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가까이에 놓는 마음의 여유!!
신영의 세상 스케치 992회
??????  2025-09-08, 11:17:41 
9월이다. 아직은 여름의 온기가 남아 있고 초가을의 느낌의 창을 여는 시기이다. 언제나처럼 계절과 계절의 샛길에서 만나는 새초롬함과 오롯함은 철부지 어릴적 마음과 손녀.손자의 할머니가 된 지금도 다르지 않다.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시간이다. 또 어느 누구에게도 내어주지 않는 시간이기도 한다. 우리는 가끔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그 외에 관계에서 나를 챙길 필요가 있다.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의 사회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모든 것은 눈깜짝할 사이에 흐르고 지나간다. 내가 나를 챙겨주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챙겨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남편과 아내와 자녀들 그리고 시어른까지 처가댁까지 챙겨야 했던 나를 돌아보면 뭔지모를 허탈감에 빠지기도 한다. 나는 뭘하고 살았을까 싶은 마음에 속마저 상할 때가 있다. 또 곁에서 누구네 딸은 똑똑한 남편감을 만났다느니, 부자집 아들을 만났다느니 이런저런 이야기들 속에 나를 집어 넣어버리면 나는 정말 비참한 모습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마흔이 다 된 내 딸과 아들을 무심히 바라보고, 그만 한숨만 내리쉬는 것이다. 어디 그뿐일까. 평생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살아오던 남편은 왜 그리 더 눈맞추기조차 싫어지는지 차마 말은 못하지만 꼴이 보기 싫어지는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제 자리에서 제 일 열심히 하는 딸아들은 엄마의 그 한숨에 별 관심이 없다. 평생을 무덤덤하게 살아왔던 남편도 아내의 심드렁한 표정에 여전히 무감각하게 스치듯 오가는 것이다. 어쩌면 이렇듯 우리네 삶이 심심하게 지내오는 것은 아닌지 이 가을에는 점검해보는 시간이면 좋겠다. 가을바람에 심드렁한 나의 마음도 날려버리고 세상의 것들의 욕심에서 조금만 가을바람에 실려 보내면 어떨까. 그러면 적어도 내 마음은 가벼워지고 그 가벼움이 변하여 기쁨이 싹트기 시작할 것이다. 

올가을에는 서점에 들러 너무 두껍지 않은 얇은 책 하나를 나 자신에게 선물하면 어떨까. 사실 서점에 가면 책을 사서 가져오는 기쁨보다 책을 뒤적거릴 때의 행복이 더 크지 않던가. 무엇인가 결정하기 전의 그 느낌은 어릴 적 연애를 하며 썸을 탈 때의 그런 느낌이지 않던가. 그랬으면 좋겠다. 이 가을에는 마음이 꿀꿀하고 무엇인가 답답함이 남아 있는 이들에게 책과의 만남을 추천하고 싶다. 요즘 어떤 책들이 많이 읽히는지 어느 작가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지 하나둘 찾다보면 즐거움은 내 마음에 들어 와 있는 것이다.

요즘은 전자책도 많고 그 외의 유튜브 등 볼 이야깃거리들이 많기는 하다. 그러나 내 손으로 한장 한장 종이를 넘기며 느끼는 그 느낌을 가만히 느껴보라. 그 책 내용도 좋지만 종이 냄새 맡으며 활자와 마주하는 나를 느껴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 내면에서의 차오르는 그 무엇인가와 만나게 될 것이다. 시끄럽고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내게 쉼을 주는 시간이다. 이렇듯 책읽기는 유튜브 채널의 영상과는 또다른 느낌과 의미를 선물 받는다.

주변의 친구들과 커피 한잔을 놓고 마시더라도 그저 수다에 준하는 늘려놓기 이야기보다는 서로에게 유익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다면 책읽은 이야기와 그 속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또 있을까 싶다. 그것은 나의 이야기가 아니고 너의 이야기가 아닌 책 속에서의 이야기 제3자의 이야기이기에 객관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마주한 상대에게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집에 돌아와서도 넉넉한 마음이 되는 것이다.

무더웠던 여름을 보내며 책 한 권 내 곁에 놓고 가을을 맞을 준비를 시작하면 좋겠다. 이미 마음이 넉넉해지지 않은가. 이미 행복이 내 마음 속에 자리하지 않은가 말이다. 현대사회 속 바삐 움직이며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을 쫓다가 나 자신마저 놓쳐버릴까 염려와 걱정이 인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 가을에는 책을 가까이에 놓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시간이길 기도한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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