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헛발질' 이어가던 트럼프, 印-파 휴전 중재로 '포인트' |
관망 이어가다 전면전 우려되자 국무장관 등 통해 본격 중재 취임 이후 우크라·가자 종전외교 공전 거듭하던 중 성과 |
?????? 2025-05-10, 14:15:44 |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취임 이후 외교 분야에서 다양하게 일을 벌이고도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파키스탄 무력 충돌이 휴전 합의로 봉합되는 과정에 중재 역할을 수행하며 '포인트'를 적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미국 현지시간) 아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인도와 파키스탄이 미국의 중재 속에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올라온 뒤 인도와 파키스탄도 전면 휴전에 합의한 사실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사국보다 한발 앞서 휴전 합의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자신의 중재 성과를 부각하려 한 모양새였다. 지난달 22일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26명 사망)를 계기로 인도와 파키스탄이 무력 충돌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한동안 관망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그들이 멈추길 희망한다"면서도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도울 것"이라며 원론적인 수준에서 언급하는 데 그쳤다. 다음날 JD 밴스 미 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도-파키스탄 충돌은 "근본적으로 미국과 관련 없는 사안"이라며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밴스 부통령은 또 "미국은 양측의 갈등 완화를 시도하겠지만, 미국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전쟁 한복판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공개적으로 중재에 적극성을 드러낸 것은 전면전으로 비화할 우려가 제기되던 9일부터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당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한 한 신속하게 갈등이 완화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현했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인도·파키스탄과 소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은 마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S.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 등 양측 요인들과 각각 통화하며 두 나라 간 직접 대화 복원을 촉구했다. 또 추가 충돌을 피하기 위한 건설적 대화를 시작하는 방안을 돕겠다고 제안했다. 결국 루비오 장관이 양측 사이에서 중재에 나선 사실이 공개된 다음 날인 10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양측간 휴전 합의를 발표했다. 미국으로선 특별한 인적·물적 투입 없이 최강대국으로서 인도-파키스탄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휴전에 기여한 모양새였다. 미국 입장에서 인도-파키스탄의 갈등이 조기에 진화되지 않고 확산할 경우 미중 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을 수 있어 보인다. 인도는 비동맹 중립 외교의 전통을 갖고 있지만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에 참여하며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과 공조하는 입장이다. 파키스탄은 이번 무력충돌에서 중국산 무기들을 잇달아 선보인 데서 보듯 인도에 맞서기 위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왔다. 더욱이 미중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서로 100% 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갈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제네바에서 고위급 협상을 시작하며 상황 관리를 위한 노력에 돌입한 터에 미중관계에 또 하나의 불씨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이었을 수 있다. 미국이 이번 중재에서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막판에 개입해 '숟가락'을 얹은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을 수 있지만 갈등의 중대 국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중재 외교가 거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그린란드·캐나다 병합 언급도 논란만 키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재를 통해 집권 2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외교 영역에서 '포인트'를 적립했다고 보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는 국익과 연결되는 대외 갈등 사안에 대해 개입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손 놓고 있지는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성공을 우리가 승리한 전투뿐 아니라 우리가 끝낸 전쟁,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는 우리가 시작하지 않은 전쟁에 의해 평가받을 것"이라며 대외 군사분쟁 개입에 거리를 둘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신고립주의'를 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홍해에서 미국 등 서방 상선을 집요하게 공격하던 예멘 후티 반군을 공격한 데 이어, 이번 인도-파키스탄 갈등을 중재함으로써 미국의 국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에서 필요한 개입은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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