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5명 중 1명 우울증 경험…아시안은 여전히 터놓고 말 안해
문화적 낙인·언어 장벽·전문가 부족…아시아계 청소년 정신건강 '사각지대'
??????  2025-07-31, 17:12:44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미국 청년(Gen Z) 5명 중 1명이 주요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경고 속에, 아시아계 청소년들은 여전히 정신건강 문제를 주변에 털어놓지 못한 채 침묵 속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가 7월 25일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전문가들은 Z세대의 정신건강 위기를 지적하며, 특히 아시아계를 포함한 유색인종 청소년들이 구조적인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고 강조했다.

정신건강 전문가이자 비영리단체 ‘옐로우체어콜렉티브’의 이수진 치료사는 “아시아계 커뮤니티에서는 우울감이나 불안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로 여겨진다”며 “이로 인해 많은 아시안 청소년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조용히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5~17세 청소년 가운데 정신건강 치료를 받은 비율은 백인 18.3%인 반면, 아시안과 라티노는 각각 10% 안팎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격차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 장벽, 보험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건강은 개인의 약함’으로 보는 문화적 낙인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보스턴대학교의 오사나 라퍼 박사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ADHD는 이제 유년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팬데믹 이전부터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지표는 하락세였고, 특히 문화적 소수 집단은 회복 접근이 더 어렵다”고 밝혔다.

문제는 전문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는 점이다. 정신건강 전문가 중 유색인종 비율은 전체의 6%에 불과해, 아시아계 청소년들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상담사를 만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는 치료 지속률과 효과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존스홉킨스대 키아라 알바레즈 박사는 “정체성과 언어, 문화적 배경을 반영하지 못한 치료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다양성과 감수성을 갖춘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Z세대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는 소셜미디어도 꼽힌다. 라퍼 박사는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끊임없이 타인의 삶과 자신을 비교하며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학업 압박, 부모의 기대, 여가 시간 부족 등이 더해지며 정신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청소년보호단체 ‘비러브드 빌리지’의 자원봉사자 빅토리아 버치는 “청소년기 사회적 배제와 트라우마는 평생 영향을 준다”며 “회복과 통합 중심의 공동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내 아시아계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정신건강 시스템은 여전히 백인 중심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통계 뒤에 가려진 아시안 청소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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