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좌표찍기' 공포에 일부 판사 "독자 경호조직 필요" 주장
WSJ 보도…野의원
??????  2025-05-25, 17:41:12 
미 연방대법원 청사
미 연방대법원 청사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에 제동을 거는 사법부 판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이른바 '판사 좌표찍기'와, 일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위협 행동 속에 미 사법부 일각에서 연방 법원별로 독자적인 판사 경호 조직을 운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구상은 지난 3월초, 판사 약 50명이 비공개리에 반년마다 모이는 연방 차원의 사법 정책 논의 기구인 '사법 콘퍼런스'가 열렸을 때부터 제기됐다고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콘퍼런스 산하 '경호 위원회' 구성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정책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한 판사들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 따른 위협을 언급하며 법원별로 독자적인 경호팀을 운영하는 문제를 거론했다.

현재 연방 대법관들의 경우 대법원 전담 경찰관들의 경호를 받고 그 아래 2천700여 명에 이르는 연방 판사들은 연방보안청의 보호를 받는다.

문제는 연방보안청이 행정부의 일원인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하는 조직이라는 점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는 판사에 대해 경호를 하지 말도록 법무장관에게 명령하는 '보복'을 하면 해당 판사가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것이 일각의 우려다.

이런 우려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에게까지 전달됐다고 WSJ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민주당 소속인 코리 부커 연방 상원의원(뉴저지)은 각급 법원이 자체 경호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하고, 연방보안청의 수장을 대법원장이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대통령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행정부 조직에 사법부 구성원 경호를 맡길 것이 아니라, 사법부 자체에 판사 경호를 맡기자는 취지였다.

부커 의원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법률과 법원의 명령, 판사들의 안전, 우리의 제도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점을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해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본인 정책에 제동을 건 판사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좌표 찍기'와 극성 트럼프 지지자들의 '위협'은 위험 수위에 근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연방지법의 제임스 보스버그 판사가 자신의 불법 체류 외국인 추방에 대해 위법성을 지적하자 그에 대해 "대통령 권력을 찬탈하려 한다"며 그를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성국 국민법'을 적용해 베네수엘라 국적자 약 300명을 범죄조직원으로 규정한 뒤 추방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판사에 대해 '좌표찍기'를 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근래 판사들과 그 가족·친지 등 수십명이 자기 집으로 온 익명의 피자 배달을 받았다고 WSJ는 전했다.

'주문하지 않은' 피자 배달은 '당신의 거주지를 알고 있다'는 뜻으로, '테러 공격을 가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의미를 전하는 것이다.

지난 3월에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계약업자들에게 돈을 지불토록 한 하급심 판결을 연방 대법원이 확정한 뒤 그에 관여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의 자매가 폭탄 테러 위협을 받았다고 WSJ는 전했다.

또 다른 판사는 속지주의에 따라 미국내 출생자에게 시민권을 주는 헌법 규정을 제한하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뒤, 그에 대한 위협을 감지한 경찰 특수기동대(SWAT)의 방문을 받아야 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판사들에 대한 연방보안청의 경호를 해제할 계획이 없으며, 연방보안청 요원들이 계속 연방 판사들의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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