 도무지 알 수없었던 거다. 찾아 보고 알았다. “같이가라. 같이 가.” 라는 뜻이다. 얼핏 “고찌”와 같이라는 말은 비슷하기도 하다. “글라” 라는 말역시 가라는 말로 이해 할수있다. 해설을 듣고 보고나니 그렇다는 말이다. 같이 웃고 같이 이야기 하며 같이 가는 건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먼백리 길도 십리처럼 짧게 느껴 질 것이다. 제주도 사투리. 아니 방언方言이라 한다. 지방말이란 말인데, 사투리란 말이 더 정감이 간다. 놀림의 대상은 아니며, 표준어는 표준어 대로, 방언은 방언대로 보존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말言보다 유용한 소통수단은 없기 때문이다. 방언역시 소중한 자산이란 말인 즉, 듣기에도 입에 올리기에도 따뜻하다. 조분조분 읽어야 하고, 소리치지 않아야 더욱 그러하다. 이튿난 그들이 길을 가다가 (사도행전 10:9)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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