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언젠가는 가겠지
??????  2025-05-05, 10:32:14 
한국가수 김창완과 산울림은 잊지 않고 있다. 유튜브에서 그의 노래를 듣는다. 한국 기도 하고, 연속극에서도 연기를 보기도 한다. 그는 여전히 왕성히 활동중이며, 건재함을 과시하는 거다. 그래서 김창완이 고맙다.

청년이던 김창완도 세월을 피해갈 수는 없다. 요즈음 유튜브에 나오는 그의 얼굴엔 주름이 훌쩍 늘었다. 색바랜 티셔츠에 낡은 청바지가 그나마 어색하지는 않다.

가수 김창완은  삼형제 그룹으로 활동했다. 기타치고 드럼치며 노래했던 거다. 그럴적에 초창기 산울림 그룹의 노래는 동요처럼 들리는 곡들도 있적지 않았다. 개구장이란 제목의 노래도 그중 하나다. ‘우리 같이 놀아요 /뜀을 뛰며 공을 차며 놀아요/우리 같이 불러요/예쁜 노래 고운 노래 불러요.’

곡이 발표된 후 두어해 지난 후다. 김창완도 세월이 흐르는 걸 실감했던가. 이번엔 언젠가는 가겠지라 했다. 

“갈테면 가라지 언젠가는 가겠지 ( 갈테면 가라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김창완, 청춘 중에서)

이 곡은 ‘산울림 7집’에 실려 있다고 한다. 음악평론가의 변辯이다. 당시 음반에 실렸던 노래들을 평했는데, 청춘이나 가지마오란 곡에 주목했다. 곡들은 록사운드로 전환이라 했다. 당시 한국사회 분위기와 개인적 감성을 절묘하게 교차시켰다는 거다. 더욱 록음악이 청년 문화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도 했다.  

원래 가사는 갈테면 가라지라 했다. 반항성 기운이 농후하기에, 심의에 걸렸다던가. 당연한듯 가사는 언젠가는 가겠지로 바꿨다고 한다. 내게 언젠가는 가겠지도 가사로는 그닥 불편하진 않다. 

나라고 젊은날의 연가戀歌가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내 연가는 그닥 구슬픈건 아닐꺼라 우긴다. 경쾌하진 않았다만 어둡지도 않았던 거다. 개구장이 티도 벗었을 적이고, 세월을 한탄하고 아쉬워 하지도 않았다. 

잡히지 않는게 시간이다. 잡을 수 없는 것도 세월이다. 이솝우화가 떠오른다. 여우가 종내 먹을 수없는 나무에 달린 과실을 보고 한말을 기억한다. ‘과일은 썩었거나, 익지 않았을테니 떫을 거야.’ 차라리 여우의 생각이 지혜롭다. 

이젠 초짜 산할아버지가 되었다. 하지만 티셔츠에 낡은 청바지를 입고 활보하고 싶진 않다. 오늘은 산울림의 노래를 들어 볼꺼나. 이솝우화를 읽을까. 

네 청춘을 독수리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 (시편103:5)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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